자유란 무엇인가

목차

1. 우리는 자유를 원하는가
2. 자유란 무엇인가
3. 완전한 자유란 가능한가
4. 진정한 자유의 실현을 위하여

본문내용

인의 선택에 어떤 방향이나 경향을 설정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완전히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옳은 행위와 그르지만 매우 유혹적인 행위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일상의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선택을 의무와 이익의 갈등이라고 한다. 이러한 선택의 상황에서 내적인 도덕적 자아는 습관과 충동에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는 심사숙고를 통해 자신의 태도와 욕구를 스스로 반성적으로 평가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행위의 결과를 추론하기도 한다.
자유론자들은 인간은 사회적 환경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그것이 개인의 삶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고, 외적 요인들은 영향을 미칠 뿐이며 최종적 결정은 개인의 고유한 자유의지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어떠한 외적 영향에 의해서도 침해받지 않는 내적 자유의지를 내세워서 주체의 창조적 자유를 옹호하려고 한다.
행위자의 자유의지를 옹호하는 자유론의 주장은 우리의 상식과 잘 부합되는데, 우리는 자유의지가 있음을 전제함으로써만이 사회에서 발생하는 인간들의 행동에 대하여 책임을 귀속시킬 수가 있고 도덕적 비난과 칭찬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다. 온건한 결정론
결정론과 자유론을 상호모순적으로 보지 않고 조화시키려는 입장이 온건한 결정론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자유롭다는 말을 사용할 때 그것은 외적 강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자유론을 위해 결정론을 반드시 부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도덕적 책임을 옹호하기 위해서는 결정론이 요구된다. 만일 결정론의 인과법칙 원리를 부정한다면, 그래서 행위자의 행위가 일정한 원인을 따라서 일정한 결과가 산출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행위를 하면서 자신의 행동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할 수 없고, 따라서 우리는 스스로의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질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결정론은 행위의 책임을 위해 부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책임을 위한 전제가 된다. 인과적 결정 그 자체가 아니라 단지 강제된 행위만이 자유를 위협한다.
비판
그러나 외적 강제 못지 않게 내적인 심리적 억압도 중요하므로, 단순히 외적 강제 없이 이루어진 행위라고 해서 곧 그것을 자유롭게 수행되었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라. 가정적 자유론
결정론의 철학에서 보면 인간의 자유란 합리적으로 논증되기 어려운 인간의 의식이 지어낸 허구이거나 환상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자유에 대한 믿음을 버릴 수 없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 수 있다. 우리는 자유를 전제로 할 때 자신의 현재의 존재에 대해서 책임을 질 수 있고, 새로운 보다 훌륭한 자아를 기획하고 노력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행위에 대해서도 그것이 자발적이라고 생각할 때 비로소 그 행동에 책임을 묻거나 칭찬을 할 수 있다.
자유가 설사 입증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자유를 가정하는 것은, 인간의 실존적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데 매우 만족스럽고 유익한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가정적 자유론의 주장이다.
마. 수양과 자유
성리학에서는 인간과 사물은 일정한 기질을 부여받음으로 해서 특수성의 한계를 갖게 된다고 본다. 인간의 경우에는 선천적 기질로 인해 도덕적 실천에 일정한 제약이 있다. 그러나 기질의 특수성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특수한 기질의 이면에는 보편적이면서도 이상적인 본성이 있다. 기질의 제약을 넘어서 본연지성을 온전하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거경의 주관적 수양과 궁리라는 객관적 탐구를 병행하는 실천적 노력이 요구된다. 즉 성리학에서는 인간을 전적으로 자유로운 존재로 보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일정한 기질의 제약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엄격한 결정론의 틀에 갇혀 있는 것도 아니다. 거경과 궁리의 실천적 수양에 의해 기질의 제약을 넘어서 본연지성을 향한 초월의 자유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기질의 현실성과 본연지성의 가능성 사이에 갈등하면서, 기질의 결정 속에서 수양을 통해 부단히 본래적 자유를 회복해 나가는 도상의 존재이고, 자유의 실현이 이론상으로 보장되어 있는 희망의 존재이다.
불교에서도 인간이란 한편으로는 선행하는 행위의 업에 의해 삶이 결정되어지는 존재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고귀한 불성을 본래부터 간직하고 있어서 언제나 부처로 초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자유의 존재이기도 하다. 삼라만상을 무차별적으로 지배하는 존재의 근본 법칙을 이해하고 그것을 진리로 순순히 수용하는 것, 즉 존재의 필연성을 인식하고 진리에 자신을 내맡기는 수양의 노력을 통해 진정한 해탈의 자유가 가능하다고 본다.

키워드

자유,   자율,   민주주의,   타율,   규제,   인간,   우리,   금오공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