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敎育)의 인간학(人間學)

목차

【 4. 교육적 분위기 】
1. 교육적 분위기의 이념
2. 아동 초기의 안정 - 실존적 체험의 구조
3. 어린이의 즐거운 기분 - 아직 찌그러지지 아니한 교육적 분위기(첫번째 단계)
4. 교육자의 사랑과 신뢰
5. 인내

【 5. 교육의 단속적 형식들 】
1. 교육에 대한 기술공학적 이해와 유기체론적 이해
2. 실존철학
3. 교육학에로의 복행
4. 만남(교육학에 크게 작용한 첫 번째의 예)
5. 만남의 교육학적 의미

【 6. 위기와 교육 】
1. 위기
2. 새로운 시작
3. 문화비판
4. 교육의 문제: 원점에로의 복귀- 인간 개개인의 삶에 적용

【 요약과 회강을 마치고 난 소감 】

본문내용

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실존주의가 말하려는 생각의 본질은 정말 뼈저리게 저의 가슴속에 다가오게 만듭니다. 어떤 분께서 방황은 끝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저의 방황의 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한 가지를 얻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결국 그 괴로움 속에서 살아있는 저 자신의 존재를 느꼈다는 것입니다. 되돌아 생각해 보면서 그것이 바로 실존주의에서 말하는 실존적 체험이 아니었나 하고 기대를 걸어봅니다. 그러나 과연 제가 그 본래성으로까지 왔느냐를 묻는다면 솔직히 당당하게 그렇다고 말할 자신은 없습니다. 그리고 제게 다시 방황의 순간이 왔을 때 잘 끝을 맺을 수 있겠다고 단언할 수도 없습니다. 정말 이런 면에서는 저는 아직 실존적 경험을 완벽히 이루었다고 생각할 수 없겠지요. 그러나 한 가지, 정말 많이 사는 이유에 대해서 제 자신에게 물었고 끊임없이 제 자신의 존재의 이유에 대해 고민하고 방황했다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만큼 정말 알고 싶었습니다. 그 순간은 정말 제가 사람들 속에서 가지고 있는 허울 좋은 이름의 가죽이 벗겨나가고 제 자신만이 존재하는 심연으로 들어가 보려고 했습니다. 그 순간만은 제 자신의 존재이유라고 자부했던 저의 가족들조차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존재하고 있는 사실이 어떤 것을 반영하고 있으며 왜 그런지에 대한 사실은 아직도 확신하지 못하고 미궁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확실히 안 것은 살고 존재하고 있는 저 자신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교수님과 회강을 하면서 제가 더욱 절실히 느낀 것은 정말 인생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제 자신이 전부라는 것입니다. 다른 것은 정말 내가 소유하고 있지만 그것은 나의 외부에 있을 뿐 진정한 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재물에, 명예에, 평가에 연연해하는 것의 의미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외면적인 모습보다는 본래적인 내가 되어 나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살아가는 것이 존재하는 것을 넘어서 과연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묻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진짜 저라는 존재는 왜 이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야 하고 존재해야 하는지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정말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고민되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가끔 내가 아닌 내가 세상 속에 가죽을 쓴 채 살아가고,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불안과 위기에 헐떡이며 괴로워 빠져나오지 못하는 내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이런 무기력한 나와 나약한 나에게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그 정신적인 비약을 찾아나가고 싶습니다.
단 한번 제가 느낀 정신적 비약은 제가 다리를 다치고 겪은 경험 이었습니다. 그 순간에는 내 안에 나를 매어두고 엮어두었던 나를 벗어나게 할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다리를 다치기 전의 저와 다친 후 저는 많은 점들이 달라져 가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사람들은 그 차이를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저는 조금씩 달라져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제 저는 남 앞에 설 때도 전보다는 좀 더 당당해 질 수 있고 좀더 변화하며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려 합니다. 생각하고 깨달은 것들이 제자리로 머물지 않도록 하나씩 실천에 옮기려고 하는 저를 채찍질합니다. 그래서 갈수록 저를 가두어 두고 있었던 굴레와 구속에서 이제 어느 정도는 자유로워져 살아가는 것의 의미로서의 저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들 속에 잠깐 저는 지금 저의 본 모습이라고 여겼던 인격과 내 삶의 모습이 진정으로 가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제가 가지고 있는 본래성이 궁금해졌습니다. 저는 어머니와의 관계, 즉 가족과의 관계는 안정하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저는 비본래성에 대한 허무, 실망, 경멸의 시간에서 본래성으로 가는 것이 너무 힘이 듭니다. 저의 초기의 안정된 힘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지금 본래성으로 가는 정신적 비약의 힘이 없어서 인지 저는 아직도 실존의 존재에 다가서 있지 못하고 조금씩 방황을 하고는 합니다. 제 자신의 존재만이 아니라 좀더 다른 것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 구멍을 발견하고는 합니다. 좀더 철학적인 탐구와 저에게 가는 정신적 비약에서 쓰러지면서 비본래성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본래성으로 다가가 실존의 의미를 알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실존주의에서처럼 다른 사람을 그 자체로 아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 사람에게 가진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존재 자체로 보면서 비본래성에 대해 아무런 판단과 편견도 갖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그 사람의 실존, 본래성에 대해 깊이 다가가서 이해하고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저는 아직 학생들을 교육하는데 자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학생들에게 충분히 위기와 불안, 만남이라는 경험 속에서 본래성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전제조건을 형성해주고 안정된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적어도 아이들을 사랑하고 신뢰하며, 인내하는 것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실존적 경험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미지수이지만은 제가 할 수 있는 한에서는 모든 노력을 다해서 학생들을 도와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실존적 경험에서 정신적 비약을 할 수 있도록 그 배경 하에서 최선을 다해 교사적 임무를 다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에 앞서서 학생들 앞에서 제 자신의 위기, 불안, 갑작스런 위협이 왔을 때 본래성으로 나아갈 수 있는 굳건한 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제 자신 또한 점진적인 변화로서 정신적 비약을 이뤄 본래성으로 다가가 아이들에게 안정된 분위기를 조성해주기 위한 바탕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 것을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한걸음씩 제 자신 안에 있는 근원으로의 발걸음을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저는 교수님께서 해주신 실존주의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제가 인생에서 부딪히는 고민들과 방황들이 모두 철학 속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지금껏 몰랐던 무지가 바로 저의 고민과 방황을 해결하지 못하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생각 속에 철학을 가지고 또 그것의 바탕 아래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흔들림 없는, 정신적으로 강한 교사가 되어 학생들을 지도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해봅니다.

키워드

교육과 인간학,   교육적 분위기,   교육의 단속적 형식들,   위기와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