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Ⅰ. 실증사학론
1. 머리말
2. 실증사학에 있어서 연구방법과 역사인식
3. 연구와 서술의 실제
4. 역할과 한계
5. 맺는말
Ⅱ. 민족주의사학론
1. 머리말
2. 이론과 이념
3. 주체성과 합리성
4. 유럽과 한국
5. 근대와 전근대]
6. 맺는말
1. 머리말
2. 실증사학에 있어서 연구방법과 역사인식
3. 연구와 서술의 실제
4. 역할과 한계
5. 맺는말
Ⅱ. 민족주의사학론
1. 머리말
2. 이론과 이념
3. 주체성과 합리성
4. 유럽과 한국
5. 근대와 전근대]
6. 맺는말
본문내용
민족 개념을 전제로 한 민족주의가 진보적인 것이고 건강한 민족주의이지만 아직도 그것이 실현되지 않았다는 것이 임지현의 판단이다. 그의 이러한 판단을 따르게 되면 한국의 오늘날은 여전히 민족체의 단계에 있는 것이 된다. 그런데 그는 시종일관 민족체이 단계를 전근대와 동일시하였다. 이것은 민족의 단계는 근대와 같게 보아야 한다는 뜻이되고 한국에는 근대가 시작되지 않은 것이 된다. 한국사의 이해에서 드러나는 그의 이러한 어색한 논리는 그가 한국사를 보는 기본적 관점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그는 민족주의의 관점에서 한국사를 조감하고 있거니와 이 민족주의는 유럽적인 것이고 또 근대적인 것이다. 임지현은 고려농민의 대몽항쟁의 성격에 대한 종래 학자들의 민족항쟁론을 비판하는 대신 향촌 또는 농촌공동체의 수호투쟁론을 내세웠다. 그는 종래의 연구자들이 민족체의 통합을 근대민족의 통합으로 오해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전근대의 민족체를 근대의 민족주의를 가지고 이해하면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충고있다. 또한 임지현은 조선시대의 경우에 있어서도 민족의 존재를 부정하였다. 그는 국가의 존재조차도 인정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신시대는 polity 정체의 단계로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임지현은 전근대의 한국사에는 민족체가 있을 뿐 민족은 없다고 하고 정체가 있을 뿐 국가도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한편으로 그는 귀족민족이니 민중민족이니 해서 민족을 인정하고 있기도 한다. 또한 그는 전통사회의 민족은 근대민족과 구별하여 전근대민족이라고 한 노태돈의 주장을 일축하고 민족체라고 하는 격과 질이 다른 개념을 굳이 설정하였다. 그런데도 그는 민중에 대해서는 그런 배려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그는 고려농민의 대몽항쟁도 민족투쟁이 아니고 민중투쟁이라는 시각에서 보고 있다. 민족과 민중에 대한 이와 같은 그의 차별 대우를 평자는 이해할 수 없다.
6. 맺는말
이상에서 필자는 민족주의사학을 대표할 수 있는 신채호 손진태 강만길을 중심으로 검토하였다. 그리고 최근에 한국의 민족주의사학론을 거론한 강만길과 임지현에 주목하였다. 이 글은 주로 강만길과 임지현의 민족주의사학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것이다. 필자가 이야기한 바를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한국의 민족주의사학이 서 잇는 민족주의의 관점에는 이념으로서의 민족주의와 이론으로서의 민족주의가 동시에 전제되어 있다. 그리고 이념으로나 이론으로나 민족주의사학자들에게 역사해석의 기본 틀이 된 민족주의는 유럽의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것이다. 유럽적 민족주의에 입각해서 쓰여진 그들의 역사서술에는 두 가지 모순되는 현상이 특징적으로 드러나 보인다. 하나는 민족을 역사의 소산으로 이해함으로써 그것이 생성된 이래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진화한다고 이해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대에 특별한 지위를 인정함으로써 진화가 근대에 와서 멈춘다고 보는 점이다.
둘째로, 민족주의의 관점은 거대관점에 해당한다. 따라서 그 관점에서 포괄할 수 있는 시대적 ? 사회적 범위는 넓다. 자연히 민족주의의 관점은 그만큼 단단한 논리적 체계를 가지고 있다. 민족국가는 두가 특징을 가지는데 하나는 모든 개인이 민족에 포섭되어 견고한 하나의 통일된 실체를 이루어 역사의 주체가 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개인이 민족에 포섭됨으로써 완전한 자유와 합리성을 확보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하나의 통일된 견고한 미족의 주체성이 현실적으로 항상 존재하기는 쉽지가 않다. 개인에게 있어서의 이성과 이에 바탕을 둔 합리적 판단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민족국가가 아닌 부족사회라든가 근대 이전의 사회에서도 얼마든지 실재하였다. 그러므로 이것을 전제로 한 민족국가론과 민족주의사학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셋째로, 민족주의사학은 유럽의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민족주의를 한국사의 해석에서 거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는다. 그런데 요즈음은 서양사람들로부터 종래 자신들의 유럽주의적 역사해석을 반성하고 있다. 한국의 사정은 오히려 그렇지가 않아서 기이한 느낌마저 주고 있다.
넷째로, 민족주의사학은 근대에 생성된 민족주의를 한국사의 평가에 있어서 거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는다. 근대를 마치 전지전능한 신처럼 떠받들다 보니 전근대는 근대를 감히 넘볼 수도 없는 왜소한 존재로 전락하게 되었다. 근대와 만나야 할 전근대는 역사의 뒤켠에 비켜 서 있는 형국이 된 것이다. 이와같이 비역사적 반역사적 입장을 버리지 않는 한 근대주의적 역사평가는 역사의 단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임지현은 전근대의 한국사에는 민족체가 있을 뿐 민족은 없다고 하고 정체가 있을 뿐 국가도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한편으로 그는 귀족민족이니 민중민족이니 해서 민족을 인정하고 있기도 한다. 또한 그는 전통사회의 민족은 근대민족과 구별하여 전근대민족이라고 한 노태돈의 주장을 일축하고 민족체라고 하는 격과 질이 다른 개념을 굳이 설정하였다. 그런데도 그는 민중에 대해서는 그런 배려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그는 고려농민의 대몽항쟁도 민족투쟁이 아니고 민중투쟁이라는 시각에서 보고 있다. 민족과 민중에 대한 이와 같은 그의 차별 대우를 평자는 이해할 수 없다.
6. 맺는말
이상에서 필자는 민족주의사학을 대표할 수 있는 신채호 손진태 강만길을 중심으로 검토하였다. 그리고 최근에 한국의 민족주의사학론을 거론한 강만길과 임지현에 주목하였다. 이 글은 주로 강만길과 임지현의 민족주의사학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것이다. 필자가 이야기한 바를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한국의 민족주의사학이 서 잇는 민족주의의 관점에는 이념으로서의 민족주의와 이론으로서의 민족주의가 동시에 전제되어 있다. 그리고 이념으로나 이론으로나 민족주의사학자들에게 역사해석의 기본 틀이 된 민족주의는 유럽의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것이다. 유럽적 민족주의에 입각해서 쓰여진 그들의 역사서술에는 두 가지 모순되는 현상이 특징적으로 드러나 보인다. 하나는 민족을 역사의 소산으로 이해함으로써 그것이 생성된 이래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진화한다고 이해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대에 특별한 지위를 인정함으로써 진화가 근대에 와서 멈춘다고 보는 점이다.
둘째로, 민족주의의 관점은 거대관점에 해당한다. 따라서 그 관점에서 포괄할 수 있는 시대적 ? 사회적 범위는 넓다. 자연히 민족주의의 관점은 그만큼 단단한 논리적 체계를 가지고 있다. 민족국가는 두가 특징을 가지는데 하나는 모든 개인이 민족에 포섭되어 견고한 하나의 통일된 실체를 이루어 역사의 주체가 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개인이 민족에 포섭됨으로써 완전한 자유와 합리성을 확보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하나의 통일된 견고한 미족의 주체성이 현실적으로 항상 존재하기는 쉽지가 않다. 개인에게 있어서의 이성과 이에 바탕을 둔 합리적 판단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민족국가가 아닌 부족사회라든가 근대 이전의 사회에서도 얼마든지 실재하였다. 그러므로 이것을 전제로 한 민족국가론과 민족주의사학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셋째로, 민족주의사학은 유럽의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민족주의를 한국사의 해석에서 거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는다. 그런데 요즈음은 서양사람들로부터 종래 자신들의 유럽주의적 역사해석을 반성하고 있다. 한국의 사정은 오히려 그렇지가 않아서 기이한 느낌마저 주고 있다.
넷째로, 민족주의사학은 근대에 생성된 민족주의를 한국사의 평가에 있어서 거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는다. 근대를 마치 전지전능한 신처럼 떠받들다 보니 전근대는 근대를 감히 넘볼 수도 없는 왜소한 존재로 전락하게 되었다. 근대와 만나야 할 전근대는 역사의 뒤켠에 비켜 서 있는 형국이 된 것이다. 이와같이 비역사적 반역사적 입장을 버리지 않는 한 근대주의적 역사평가는 역사의 단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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