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을 없애자

목차

없음

본문내용

요즘 소수의 사람들이 사랑을 법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하여 강간죄를 없애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성적으로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윤리관을 고수해왔던 우리나라에서는 강간죄는 사라지면 안 될 중요한 법률이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사교육이 더 효율적이고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사교육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해도 학교는 우리에게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며 가장 중요한 교육 기관으로 남아있다. 사교육 시장의 힘이 강해지고 그 규모가 커질수록 더욱 공교육을 위협하고, 겉보기엔 공교육 내부의 부실이 공교육의 붕괴로 이어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사교육의 힘에 눌려 공교육은 서서히 무너지고 말 것이다. 사교육만 없어진다면 이런 걱정은 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여기서 단순한 효율성을 볼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윤곽을 봐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히 효율성만 따지자면 비록 많은 비용이 들긴 하지만 단시간내에 많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학원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학교를 다 없애고 모든 학생들을 학원에만 보내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비록 사람을 치거나 특별한 사고가 없더라도 음주 운전을 한 사람에게는 벌금이나 그에 응당한 징계를 내린다. 지금 당장은 아무 일도 없었지만 언제든지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책임을 가지라는 뜻에서 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것을 사교육 시장에 적용해 본다면, 지금 당장은 효율적으로 학원이 운영되고 있고, 그 결과 학생들의 학습 수준이 높아졌을지도 모르나 더 어떤 큰 부작용이 있을지 모르는 것이다. 학생들의 창의력이 사라져가면서 혼자 생각하고 학습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던가, 아니면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로 가정 가계에 엄청난 부담을 가지고 학부모의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많은 부작용이 생길 것이다.
종합해보자면, 공교육이 부실하기 때문에 의지할 곳이 없어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사교육 시장으로 몰려드는 것이 아니라, 사교육 시장이 보습의 기능이 아닌, 예습을 맡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공교육이 무너지는 것이다. 학교를 전적으로 믿어주고, 사교육의 제제를 가하고, 공교육의 질을 높인다면 사교육 없는 교육 시장을 만드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사교육은 쓸데없이 돈만 많이 들어가는 골칫덩이가 될 뿐이므로 입시를 위한 학교 교과목과 중첩되는 선행학습식 사교육 시장은 제거해야 한다.

키워드

사교육,   공교육,   과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