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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연히 느낄 수가 있었다. 때로는 몸이 고달플 때도, 인상 찌푸릴 만한 사람을 만났을 때도, 막히거나 잘못된 길에 들어서고 말았을 때도 있다. 이럴 때면 '이런 사소한 상황 따위에 굴하지 않아!' 라는 마음이 들곤 한다. 결국 나는 그러한 것들을 이겨내고는 또 묵묵이 제 갈 길을 떠나곤 한다. 이 모든 것은 이 우주를 살아가는 개체들의 숙명.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본능이며 존재의 의미이다. 여행이란, 바람과도 같았다. 내 몸을 통과할 듯이 오다가도, 지나가고 나버리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실은 그새 땀방울을 다 말려버리고는, 내 가슴속에 시원함만을 가득 채우고는 떠난다. 눈에 보이지도, 스스로 알아챌 수도 없지만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조금은 달라졌음을, 더 '나'다워졌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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