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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현명함인가? 사진은 전자도 될 수 있고 후자도 될 수 있다. 여기에서 현명함이란 사진의 ‘현실주의적인 요소’가 미적 혹은 경험적인 습성에 의하여 절제된 상태로 남아 있는 것(미용실이나 치과 병원에서 잡지를 뒤적이는 것처럼)이고, 광기란 사진이 가진 ‘현실성’이 절대적이고, 본질적이어서 시간이라는 문자에 대하여 애정 어린 자각과 위기감을 갖게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이란 원래 유도적인 움직임이므로 사물의 흐름을 반전시킨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사진적인 ‘황홀감’이라고 결론지으려 한다. 이상의 것들이 사진의 두 가지 길이다. 완벽한 허상이라는 문명화된 규범에다 그 모습을 굴복시키는가 아니면 그 속에서 다루기 힘든 현실을 터득하고 직시하는가 하는 것은 내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