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임상심리학

목차

제1장 동과 서의 심리학

제2장 자아의 부정과 마음의 구조

제3장 생명정보의 세계

제5장 의식과 5감의 세계

제6장 유식의 의미

제7장 세계인식의 삼량식

제8장 깨달음에로의 5단계

제9장 유식의 실천

본문내용

는 다리의 고통을 참는 것도 필요하지만 사전에 충분한 유연체조를 함으로써 익숙하지 않아서 오는 고통을 지나치게 견디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근육과 관절을 유연하게 하고나서 다리를 꼬고[결가부좌라고 한다. 초심자인 경우는 한쪽만을 허벅지에 올려놓는 반가부좌도 좋다], 어깨 힘을 빼고 등근육을 펴고 느슨하게 앉는다. 그리고 시선을 전방 1m 사이에 놓으면 눈은 자연히 반쯤 감은 것 같은 모양이 된다. 일반적으로 좌선에서는 명상법과 달리 눈을 감지 않는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다. 수식관(數息觀)이라고 하는 방법에서는 날숨을 시작으로 '하나-'하고 길게 들숨까지를 쉬면서 열까지 세고 나서는 계속해서 같은 방법으로 호흡을 세면서 의식을 집중한다.
수식관(數息觀)에서는 자연스럽게 심호흡에 맡기면서 오직 자시의 호흡을 마음의 눈으로 응시한다. 그러한 선정을 계속하면 잠 오는 것도 없어지고 특정의 말도 이미지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는 의식상태를 체험하는 일이 있다. 즉, 의식만 있을 뿐, 특정의 외적인 대상(대상의 이미지)은 없다고 하는 유식무경(唯識無境)의 문전을 체험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수준의 수행단계에서는 아주 깊이 들어가도 겨우 무상정(無想定) 정도에나 있을까… 어쨌든 번뇌의 작용이 조용해지고 상당히 편안해질 수는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선정은 현대인에게 스트레스 조절방법으로서도 극히 유용하다고 하겠다.
또 보통 일반적인 선에서는 말과 이미지를 없앤다고 하는 전략을 쓰지만 밀교, 특히 티벳불교의 전통안에서는 말과 이미지를 사용해서 지혜의 세계를 살짝 들여다 보게 하고 맛보게 하는 명상법도 있다.
지혜(智慧)
6바라밀의 마지막은 지혜다. 산스크리트어로 praj 이며 반야(般若)로 음역되어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지혜는 우리들이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분석이나 분별적인 지혜가 아님은 말할 필요도 없다. 보통 대승불교 용어로 말하면 무분별지(無分別智)고 선적(禪的)으로 말하면 '공(空), 무(無)'의 체득이며 유식용어로는 '대원경지(大圓鏡智), 평등성지(平等性智), 묘관찰지(妙觀察智), 성소작지(成所作智)'의 사지(四智)다. 그것에 관한 이론은 이미 꽤 공부해왔다.
다만 이 지혜에는 수행의 수단과 목적이라고 하는 두 단계가 있다. 즉, 자량위, 가행위에 있는 수행자는 선배 부처, 보살이나 경전으로부터 제시된 가르침을 아직 자신의 것으로 만든 것은 아니다. 본래는 분석이나 말을 초월한 지혜를 말로 배우고 지혜에 대한 개념·관념·이미지를 파악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것은 문자나 말에 의해서 표현된 지혜이긴 하지만 정말로 파악했던 사람이 말한 것이기 때문에 근거가 없는 공리공론이 아니다. 그것은 정확한 단서다. 따라서 우선 관념으로서라도 파악하고 나서 그것을 단서로 나머지 5바라밀, 특히 선정을 실천해간다. 그렇게 하면 지혜의 내용이 차례로 실감나게 이해되어질 것이다.
6바라밀의 상호촉진
이상의 6바라밀은 서로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즉 하나의 바라밀이 깊어지면 또 다른 바라밀의 깊이를 촉진한다. 가행위의 바라밀이 오래지 않아 통달위의 바라밀로 성숙해온다. … 점차 그런 식으로 해서 수단으로서의 바라밀이 깊어져 가면 목적으로서의 바라밀에 도달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섭대승론을 인용하고자 한다.
론(論) : 왜 6바라밀을 설명하는데 이와 같은 순서로 하는가.
론(論) : 선행하는 바라밀은 후속 바라밀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석(釋) : 보살은 중생이 가난해서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 참지 못하고 종종 재산을 버리는 일을 실행한다. 그것이 습성이 되면 버리는 일이 보다 쉬워져서 중생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괴로움을 주고 싶어하는 생각이 없어진다. 즉 집을 버려서라도 계를 지켰기 때문에 보시에 의해서 지계가 생겨난다. 보살은 받은 계를 중요하게 지키려고 하기 때문에 중생의 분노나 원한을 사허 청정한 계를 파괴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거기서 인욕을 실행하기 때문에 때로는 그것이 가능하고 때로는 가능하지 않다. 보살은 인욕을 중요하게 지키기 위해서 정진을 실행하기 때문에 인욕에 의해서 정진이 일어나게 된다.
만일 사람이 항상 정진을 실행하면 마음이 잘 치료된다. 이러한 정진에 의해서 마음이 밑으로 잠기면 일으켜 분기시키고 마음이 시끄러워지면 눌러서 흥분을 가라앉히며 마음이 평정하면 지속하도록 만든다. 마음의 조화는 선정을 얻는 조건이기 때문에 정진에 의해서 선정이 일어나게 된다. 만일 마음이 선정을 얻으면 있는 그대로의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선정에 의한 지혜가 생겨나게 된다. 이것이 선행의 바라밀이 후속 바라밀을 만들어 낸다고 하는 것이다.
론(論) : 다음은 선행의 바라밀은 후속 바라밀에 의해 청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석(釋) : 보시는 지계에 의해서 청정하게 된다. 만일 사람이 계를 지키지 않으면 신체, 말, 마음의 행위가 청정하지 않기 때문에 행하는 보시도 청정하지 않게 된다. 의지하는 어딘가는 청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계를 지키면 의지하는 곳이 청정하기 때문에 보시도 청정하게 될 수 있다. 지계는 인욕에 의해 청정하게 된다. 만일 사람이 인욕을 잘하면 신체, 말, 마음의 행위는 모두 청정하게 될 수 있다. 인욕은 정진에 의해서 청정하게 된다. 정진은 선을 만들어 내며 악을 없애기 때문이다. 정진은 선정에 의해서 청정하게 된다. 정진이라고 해도 수습위에 있지 않으면 악을 없앨 수 없기 때문이다.
선정은 지혜에 의해서 청정해진다. 만일 있는 그대로의 진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선정을 얻어도 윤회하는 단계에 있으며 생사하는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만일 있는 그대로의 진리를 본다면 얻은 선정은 윤회하지 않는 단계를 만들어 내고 열반의 도가 된다.
이것이 후속 바라밀이 선행하는 바라밀을 청정하게 한다고 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이유에 의해서 이와 같은 순서로 되어 있는 것이다.
유식의 내용을 이론으로서 배우는 것은 실천-인간성장의 입장에서 보면 실은 근본적으로 나아가는 제1보에 지나지 않는다. 6바라밀 전부를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유식세계에 들어가는 것[인간성숙]의 의지처·원인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독자에 따라서는 사족에 불과하겠지만 본 장을 덧붙였다.

키워드

유식,   깨달음,   세계인식,   의식,   5감의 세계,   생명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