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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남 시인은 그렇지 않았다. 그의 시는 그의 주변에서 나타나는 일상적인 소재를 그저 담담한 어조로 자연스레 풀어내었다. 그저 이야기 들려주듯이... 그래서 일까. 나는 오히려 이 시가 어렵고 낯설었다. 덕분에 이 시집을 단순히 ‘읽어내는’ 시간을 계속해서 반복해야만 했다.
몇 날 몇 일을 시집과의 씨름을 했던가. 그렇게 몇 번인가 반복하여 시집을 읽으며 미약하게나마 작가의 마음을 읽어내려 애썼다. 그 과정동안 내가 느낀 감정은 사랑, 그리고 죄의식이였다.
시인의 나이 마흔여섯. 내 나이 스물 셋에 딱 두배 되는 나이였다. 시인의 나이를 보고 솔직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약 육십여편의 시들, 그 속에 녹아들어있는 시인 장석남의 일상은 어쩐지 고뇌하고 반성하는, 지난날을 돌이켜보며 자신의 죄의식에 대해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시인이 굉장히 나이가 많은 분일꺼라 생각했었다.
「뺨에 도둑」을 보면, 그는 그녀의 분홍 뺨에 난 창을 열고 손을 넣어 자물쇠를 풀고 그녀의 모든 것을 훔쳐낸다. 가슴, 심장, 허벅지, 도톰한 아랫배, 불두덩, 간, 허파...너무 많이 훔치는 바람에 그만 다 지고 나올 수 없을 정도로. 하지만 그녀는 그를 용서한다. 그저 그의
몇 날 몇 일을 시집과의 씨름을 했던가. 그렇게 몇 번인가 반복하여 시집을 읽으며 미약하게나마 작가의 마음을 읽어내려 애썼다. 그 과정동안 내가 느낀 감정은 사랑, 그리고 죄의식이였다.
시인의 나이 마흔여섯. 내 나이 스물 셋에 딱 두배 되는 나이였다. 시인의 나이를 보고 솔직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약 육십여편의 시들, 그 속에 녹아들어있는 시인 장석남의 일상은 어쩐지 고뇌하고 반성하는, 지난날을 돌이켜보며 자신의 죄의식에 대해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시인이 굉장히 나이가 많은 분일꺼라 생각했었다.
「뺨에 도둑」을 보면, 그는 그녀의 분홍 뺨에 난 창을 열고 손을 넣어 자물쇠를 풀고 그녀의 모든 것을 훔쳐낸다. 가슴, 심장, 허벅지, 도톰한 아랫배, 불두덩, 간, 허파...너무 많이 훔치는 바람에 그만 다 지고 나올 수 없을 정도로. 하지만 그녀는 그를 용서한다. 그저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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