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노동요의 민요론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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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제주 노동요 창법의 특이성

2.노동요의 노래 동기

3. 교환창의 네 가지 유형과 민요론적 함의(含意)

3.1. 반복하기와 동화(同化)의 원리

4.논평하기와 교감(交感)의 원리

5.제주 노동요와 민요 논의

본문내용

요소와 자유로운 개별성을 추구하는 사설의 특성이 연합하는 데서 교감(交感)의 원리가 작용함을 보게 된다. 교감이란 상대방의 객관성을 전제하면서 동참과 공감을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교감과 동화는 다르다.
교감의 원리에 의한 각각 하기의 창법은 노래하는 판의 형성과 관련된 동기를 읽게 한다. 인용한 예들에서 갑은 노래하는 판을 주도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고 을은 그에 동참함으로써 판을 이루어 가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판소리의 추임새를 연상케 하는가 하면, 가면극이나 광대산받이에서 관객이 참여하여 형성되는 극적 진행을 떠올리게도 한다.
전통 공연 예술의 중요한 특색이 열린 무대라는 점은 서구의 그것과 변별되는 중요한 특질이다. 서구의 무대극이 폐쇄된 실내를 상정하고 오직 한 군데만 개방된 '제4의 벽'을 통해 그것을 훔쳐 보는 구조인 데 반해서 우리 전통 공연 예술은 연행자(演行者)와 관객의 구분을 무시하면서 동참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것을 판이라 할 수 있다. 제주 노동요의 각각 하기는 그러한 판을 형성하는 성격을 지닌다. 그러한 판의 구조를 이루어낼 수 있는 자질이 바로 交感의 원리에서 비롯됨을 우리는 확인한 셈이다.
제주 노동요와 민요 논의
우리의 질문은 이러했다. 왜 그 힘든 일을 하면서 노래까지 하는가? 일에 동작 조절의 효과를 주고 흥겨움을 통해 일의 고통을 던다고 하는데 그 흥겨움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제 이런 문제에 대한 해명은 어느 만큼 이루어졌다고 본다.
일차적으로 노동 현장의 공동체 의식을 확보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 노동요의 원리이지만 그 공동체 의식은 똑같은 같은 내용을 같이 노래함으로써만 성취되는 것이 아님을 확인한 셈이다. 또 노동요가 형성하는 흥겨움이라는 것도 음악적 쾌감보다는 표현 본능의 충족에서 오는 쾌감과 아울러 판의 조성으로 성취되는 것임을 보았다. 노동요의 원리를 동화(同化), 대화(對話), 독백(獨白), 교감(交感)의 네 가지로 분별한 것은 그 공동성과 개별성을 통한 노래의 功利性을 구명하려는 의도였다.
이 논의의 진행 과정에서 드러난 것이지만, 이제 우리는 민요가 지닌 다소 이질적이면서도 협동적인 두 방향의 역동적 작용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을 동질성의 추구와 이질성의 추구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동질성의 추구는 반복하기와 이어받기에서 주로 드러난 것으로 작업의 집단성과 공동체의식의 구체화를 지향함을 보았다. 그런가 하면 이질성 추구는 각각 하기와 논평하기에서 주로 드러났으며 삶의 개별성에 대한 인식을 지향함을 본 바 있다.
여기서 동질성의 추구와 이질성의 추구는 변별적이고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결코 배타적인 작용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 근거는 이질성의 추구가 강하게 드러나는 각각 하기나 논평하기의 유형에서조차도 공통된 상관축(相關軸)에 의해 사설이 전개된다든가 판의 형성을 위한 교감이 작용한다는 데서 분명해진다. 변별성은 그 정도의 차이에 있을 따름이다.
그러나 그 작용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민요 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 장르에 이르기까지 그 성향을 결정짓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동질성의 추구가 강조되는 군가나 창가의 경우에서는 규칙적이고 짧은 호흡의 율격이 강조되면서 합창적 요소가 표면화될 것임은 자명하다. 반면에 이질성의 추구가 강조되는 판소리의 경우에서는 유장하고 장형인 율격적 호흡이 요구되고 독창적 요소가 요구됨을 보여 준다.
이 점에서 동질성 추구가 구심적이라면 이질성 추구는 원심적이다. 제주 노동요는 이 두 측면을 두루 보여주는 풍성한 자료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민요론적 가치의 일단이 인정된다. 그러나 그 의의는 교환창이 지닌 이러한 자질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른바 선후창이라 할 수 있는 다음의 예를 보자.
갑: 요 산중에 놀단 낭 오다잎나알은 지와가 안다
을: 어허어어어허어어허어어 어허어어어 잘도 싸진다
갑: 요 톱이 잘도 좋안 대톱이 자알도 드은다
을: 자알도 그차지는구나 에에에헤에에 흥아기로고나
갑: 자알도 가안다 자알도 나가아안다
을: 실금실금 딪겸시난에에 요처룩 그차가나안 밑 그차지는구낭아
<애월, 톱질소리>
김영돈 조사, 『한국구비문학대계 9-1(북제주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pp.281-2
이런 유형의 노래에서 후창은 대체로 동일한 후렴을 반복하는 것이 통례다. 그러나 인용한 예는 후렴에서도 다양한 변화를 보이고 있음이 주목된다. 유형이 지닌 전형성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을 봄과 동시에 규격화되지 않은 자유로움을 구사함으로써 판의 진행에 동참하는 교감의 원리가 작용하고 있음을 본다.
이런 현상은 동작의 절주가 분명하여 율격의 호흡이 단형화하고 그 성격상 동질성의 추구 성향이 강한 후렴들에서도 발견된다.
갑: 진도 바당 한 골로 가믄 이여싸
을: 이여싸 이여싸 이여싸나
갑: 한 착 손에 빗창 줴곡
을: 이여싸 이여싸
갑: 한 착 손에 테왁을 줴영
을: 이여도싸나힛 이여싸
갑: 한 질 두 질 들어간 보난
을: 어기여차 이여도싸나
<구좌, 해녀노래>
김영돈.현용준 조사, 『한국구비문학대계 9-1(북제주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 pp.220-1.
흔히 의미 없는 여음이라고 일컫는 후렴이 여기서는 다양하게 변하고 있음을 본다. 후렴을 창하는 것은 선후창으로 분류되는 창법이고, 그 지향은 동질성의 확보이지만 제주 노동요는 그것을 단순한 반복으로 지속하는 대신에 변화를 추구하려는 지향을 여기서 확인하게 된다. 동질성의 추구에서도 이질성의 지향을 놓치지 않음으로써 두 가지 상반된 자질의 역동적 긴장을 잃지 않는 구조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제주 노동요의 민요론적 가치는 이런 역동적 긴장이라는 측면에서 결론을 지을 수가 있다고 본다. 공동 작업의 일체감을 지향하되 참여하는 개인의 개별성을 사상해버리지 않는 역동적 긴장감이 한 편의 노래는 물론이고 노동요 전체 특히 교환창의 네 유형에서 드러난다는 점에 제주 노동요의 가치가 있다는 점을 우리는 확인한 셈이다. 그것은 제주 노동요만의 몫이라기보다는 힘든 노동을 하면서 노래를 하는 이유에 대한 확인이며 민요의 비밀을 푸는 열쇠라 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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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15페이지
  • 등록일2002.03.18
  • 저작시기2002.03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19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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