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니티의 문제해결을 위하여.

본문내용

속한 모든 사람들이 결집하고 저항의 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여러 가지 사안들에 대해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체계의 과잉 논리와 이데올로기를 분쇄하고 나아가 체계 자체를 실천적이고 도덕적인 의미에서의 합리성과 조화로운 관계가 가능한 체계 논리에 따라 작동하도록 하는 제도화의 전초 기지가 된다.
결국 공공영역은 생활 세계 내에서 합리적인 비판적 담론이 기능하게 되는 장이며 공간이다.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생활 세계의 공적 담론은 공공영역을 바탕으로 활성화된다. 오늘날 모더니티의 계승문제가 중요하게 부각된 현 시점에서 공공영역은 모더니티 계승의 근거인 의사소통 합리성에 기반한 의사소통 행위가 생활 세계의 저항운동을 통해 회복됨과 더불어 공적 담론의 재활성화를 담당하는 장으로서 다시 한 번 중요한 기능을 맡게 된다. 또 한편, 공공영역의 활성화는 이를 바탕으로 하여 정치적 공공영역을 통해 체계에 대한 생활 세계의 계속적인 감시를 가능하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공공영역과 의사소통 합리성과의 관계를 살피기로 하자. 하버마스는 궁극적으로 선진 자본주의의 사회제도에 관한 설명 중에서 효과적으로 비판적 관념을 실현해내려는 그의 희망을 기반지울 방법을 찾지 못한다. 이러한 난관의 핵심에는 선진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성격과 기능에 있어 초기 자본주의와 국가의 형성기의 그것과 상응하고 그 규모와 참여도에 있어 후기 자본주의와 국가의 실제에 상응하는, 효율적인 정치적 공공영역에 지도적 기반을 차지 못한 하버마스의 무기력이 존재한다. 그는 민주적 의지 형성의 기반으로서의 공공영역의 제도적 구성으로부터 모든 발화 속에 보편적으로 내재한 타당성 요구로 그의 관심을 돌린다. 그리고 인간의 의사소통의 초역사적 능력에 모든 것을 의존한다. 따라서, 의사소통 행위는 사회적 통합의 기반으로서 화폐와 권력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공한다.
의사소통 행위론은 역사적으로 특정한 공공영역의 사회적 제도들을 초역사적인 진화론적인 의사소통 능력들 혹은 의사소통의 문제에 핵심인 상호 주관적으로 인식된 이성의 능력에 위치시킨다. 공공영역은 이상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의사소통 행위의 기반으로서보다는 그것의 일관된 진화의 산물이 된다. 따라서 이제 공공영역의 관념은 합리적-비판적 담론에 기반한 사회통합을 요구한다. 달리 말하면, 통합은 지배보다는 의사소통에 기반하여야 한아. 이런 의미에서 의사소통은 단순히 이미 가람들이 생각하거나 알고 있는 것들을 공유하는 것만이 아니라 이성이 토론 그 자체에 의해 발달하게 되는 변화의 과정을 의미하기도 한다.
4.
이제 모더니티 이전도 아니고 모더니티 그 자체도 아닌 모더니티와는 다른 그 무엇을 가지고 모더니티를 비판하려는 사상을 볼 차례이다. 그러나 다른 두 가지와 달리 이는 보기가 그리 쉽지 않다. 본래 포스트 모더니티의 성격 탓인지도 모르겠으나 이는 그 갈래가 너무나도 다양하여 하나를 끄집어내기가 어려운 것이다.
예컨대 이들은 이성의 작용 속에 숨어 있는 권력의 논리를 포착함으로써 이성의 보편성 수립이라는 미명하에 자칫 생겨나기 쉬운 권력의지의 구현을 경계하거나(푸코), 다양한 진리 주장과 주의 주장이 공존하는 상황에서의 긴장을 언어 게임과 메타 설화의 개념을 통해 화해를 모색하고(리오따르), 나아가 모든 부당한 의미에서의 일관성과 총체성에 대한 해체 작업을 통해 이를 비판함으로써(데리다), 모더니티의 비판에 기여했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을 살펴보면 이들의 논리의 부기가 된 것은 기본적으로는 언어학에서의 성과물들을 바탕으로 한 기호의 논리였다. 따라서 이들은 텍스트 읽기의 새로운 방법을 바탕으로 텍스트 비판을 수행할 뿐 아니라, 나아가 이를 텍스트 밖의 현실에까지 적용하고자 함으로써 현대 문명과 그 정신적 바탕이 되는 모더니티에 대한 심도 있는 비판을 수행했다.
포스트 모더니티에 대한 이야기는 간략히 이 정도에서 마치기로 하겠다.
5.
이상에서 우리는 모더니티가 우리에게 가져다 준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그 줄기를 보았다. 과연 우리가 택해야 할 방안은 무엇인가?
필자의 의견으로는 이 세 가지를 모두 통합한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그로스의 타자화 개념은 매우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사실상 현대의 우 리가 '타자'를 구할 수 있는 곳은 역시 전통밖에 없다. 또한 단지 모더니티에 대한 前모더니티로서뿐 아니라 이전에 우리가 가지고 있었다고 하버마스가 말하는 관점 또한 받아들일 수 있다. 무조건 과거가 좋다고하여 모방하는 것은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거에 좋은 점이 하나도 없으란 법은 없고 있다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통의 유지와 복원은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엄청나게 변화한 이 시대에 구시대의 유물들은 잘 들어맞지 않는다. 따라서 이 시대의 맹아인 모더니티를 보완하거나 그 진실된 모습을 구현하는 것 또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물론 모더니티가 정말로 더 구현될 여지가 있는가는 아직도 논의의 거리가 더 남아있지만, 우리가 가장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이니 만큼 그 정도의 수고는 해도 될 법하다. 마지막의 포스트 모더니티 역시 버릴 수 없는 부분이다. 전통과 모더니티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틀림없이 존재할 것이고 그 부분을 매꿔줄 '그 무엇'이 ?
却鄂求?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말이다.
우리 시대의 문제들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세 가지 방안을 묶어 낼 방안과 함께 현재의 변혁적 운동들을 묶어 맬 방안을 만드는 것도 시급하다. 현재의 거대한 자본주의 체제는 그리 쉽사리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전 지구적인 네크워크로 묶인 운동망만이 변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 문헌>
[The Past in Ruins], David Gross, The University of Massachusetts Press.
[모더니티의 계승전략에 관한 사회학적 연구], 허동철, 1994,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석사논문.
[소비 대중문화와 포스트 모더니즘], 강명구, 1993, 민음사.
문화 사회학 중간 리포트.
모더니티의 문제 해결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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