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 전환기에 나타난 예술인과 시민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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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서론

2. 본론
2.1. `외로운 길` 생성의 개인적·시대적 배경
2.2. 예술가와 시민의 관계
2.2.1. 예술가의 파괴적 이기성
2.2.2. 시민계급의 무기력 - 로이만, 베크라트, 펠릭스
2.3. 드라마의 구조

3. 결론

본문내용

반복행위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극 전체가 정체되어 있는 듯한 분위기, 종말을 앞둔 소위 <가을적인 분위기 Herbstlichkeit>가 지배한다.
또 이 드라마가 극적이지 못한 까닭은 "외로운 길"이라는 제목 자체가 암시하는 것처럼, 그 근저에 절대고독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가브리엘레이 가까이 있는 듯한 사람도 서로 서로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하는 대목
) 각주 37 참조.
이 그런 고독의 표현이다. 이런 상태에서 가치의 충돌은 일어날 수 없다. 잘라가 이레네의 운문낭독을 비난할 때, 로이만이 비꼬는 기색을 느끼자, 잘라가 즉각적으로 내보이는 반응으로 하는 말 - "선생이 이 세상의 중심에 사신다면, 모든 일이 똑같이 어렵다는 걸 아실 게요. 또 모든 일이 똑같이 중요하다는 것도 짐작하실 거요." - 안에는 모든 가치를 상대화하는 의도가 배어있다. 가치의 상대주의화 그리고 고독은 사람들 사이의 대화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대화가 헛돈다. 잘라와 요한나가 몸까지 섞은 후에 나누는 대화가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잘라 : 그러니까, 내가 떠난 후, 뭘 할 거냐는 거야.
요한나 : 떠나신 후에요? - (그를 빤히 쳐다본다. 그는 먼데를 바라본다) 이미 제게서 떠나신지 오래되지 않았나요? 선생님은 결국 이 순간에도 여기 안 계신 거 아닌가요?
잘라 : 무슨 얘기지? 난 요한나 곁에 있어.... 뭘 할거지?
요한나 : 이미 말씀드렸잖아요. 떠난다구....선생님처럼요.
잘라 : (머리를 설레설레 흔든다)
요한나 : 될수 있는대로 빨리요(....).
잘라 : 젊은 사람한텐, 모든 문이 열려있어. 각각의 문 앞에서 세계는 시작되고.
요한나 : 누군가에게 연연하지 않을 때, 비로소 세계는 넓어지고, 하늘은 끝이 없지요.
잘라 : 떠난다 - 말은 쉬워. (작품 63쪽)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은 각기 전혀 다른 차원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요한나는 이미 자살할 결심을 한 가운데, 죽음을 염두에 둔 <떠남>을 말하고 있고, 잘라는 자신이 탐사 여행을 떠나는 듯이 현실세계에서의 <떠남>을 말한다. 서로 사랑을 하는 사이이면서도 상호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그런 의미에서 이런 대사 형상화 수법은 그 다음 세대에 나타나는 부조리 극의 선취일 것이다). 따라서 극적인 가치충돌이 불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그래도 변화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펠릭스 뿐이다. 처음에 그는 자신의 가정 분위기이나 현실생활에 완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 가운데 - 그는 집에 마련된 복숭아 울타리를 보며, 자신의 가족들은 그런 착상을 할 수 없다고 추정하고, 어느 정도 만족하는 군복무를 하면서도 자신이 시대를 잘못 태어났다고 생각한다(작품 8-9쪽 참조) - 은근히 율리안에 대한 경외심을 품었다가 좌절을 경험한다. 그때 그는 이기적인 욕망과 거기에 속아 넘어간 양부 사이의 선택에서 전자의 편에 서지 않는다. 그 이후 그 좌절은 도피에 대한 욕구를 낳고, 신비한 고대세계로의 귀착을 통해 현실과 단절하려는 잘라의 여정에 편승하려 한다. 그러나 그는 다시 잘라의 현실탈출의 욕망과, 덜 성숙한 여동생을 죽음으로 몰아 넣고 마는 그의 현실소유의 욕망 사이의 괴리 현상을 목도하고, 그 안에 스민 범죄적 파괴성을 인식한 후, 또 한 번 결정적인 판단을 하게 된다. 율리안에게 그랬듯이 잘라에게도 명백한 단절을 선언한다. 그리고 나서 그는 결국 비록 확신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지는 않지만, <거짓말해서 속여먹고 비웃어주고 유혹하고 시체 위를 넘나드는 악당>
). einsam, S. 22 :"(...) ein Schurke zu sein, ein Kerl, der heuchelt, verfuhrt, hohnlacht, uber Leichen schreitet.(...)"
들에 의해 의식도 못하면서 상처를 입은 양부 곁에 함께 선다. 비록 암시적이지만, 그의 입장은 결국 드라마의 말미에서 충분히 인식될 정도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드라마는 전통적인 의미의 가정비극 전통에 서있다고도 볼 수 있다.
3. 결 론
드라마 『외로운 길』은 쉬니츨러가 개인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체험하면서, 기존에 그가 걸어왔던 총각 시절을 되돌아보며, 당대의 한 유형이었던 탐미주의자들의 부정적인 측면과 그것이 시민의 가정에 파괴적으로 영향 끼치는 것을 작품 안에 용해시켜 형상화함으로써 이를 비판하려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았던 듯 싶다.
작가는 이를 위해 작품 안에서 두 탐미주의자의 몰락을 그리고 있다. 천재라는 찬사를 듣던 전도가 양양했던 화가 율리안은 시간의 법칙 속에서 젊은 시절의 열정을 잃고 침체에 빠져든다. 그는 이런 몰락과정의 돌파구를 자신이 젊은 시절 벌였던 모험의 산물인 펠릭스로부터 부권을 인정받으려 데서 찾으려 하지만, 거부당한다. 또 잘라는 이런 율리안을 비판하는 냉철한 판단의 소유자로서 현실과의 단절 그리고 범인과의 차별화를 통해 자기를 유지하려 하지만, 결국 인간적인 욕구로 인해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처녀를 자살케하고 만다. 그럼으로써 역시 펠릭스에게 수모를 당한다.
이런 이기적 파괴적인 탐미주의자의 대안으로서 작가는, 어렴풋하게나마, 의사 로이만, 베크라트 교수, 펠릭스를 설정하고 있다. 특히 펠릭스는 작중인물 중 유일하게 발전하는 인물로서, 파괴적인 탐미주의자와 수동적인 시민 사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는 인물로 꾸며지고 있다.
이 드라마는 주로 과거를 헤집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고, 극의 중심인물인 율리안이나 잘라 모두 과거를 반추하고 있는 까닭에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행동(혹은 줄거리)은 거의 없다. 또 작품 근저에 자리잡은 절대고독은 가치의 충돌을 불가능하게 한다. 이런 때문에 이 작품은 당시 나타난 드라마의 위기 징후를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작품은 암묵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암중모색해 나가는 펠릭스 - 결국 아무 죄도 없이 고통을 당하는 양부의 곁에 서는 길로 나아가는 펠릭스의 변화과정을 인상주의적 수법에 따라 암시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이 드라마는 전통적인 가정비극의 연장선상에 서있으며, 세기 전환기에 예술인과 시민 사이의 관계를 통해 가정의 붕괴양상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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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11페이지
  • 등록일2003.11.19
  • 저작시기2003.11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3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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