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민중봉기와 홍길동전- 홍길동전의 논리와 그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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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머리말

2. 적서차별과 체제내적 대응논리

3. 문제의식의 확대와 작품의 의미

4. 맺음말

본문내용

담 그 이상이 될 수 없으며, 작품의 주제 또한 신분모순의 문제로 축소 해석되어 마땅하다.
하지만 이는 길동 개인에 초점이 맞추어진 서술상황에 너무 견인되어, 작품 의미를 길동 중심으로만 이해한 것으로서, 이렇게 되면 민중 저항세력의 존재나 그들의 저항활동에 담긴 사회사적 함의는 사장되고 만다. 지배집단의 착취와 백성들의 유민화라는 심각한 현실모순 문제가 적서차별 문제 속에 간단히 수렴될 수도 없을 뿐더러, 부패관료를 응징하고 빈민을 구제하는 활빈당 저항활동은 이미 적서차별 문제를 넘어서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저항활동에 동참한 민중들은 길동의 의지대로만 움직이는 몰주체적 존재들이 아니며, 그들에게 있어 적서차별 문제는 애당초 주된 관심사일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와 함께 길동이 이처럼 저항활동의 의미를 스스로 축소한 이면적 의도도 좀더 생각해 보아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길동이 적서차별 철폐에 일차적 관심을 두고 체제내적 비판의 방식을 택함으로써 왕이나 부형과의 정면대결을 피하고 있으며, 자신의 저항활동이 반역으로 비쳐지는 것을 크게 경계하고 있었음
「신의 아비 국은을 만히 닙어싶오니 신이 엇지 감히 불측한 힝싶를 힝올잇가마다 신은 본딪 쳔비 쇼싶이라 그 아비링 아비라 못힝옵고 그 형을 형이라 못힝오니 평싶 한이 밑쳐싶기로 집을 바리고 져당의 칭녜힝오나 빛셩은 츄호 불범힝옵고 각읍 슈령의 쥰민고팅힝다 짜물을 탈췽힝여싶오나 …」(419).
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바꾸어 말하면 길동은 자신의 저항활동이 체제 도전으로 비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그 의미를 축소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발언이 지배집단과의 대결에서 완전한 승리를 거둔 뒤 조선왕과 작별하는 자리에서 나왔다는 점도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민중 저항활동을 통해 전달하려는 의미는 이미 지배집단에게 충분히 전달된 만큼, 스스로 의미를 축소한다고 해서 그 의미가 실제로 축소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이렇게 능청을 부림으로써 민중의 위력을 더 강하게 각인시키는 역설적 효과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좀 더 과감한 해석을 한다면, 우리는 길동의 이 말에서 왕에 대한 빈정거림의 의미까지도 읽어낼 수 있다. 왕과 조정을 공포에 몰아 넣어 사실상의 굴복을 강요해 놓고는 이를 단지 적서차별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시위였다고 능청을 떠는 것이 그렇고, 또 이 말의 이면에는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으면 그 이상의 일도 할 수 있었다는 은근한 암시가 깔려 있음이 그렇다.
결국 이 작품의 주제가 축소 해석된 것은, 적서차별 문제를 중심으로 짜여진 작품구조와 길동에게 초점이 맞추어진 서술상황에 견인된 논자들이 길동의 언행에만 주목함으로써, 작품을 문면적 의미로만 이해한 데 그 원인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점진적 의식 각성과 함께 주체적 역량을 축적해 가던 조선후기 민중들의 동태를 적절히 담아내지 못하고, 민중 저항활동을 한 영웅적 인물의 투쟁담 형태로 낭만적으로 그려낸 작품 자체에 보다 근본적인 책임이 있음은 물론이다.
4. 맺음말
지금까지 논의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홍길동전>은 치밀하고 체계적인 반론으로 적서차별론자들이 내세우는 논리의 허위성을 입증함으로써, 그 철폐의 당위성을 설득력 있게 부각시키고 있다. 오륜이라는 더 큰 명분을 들어 적서명분론을, 적자에 대한 서얼의 인격적·능력적 우위를 들어 서얼열등론을 부정하고 있음이 그것이다. 더우기 차별론자들의 주장을 무조건 배척하는 대신, 그들의 주장을 반론의 논거로 역이용하는 체제내적 비판의 방식을 택함으로써, 반론은 한층 철저하고 강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체제내적 비판은 당대 사회가 체제부정을 용납하지 않고, 작자의 문제의식과 독자들의 기대지평 또한 거기까지는 나아갈 수 없었던 시대적 한계에서 근원적으로 연유된 것이지만, 상대에게 반격의 빌미를 주지 않으면서 개혁의 당위성을 부각시키려는 작자의 배려와도 깊이 관련되어 있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러한 체제내적 비판은 봉건 지배이념이나 윤리규범에 친숙해 있던 당대인들의 거부감을 희석시켜, 그들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에도 그 만큼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홍길동전>의 관심이 적서차별 문제에만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부패관료를 응징하고 그들의 재물을 빼앗아 빈민을 구제하는 민중 저항활동에서 드러나듯, 작품의 문제의식은 통치질서의 혼란과 백성들의 유민화라는 당대 사회모순 전반에로 확대되어 있다. 작자는 활빈당 저항활동을 통해 민중의 폭발적 힘을 분명히 보여 줌으로써, 모순된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지배집단들에게 분명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현실 모순에 대한 민중들의 체제내적 개혁 요구가 계속 거부되면, 결국은 전면적인 체제부정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적서차별에 대한 서얼들의 반감과 지배집단의 착취에 시달리는 민중들의 반감이 결합되면 지배체제 자체에 위기가 초래될 수도 있음을 거듭 경고함으로써, 작자는 신분차별이나 통치질서의 혼란과 같은 모든 현실 모순을 과감히 개혁하여 유교적 봉건 지배이념이 충실히 구현되는 새사회로 나아갈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홍길동전>은 16-17세기 조선사회에서 그 존폐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했던 적서차별의 모순을 문제 제기의 발판으로 삼아, 당대 사회모순 전반에로 관심을 확대해 감으로써, 중세 모순 전반의 개혁을 지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적잖은 논자들이 이 작품의 의미를 신분모순의 문제로 좁혀 해석하게 된 것은, 적서차별 문제를 중심축으로 짜여진 작품구조와 길동 개인에게 초점이 맞추어진 서술상황 때문이다. 논자들이 외형적으로 드러난 작품구조와 서술상황에 너무 견인되어, 활빈당 저항활동에 동참했던 민중들의 주체적 의지나 현실변혁 요구에는 별로 주목하지 않고 길동의 언행에만 관심을 집중함으로써, 작품의미를 문면적으로만 이해하여 그 전폭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는 점진적 의식 각성과 함께 주체적 역량을 축적해 가던 조선후기 민중들의 동태를 적절히 담아내지 못하고, 민중 저항활동을 한 영웅적 인물의 투쟁담 형태로 낭만적으로 그려낸 작품 자체에 보다 근본적인 책임이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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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4.06.11
  • 저작시기2004.06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5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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