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마스의 의사소통

본문내용

러한 하버마스의 견해는 맑스주의와 노동운동의 결합이라는 고전적 맑스주의의 전통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서 자칫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반대하고 민주주의의 점진적 확대를 주장하는 '진화론적 보수주의'로 경도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6. 결론
하버마스는 비판 이론의 일세대들이 합리성을 도구적 이성의 확대로만 이해해왔다고 비판하며 근대의 합리화는 도구적 이성의 확대 이외에도 의사소통적 합리성의 확대를 동시에 포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의사소통적 합리성이 지체되는 가운데 도구적 합리성이 세계의 전 영역을 침입하면서 의사소통적 합리성이 위축될 위기에 놓여있다고 진단한다. 이러한 위기의 해결책은 이성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도구적 이성에 의해 가리워진 계몽의 정신을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것은 곧 의사소통적 이성을 확대함으로써 규범적 강제력을 지닌 합리적인 의사 소통 과정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체계에 의해서 '식민지'의 위기에 처한 생활 세계를 지켜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공의 영역에서 담론이 확대되어야 하며, 민주주의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버마스는 맑스가 애초 노동과 함께 상호작용에 주목했음을 지적하면서 노동 중심의 테마에 긴박당한 맑스주의에 새로운 긴장을 불러일으켰다. 그에 따르면 의사소통적 합리성을 확립하는 것이 곧 맑스주의에서 말하는 '필연의 왕국'을 넘어 '자유의 왕국'으로 나아가는 길과 동일한 것이었다. 하버마스의 의사소통의 사회 이론은 현실의 노동 계급 운동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사회적 의사 결정의 과정에 주목하면서 언어 철학을 통해 위기에 빠진 맑스주의의 돌파구를 찾아보고자 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이론은 현실의 모순이 일차적으로 발생하는 생산의 과정에 주목하기보다는 그러한 갈등을 포섭하기 위한 사회적 의사 결정 과정에 주목함으로써 하나의 혁명적 이론으로서 맑스주의를 재구성할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그 결과 그의 주장은 사회적 공공의 담론을 합리적으로 형성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확충에 그침으로써 결국 진화론적 보수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참고 문헌-
1. 하버마스, 장은주 옮김, 의사소통의 사회이론, 관악사
2. 정호근, 「하버마스의 담론 이론」, 철학과 현실 23호
3. 허영식, 사회 윤리 이데올로기 의사소통, 평민사
4. 최종욱,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론」, 현대사회와 맑스주의 철학, 동녘

키워드

하바마스,   의사소통,   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