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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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또한 장기를 주고간 이들의 평가 역시 남은 사람들에 의해서 호평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자신의 죽음의 기회를 값지게 쓰고 간 이들의 사례는 꼭 장기 기증이 아니더라도 많다. 일례로 급작스러운 사고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준비 없이 남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치는 훌륭한 이들의 소식은,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가슴에 따뜻한 감동을 안겨주기도 한다. 남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 또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죽음이 분명하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자. '죽음이란 무엇인가' 라는 간단하면서도 심오한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은 철학적 숙제로 남은 이상 있을 수 없는 영원한 난제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내 스스로 내린 답을 내 자신의 정의와 판단, 그리고 생각들로 정리해보았다. 요약하자면 죽음이란 사전적, 종교적 의미를 넘어서 자신의 생에 주어진 최후의 기회이며 그 기회를 값지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갑자기 불도의 말이 생각난다.
'사람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라는 말이 있다. 현실에서의 풍요로움이 사후의 풍요로움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즉 삶의 강한 집착은 결국에 죽음앞에서는 헛된 과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물론 앞에서 언급했던대로 그렇다고 해서 속세를 떠나 지극히 삶에 초연할 필요도, 또 진시황처럼 너무 삶에 집착해서도 안된다. 초연과 과욕의 중간, 이이의 말대로 중도를 지키며 살면 앞날의 '죽음'이란 최후의 기회를 가장 값지게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요컨대, 죽음이란 현생의 성적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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