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PC산업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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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성장 기회로 활용하는 델의 저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PC 경기 침체의 영향을 덜 받는 PC 기업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델을 들 수 있다. 델은 2000년 4분기 이래 공격적인 가격 인하와 무료 마케팅 정책을 추진한 결과 세계 시장에서 컴팩을 제치고 2분기 연속 세계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델은 95년 이래 연평균 49%라는 놀라운 매출 신장세와 함께, 영업이익률 또한 95년 7%에서 2000년 10%로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델의 성공 비결은 다이렉트 모델이라 불리우는 독특한 사업모델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이렉트 모델은 판매, 유통의 직접판매(Direct Sell) 방식과 생산의 주문생산 (BTO : Build-to-Order) 방식의 결합으로 볼 수 있다. 유통채널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PC를 팔고, 또 소비자들로부터 직접 주문을 받아 소비자 맞춤 형태의 PC를 제작, 공급한다는 것이다.
반면 컴팩, IBM, HP와 같은 PC 브랜드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판매 및 유통을 위해 간접판매(Indirect Sell)라 불리우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간접판매란 시장에 PC를 공급함에 있어 대리점 등의 직영 유통채널을 활용하지 않고, 도매상(Distributor)이나 소매상(Reseller) 등의 외부 유통채널을 이용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간접판매방식은 유통채널이 길어 유통과정에 제품 재고가 상존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또한 제품생산이 수요예측에 의존하기 때문에 제조라인에도 대량의 부품 재고가 존재한다. 게다가 수요예측이 틀린다든가 시장 선호도가 갑작스럽게 변하는 경우 재고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위험이 있었다. 금년 상반기 PC 산업의 재고 파동은 이같은 가능성이 현실로 나타난 경우로 풀이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과 연초에 구매가 예상처럼 이루어지지 않자, 엄청난 양의 재고가 유통채널 상에 쌓여버린 것이다.
델의 다이렉트 모델은 흥미롭게도 연초의 재고파동과 같은 위기 상황에 오히려 그 진가가 더욱 발휘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전통적인 PC 기업들에게 큰 골치거리였던 재고 문제를 역발상을 통해 해결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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