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_Life of 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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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파이 이야기_Life of Pi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소개글
미디어리뷰
감상

본문내용

적으니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1번 냉장고 문을 연다. 2번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다. 3번 냉장고 문을 닫는다.
<파이 이야기>의 줄거리는 이렇다. 1번 소년이 탄 배가 침몰한다. 2번 소년은 호랑이와 동물들과 구명보트에 탄다. 3번 소년과 호랑이만이 살아남는다. 4번 소년과 호랑이는 227일을 태평양에서 보내고 살아남는다.
이 소설은 <1번 소년이 탄 배가 침몰한다>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이야기는 3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다. 분량으로 보면 2부, 1부, 3부 순으로 내용이 길다. 1부는 주인공 파이가 부모님, 형과 함께한 평탄한 소년 시절이 나온다. 아버지는 동물원을 운영하고, 파이는 많은 동물들을 보고 자라며, 힌두교, 기독교, 이슬람교를 모두 믿는 신을 사랑하는 소년으로 성장한다. 파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수학에 나오는 3.14를 말하는 것으로 자신의 이름을 별명으로 만든 것이다. 스스로 붙인 별명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그리고 호랑이의 이름이 리처드 파커가 된 사연도 무척 재미있다.
<2번 소년은 호랑이와 동물들과 구명보트에 탄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동물과 사람이 한 보트에서 살 수 있을까? <3번 소년과 호랑이만이 살아남는다.> 소년과 호랑이가 한 배에서 지내게 된다면 어느 한 쪽이 죽거나 친구가 되어야 가능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분명 양쪽 다 아니다. <4번 소년과 호랑이는 227일을 태평양에서 보내고 살아남는다.> 그 긴 시간을 어떻게 바다에서 보낼 수 있었을까. 이 속에 소설의 묘미가 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만나는 조난의 순간은 날카롭지만은 않다. 타이타닉호가 침몰하는 순간, 사랑에 빠진 남녀가 서로를 꼭 안고 있는 극적인 상황을 넣어 주는 것이 영화이다. 빙하에 부딪쳐 침몰하는 타이타닉 호, 그 절체절명의 순간, 영화는 얼음에 설탕을 쳐서 관객에게 내미는 셈이다. 하지만 이 소설 속에 그런 설탕은 없다. 태평양의 소금에 찌든 한 소년과 털에 윤기를 잃어 가는 호랑이가 있을 뿐이다.
이 소설은 순간순간 매우 야만적이다. 이 소설은 생존에 대한 소설이다. 테이블 보까지 씌운 식탁에서 일어나는 소설이 아니다. 태평양에서 파이가 상상하는 갠지스 강 분량의 콩 수프, 라자스탄만 한 따끈한 차파티는 온기가 있는 음식이지만 태평양 한가운데의 식사에는 그런 온기가 없다. 파이의 배에는 불이 있을 수 없다. 파이의 227일은 인간에게 가장 소중하다는 불 없이 버틴 시간이었다.
이 소설에서 가장 매혹적이면서도 공포스러웠던 순간은 섬이 나오는 장면이다. 태평양 한가운데를 떠돌던 파이의 배가 닿은 섬은 신밧드의 모험을 읽는 듯한 환상과 공포를 주었다. 낯선 공포와 함께 섬뜩함과 나른함이 느껴졌다. 바다 깊은 곳에 용왕 대신 마왕이 지키고 있는 용궁에 들른 기분이다. 어쩌면 환상과 삶의 경계 지점이 그 섬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책의 반 이상을 차지한 태평양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2부가 끝나면 3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조사관들과 대면한 파이는 태평양의 소금기를 다 거둔 똑똑한 소년이다. 그는 호랑이와 함께 지냈다는 말을 믿지 못하는 조사관들에게 동물이 나오지 않는 이야기를 들려 준다. 어떤 쪽이든 사람은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모든 이야기는 거짓말이다. 또 모든 이야기는 진실이다. 이야기는 스스로 몸을 틀어 이야기들을 낳는다. 다산을 하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아이를 낳지 못하는 이야기도 있다. 모든 이야기의 주인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다. 파이는 그걸 알고 있다. 그는 조사관들에게 세상은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라며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라고 말한다. 이해하는 대로 느낄 수 있는 이야기, <파이 이야기>가 그런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이해한다면 외로움, 절망에서 벗어나는 방법,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하게 될 것이고,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동물들에 대한 상식과 조난 소설의 스릴을 맛볼 것이다.
바다는 파이의 배를 삼키고, 그를 가족과 이별하게 했지만 바다가 가진 생명력과 고요함을 미워할 수는 없다. 바다가 없다면 재앙도 없을 테지만 바다가 없다면 세상이 삭막할 테니까.
책을 읽을 때도 타이밍은 존재한다. 모든 사람을 감동시킨 책도 나에게는 시큰둥하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내가 세상사에 관심이 없고, 내 고민만 클 때는 더더욱 그렇다. 사랑을 하는 사람이 로맨스 소설을 읽으면 설레임을 더 많이 느낄 테고, 아기를 가진 엄마는 예쁜 그림책을 보면서 아기와의 만남을 기대할 것이다.
올해 가을부터 유독 글자가 잘 안 읽혔다. 그래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근사한 소설 한 권을 읽고 싶었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 나를 다독여 줄 책이 있었으면 했다. 인도 소년의 이야기라는 점도 마음을 끌었다. 올해 있었던 일 중 따뜻한 인도에서 보낸 한 달이 나에게는 천국 같았다.
<파이 이야기>는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다. 위로와 감동, 그리고 어느 소설에서도 느껴 보지 못한 진한 사랑 고백을 주었다.
파이가 리처드 파커한테 한 말, "사랑한다."라는 말. 어느 누구도 이렇게 가슴속 깊은 곳에서 이 말을 꺼낼 수는 없을 것이다. <터져 나온 그 말은 순수하고, 자유롭고, 무한했다. 내 가슴에서 감정이 넘쳐났다.>는 그 말, "사랑한다."
"정말로 사랑해. 사랑한다. 리처드 파커. 지금 네가 없다면 난 어째야 좋을지 모를 거야. 난 버텨내지 못했을 거야. 그래. 못 견뎠을 거야. 희망이 없어서 죽을 거야. 포기하지 마. 리처드 파커. 포기하면 안 돼. 내가 육지에 데려다 줄게. 약속할게. 약속한다구."
천 년 묵은 구미호보다 더 오래 산다고 해도 가슴속에서 사랑한다는 말이 이렇게 간절하게 터져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태평양 한가운데 작은 배에 버려진다 해도 이렇게 애절하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살면서 절망할 일이 생기고, 캄캄함을 느끼는 일이 더 많아질 지도 모른다. 그럴 때 파이와 리처드 파커를 생각할 것이다. 파이가 리처드 파커에게 한 그 말을 떠올릴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외롭고 절망에 찬 소년이 외친 그 말, "사랑한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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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10페이지
  • 등록일2005.01.25
  • 저작시기2005.01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8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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