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로 보는 중국 문화

목차

1.강의 정리

2.영화 사례 분석

본문내용

과정을 통해 우리는 대상을 보다 쉽게 이해하게 되며, 그것에 대한 해석 역시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틀은 하나의 범주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전체를 다 조망할 수는 없다. 틀은 일종의 현미경인 셈이다.
중국 문화를 ‘도교’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의미 있는 일이다. 많은 민족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만큼, 중국의 문화는 다양성의 표본이라 불린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성 속에서도, 도교와 같이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이 공유해 온 문화적 산물 역시 존재하며 이는 중국인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도교의 프리즘을 통해 중국 문화를 바라보는 것은 중국인들의 삶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앞서 말하였듯 도교가 중국 문화 전체를 표상하진 않기에, 이 역시도 중국 문화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될 수 없겠지만, 실제로 완벽한 이해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며 또한 중국인들의 삶에 나타나는 도교의 특성을 감안해 보았을 때 분명 큰 이해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분석은 영화들의 사례를 이용할 것이며, 이는 ‘예술은 현실의 반영이다’라는 반영론적 관점에 의거하였다. 그리고 구체적인 분석을 위해 도교를 ‘전진도와 정일도’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었고, 이에 대해 <소오강호>와 <강시선생>을 이용하였다.
1. 소오강호
무협 소설을 좋아하는 이라면 대부분 ‘김용’의 소설들은 한번쯤 탐독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중국의 신필이라 불리는 김용은 도교, 특히 전진도의 특성을 소재로 하여 많은 수의 명작을 남겨왔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작품들은 소설뿐만이 아니라 영화와 같은 장르에도 영향을 미쳐, 영화계의 무협 붐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소오강호>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김용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여 제작 된 영화 중의 하나이다. 소오강호를 이용하여 전진도의 특성을 찾아볼 수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영화의 스토리는 크게 ‘규화보전을 둘러싼 싸움’이라고 표현 할 수 있다. 도난당한 황실의 가보를 되찾으려는 대내 서창 세력과 강호인들의 모습을 다루면서 선과 악에 대해 말한 작품이다. 주인공 영호충은 악을 응징하는 선의 상징으로 표현되었다. 이는 공행을 중시하는 전진도의 교리에서 알 수 있듯, 선을 추구하는 전진도의 전통이 반영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권력과 같은 외부적 욕망을 거부함으로써, 선에 대한 추구와 함께 탈속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영화의 주제곡이기도 한 <소오강호>의 가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푸른파도에 한바탕 웃는다
도도한 파도는 해안에 물결을 만들고
물결따라 떴다 잠기며 아침을 맞네
푸른 하늘을 보고 웃으며 어지러운 세상사 모두 잊는다
이긴 자는 누구이며 진자는 누구인지 새벽하늘은 알까
강산에 웃음으로 물안개를 맞는다
파도와 풍랑이 다하고 인생은 늙어가니 세상사 알려고 않네
맑은 바람에 속세의 찌든 먼지를 모두 털어 버리니
호걸의 마음에 다시 지는 노을이 머문다
만물은 웃기를 좋아하고 속세의 영예를 싫어하니
사나이도 그렇게 어리석고 어리석어 껄껄껄 웃는다 하하하~!
선과 추구와 속세의 영예에 대한 초탈을 나타내는 극명한 장면은 영호충과 그의 스승 악불군의 싸움이다. 전진도 뿐만 아니라 과거 동아시아 문화권 내에서 스승이 제자에게 갖는 힘은 막대하기 때문에, 이러한 대결 구도는 사실 상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영화의 장치의 성격이 더 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우리가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영호충이 진정한 도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즉, 속세의 영예에 집착하여 악한 행동을 일삼는 악불군을 진정한 도인의 모습으로서 응징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내공 및 기공을 이용한 싸움은 작품 전반적으로 드러나 있는 것이기에 사례 분석에서 사상의 측면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는 것을 밝혀둔다.
2. 강시선생
중국인들은 죽은 이의 시체가 오랫동안 썩지 않거나 생전의 원한이 깊으면 살아 움직이는 강시가 된다고 믿었다. 이는 주술과 부적, 강신술과 같은 신비로운 특성이 많은 정일도의 영향으로서, <귀타귀>를 효시로 하여 나타난 수많은 영화들의 소재가 되었다. 특히, <강시선생>은 <귀타귀> 이후에 나온 이와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서, 강시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와 받으며 다수의 아류작을 낳기도 하였다.
<강시 선생>의 정일도적 요소는 우선 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강시를 들 수 있겠으나, 이는 너무나 단편적인 이야기들만 나올 것이므로 제외하기로 하겠다. 이는 앞서 본 소오강호와 같이 주인공의 특성과 행동을 통해 알아보는 방법을 취하겠다. 주인공인 구숙은 영호충과는 달리 도관에 거주하며, 사람들에게 도술을 행하는 말 그대로 직업으로서의 도사이다. 그는 풍수지리와 같은 다양한 사상적 배경과 함께 부적과 주술을 통해 신비한 힘을 이용하며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영화의 사건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강시와 처녀 귀신과의 싸움으로 압축되는 이 사건들은 상당히 괴기하다. 도교의 신비한 특성을 놓고 생각해 보았을 때, 이를 영화화 한다면 필연적으로 SF의 장르가 될 수밖에 없겠지만, 이 중에서도 정일도와 관련된 영화들은 ‘괴기’한 엽기극이 주류를 이룬다. 이는 아마도 상대적으로 전진교에 비해 오랜 시간 동안 민중과 함께 해 오면서, 정일도가 민담이나 신화와 혼재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괴이한 모습이 점이 정일도의 핵심적인 성격은 아니며, 정일도 역시 기본적인 도교의 목표, 즉 ‘도’에 대한 추구를 지향하고 있다.
코믹적인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 이 영화 역시 정통적인 정일도의 사상과는 약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사제관에 관해 말할 수 있겠는데, 사부와 제자의 관계가 상당히 수평적이다. 사부의 말을 잘 따르지만 ‘사부의 바지를 벗기는 행위’ 등 과거의 무거운 수직적 구조와는 다른 양상으로 표현되었다. 이는 권위주의적인 사부상을 걷어냄으로써 관객들에게 편안함을 주려는 영화적 기법으로 나타난 행동이었을 것이다. 제자들이 사상이나 규율의 관해서는 여전히 사부의 말을 따르며 존중한다는 점에서 ‘사부의 절대적 권위’의 하락을 의미하진 않는 것이다.

키워드

도교,   불사약,   장백단,   전진도,   도교의 역사,   소호강호,   강시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