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연극언어를 통한 보이첵의 무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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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새로운 연극언어를 통한 보이첵의 무대화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Ⅰ. 서론:언어의 위기와 몸에 대한 새로운 접근

Ⅱ. 새로운 연극언어 - 물질적 언어의 확립

Ⅱ.1. 배우의 몸에 대한 새로운 접근

Ⅱ.2. 무대 위의 물체들에 대한 새로운 접근

Ⅲ. 배우의 몸과 물체들로 공간화된 세 가지 {보이체크}

Ⅲ.1. 죠셉 나쥬 연출, 프랑스 국립 오를레앙 무용단의 {보이체크}

Ⅲ.2. 임도완 연출, 사다리 움직임 연구소의 {보이첵}

Ⅲ.3. 유리 부드소프 연출, 예술의 전당의 {보이체크}

Ⅳ. 결론

본문내용

한 환유"이자, "숨겨진 욕망이나 관념들에 대한 은유, 혹은 상징"인 셈이다. 그런데 쉬시킨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러한 무대를 토월극장의 객석 맨 앞줄까지 확장시키는 방법으로 관객이 무대에 갖는 심리적 경계선을 허물어낸다. 물론 이로 인해 관객은 그의 무대가 시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는 불안과 공포, 냉혹함을 그만큼 가깝고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총 21개의 에피소드로 나누어진 부드소프의 보이체크는 이 가파르고 불안정한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탱고음악에 맞춰 떠들썩하게 러시아 전통 군무를 추는 프롤로그로 시작된다. 이때 바닥 곳곳에 덧대어진 함석판 조각은 배우들의 발이 세게 바닥을 구를 때마다 목재의 둔탁함에 섞어 날카로운 금속성 소리를 내어 관객의 감정을 불편하게 만드는 또 다른 연극적 요소로 작용한다. 러시아 장군용 코트를 연상케 하는 매우 현란한 장식들이 달린 배우들의 의상은 탱고음에 실린 떠들썩한 축제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그 기다란 의상이 주는 거추장스런 무게감은 군복 자체가 주는 규율과 억압의 이미지와 짝을 이루어 러시아 특유의 에너지를 담은 축제 분위기를 그로테스크하게 바꿔버린다.
부드소프가 가장 원하는 것은 "작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가지고 각자 인물에 대한 상상력과 체계적인 신체 훈련을 통한 온몸의 표현이 어우러져 객석에 강렬한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배우"이다. 따라서 그는 보이체크에서 배우의 대사를 과감히 줄이면서 표현의 상당부분을 배우의 신체 연기에 할애한다. 프롤로그에서 다른 배우들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리면서 억지로 춤을 추는가하면, 경사진 무대를 넘어질 듯 숨 가쁘게 뛰어다니고, 무대 왼편에 불안하게 설치된 비대칭의 철제구조물에 매달려 고통스러워하는 보이첵의 신체연기는 억압받고 멸시당하는 그의 존재를 효과적으로 시각화한다. 그런데 이러한 보이첵의 비극은 비록 그 성격이 매우 다르긴 하지만 다른 인물들에게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다시 말해 부드소프는 유물론적 관점에서 전형적 인물들을 내세워 계급간의 억압과 갈등을 부각시키면서도, 한걸음 나아가 비록 형태는 다를지언정 이 인물들 모두가 안고 있는 내면적 소외와 불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결과 늘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대위에게서는 그의 "가짜도덕 Scheinmoral"의 실체를 은폐하기 위해 끝없이 횡설수설 할 수밖에 없는 불안감이 느껴진다. 몸에 착 달라붙는 노란색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등장해 운동을 하는 의사는, 그가 원래부터 지녔던 "허풍장이"의 면모를 훨씬 뛰어넘어 가련한 광대로까지 희화화되면서 진한 연민조차 자아낸다.
원작과 달리 백치 카알을 극중 해설자로 설정한 것은 이 공연이 갖는 또 다른 특징이다. 그는 장면의 전환을 알리면서 극히 제한된 대사와 다양한 신체동작을 통해 장면의 핵심적 내용을 전달한다. 마리가 군악대장의 유혹에 빠진 장면에서 그가 혼자 몸으로 그로테스크하게 구현해내는 성행위 장면이나 그때그때 불안하게 비틀어진 몸동작은, 마리는 물론이고 그로 인해 장차 보이첵이 겪게 될 혼란과 고통, 분노와 슬픔을 형상화한다. 에필로그에서 그는 사람 크기의 머리가 없는 검정색 인형을 품에 안고 춤을 추다가 바닥에 세게 내팽겨쳐버렸다가 다시 집어들어 허공에 매달아두는데, 그의 이러한 신체연기는 보이첵의 비극적 운명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프롤로그와 비슷하게 구성된 에필로그에서도 모든 인물들은 탱고 음악에 맞추어 난장에 가까운 춤을 춘다. 그러나 보이첵의 살인 뒤에 이어지는 이 장면은 프롤로그 보다 더 비극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파르게 경사진 무대 위에서 춤을 추며 축제를 즐기는 인물들은 모두 중심을 잃은 현대인의 자화상에 다름 아니다. 그들이 벗어서 사람인양 품에 안고 춤을 추는 코트는 몸이라는 실체를 담지 않은 빈껍데기로서, 인간성이 상실된 소외된 인간과 세계의 슬픈 모습인 것이다.
Ⅳ. 결론
20세기 초반 유럽에서는 그때까지 전해져오던 인식과, 사유 그리고 행위의 방식들은 급격한 회의의 대상이 되었으며, 그 결과 전혀 다른 모델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급격한 문화적 전환이 가져온 변화는 특히 지각과 언어 그리고 육체의 영역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이러한 전환은 다른 예술장르와 마찬가지로 연극이 언어를 통한 재현과 모사라는 기존의 전통적 틀로부터 벗어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특히 배우의 몸을 일차적 표현수단으로 삼는 연극은 다른 어느 예술에서보다 더 전통적 이데올로기 속에 갇혀 있던 몸을 해방시켜 그 속에서 현대세계에 대한 새로운 표현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렇게 새로운 연극적 언어로 부상한 몸은 더 이상 생물학적 객체가 아니라, 신체와 정신이 유기적으로 합쳐진 인식과 표현의 중요한 토대이자 해석의 근거가 된다. 이와 더불어 현대연극은 수동적인 환유의 차원에 머물던 무대 위의 다양한 물체들에게 새로운 은유와 상징 그리고 더 나아가 대상으로부터 분리된 전혀 새로운 생산적 의미를 부여한다. 이는 연극이 더 이상 환상이 아니라 연극 자체임을 중시하는 공연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대연극이 추구하는 연극성이란, 연극에서 기존의 언어를 빼버린 것, 경우에 따라 비록 글로 씌어진 텍스트에서 출발할지라도 무대 위에서 그 물질적 질감을 토대로 새롭게 구축되는 기호들과 감각들의 두께인 것이다.
희곡텍스트가 아닌 공연으로 그 중심을 이동한 현대연극의 흐름 속에서 뷔히너의 희곡 보이첵은, 수많은 연출가에 의해, 무수한 언어로 다르게 해석되어 다양한 모습으로 공연되었고 현재에도 공연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배우의 몸과 다양한 오브제들을 통한 해석의 시도는 보이첵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작품을 관통하는 인물들의 소외와 불안, 광기는 다양한 연극언어를 통해 공간 속에서 새로운 질감으로 독특하게 표현된다. 이러한 공연들은 원작의 훼손 내지 파괴로 섣불리 간주되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오히려 원작이 담고 있는 사상적, 미학적 깊이를 새로운 연극언어를 통해 확장시킴으로써, 언어가 담지 못한 보다 심오한 의미를 감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연의 성패를 떠나 매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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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5.11.14
  • 저작시기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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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3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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