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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군 도양읍 녹동항으로부터 5백m 거리에 있는 1백50만평 넓이의 자그마한 섬이다. 녹동항에서 소록도만을 오고 가는 페리형 도선은 오르는가 싶으면 어느새 건너편 잔교에 가 닿는다. 작은 사슴 모양을 닮았다 해서 이름이 붙은 소록도를 처음 찾는 이들을 맞는 것은 선착장에 세워진 시멘트 구조물이다. 흰 바탕에 검은색 세로 글씨로 쓰여 있으되, `한센병은 낫는다.' 일곱 글자로 이루어진 이 짧은 문장에는 얼마나 많은 이들의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 갈구와 체념이 담겨 있을 것인가. 소록도는 크게 보아 관사지대와 병사지대로 나뉘지만 양쪽을 가르던 철조망과 감시소는 없어진 지 오래다. 많을 때는 5천~6천명에 이르렀다는 환자는 지금은 1천58명이 남아 있다. 남아 있는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9살로 최근엔 해마다 50명 가량이 세상을 뜨고 있다.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섬 소록도는 순전히 환자들의 치료와 생활 공간으로만 쓰이고 있어 자연이 잘 보존돼 있는 편이다. 섬 한가운데의 중앙공원은 그 아름다운 자연에 적절한 인공미가 더해진 소록도 최고의 명물이다. 멋진 소나무와 향나무들이 잘 깎인 잔디와 조화를 이룬 6천평 넓이의 공원에서 그러나 환자들의 모습을 보기는 어려웠다.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은 최근에 읽은 책 중 나의 마음에 가장 와 닿는 책이다. 책을 읽고 난 느낌을 지금까지 경황없이 써보았는데 아직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을 제대로 읽었다는 느낌이 안 든다. 몇 번이고 다시 읽어야겠다. 그리고 만족할 만한 대답을 내 스스로 구하기 전까지는 ‘당신들의 천국’을 꿈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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