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 절망과 어둠의 시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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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기형도, 절망과 어둠의 시세계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Ⅰ. 들어가며
1. 시인 기형도
2. 연구사 검토 및 연구목적

Ⅱ. 기형도의 삶과 작품
1. 유년시절의 기억
2. 누이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
3. 사랑에 대한 시련

Ⅲ. 기형도 시의 특징
1. 절망의 필연성(必然性) : ‘죽음’ 대신 ‘詩作’을 택하다
2. 절망의 공유(共有) : 시인과 독자의 ‘기억할 만한 지나침’
3. 첫 번째 절망: 방향성의 상실
4. 두 번째 절망: 인간성의 상실

Ⅳ. 나오며

참고문헌

본문내용

을 피해’ 무의미한 삶을 지속시키고 있던 시인은 ‘오르기 위해서 떨어지는’ 고드름의 모습을 보고 모순을 느낀다. 고드름은 거꾸로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채 녹아서 아래로 떨어지는 그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만 다시 하늘로 올라갈 수 있다. 고드름은 하늘로 올라가고자 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견디고 있는 ‘꿈의 뼈’인 것이다. 다시 하늘로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무서운 방향을 향한 채 밤새도록 계속되는 기다림도 ‘기쁨을 숨긴’ 공포일 수 있다. 이렇게 밤새 창문에 매달려 오랜 기다림 끝에 고드름이 물의 날개를 달고 떠오르듯이, 공이 바닥에 힘껏 부딪쳐야만 다시 튀어오를 수 있듯이, 우리도 ‘냉각된 꿈’ 속을 참고 오래도록 뒤척이면, 완전한 절망 뒤에는 반드시 진실로 꿈꿀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이 시 속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나에게는 낡은 악기가 하나 있다. 여섯 개의 줄이 모두 끊어져 나는 오래 전부터 그 기타를 사용하지 않는다. (한때 나의 슬픔과 격정들을 오선지 위로 데리고 가 부드러운 음자리로 배열해주던) 알 수 없는 일이 있다. 가끔씩 어둡고 텅빈 방에 홀로 있을 때 그 기타에서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 나는 경악한다. 그러나 나의 감각들은 힘센 기억들을 품고 있다. 나에게는 낡은 악기가 하나 있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가끔씩 어둡고 텅 빈 희망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 이상한 연주를 들으면서 어떨 때는 내 몸의 전부가 어둠 속에서 가볍게 튕겨지는 때도 있다.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는 푸른색이다.
어떤 먼지도 그것의 색깔을 바꾸지 못한다.
-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 -
이 시에서도 역시 희망의 존재가 드러나는데, ‘기타’가 의미하는 것이 바로 ‘희망’이다. 희망을 믿으며 살던 시절에는 슬픔과 격정들도 부드럽게 치유될 수가 있었다. 그런데 기타는 이제 여섯 개의 줄이 모두 끊어져 사용한지가 오래되었다. 이것은 꿈이 좌절된 삶을 나타낸다. 그러나 시인은 이 낡은 악기를 버리지 않았다. 낡았지만 그의 방안에 여전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끔씩 줄이 끊어져버린 기타에서 아름다운 소리를 듣는 경험을 통해, 희망은 그 빛을 잃었지만 그의 마음 한 구석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것이 ‘어둡고 텅 빈 희망’이라 할지라도, 그의 몸 전부를 어둠 속에서 가볍게 튕기게 할 수 있는 저력을 지닌 희망이 아직 그에게 있다. 푸른색 종이가 먼지를 뒤집어썼다고 해도 원래의 빛깔이 푸른색인 것에는 변함이 없듯이, 그의 희망이 좌절을 겪으면서 낡고 고장 났다 할지라도 그 존재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줄이 끊어진 기타가 연주를 했던 것처럼 완전히 좌절되었다고 생각한 희망도 언젠가 다시 어둠 속의 그를 위해 연주를 시작할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시 「식목제(植木祭)」의 한 대목을 살펴보자.
희망도 절망도 같은 줄기가 틔우는 작은 이파리일 뿐, 그리하여 나는 살아가리라…
- 식목제(植木祭) 中 -
비로소 시인은 희망과 절망이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줄기’에서 나오는 것임을 깨닫는다. 지금 당장은 완전한 절망에 빠져있다 하더라도 인간은 필연적으로 다시 희망하게 될 것이고, 또 그로인해 삶을 지속시키게 될 것이다. 인간은 이렇듯 절망과 희망을 오가며 살아가는 존재인 것이다.
Ⅳ. 나오며
우리가 그동안 접해본 ‘시’라는 존재는 거의 대부분 삶에 대한 희망 그리고 사랑과 삶을 노래했다. 하지만 기형도 시인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뒤집었다. 이토록 처절하게 죽음과 정면으로 맞닥뜨릴 수 있음을, 그것을 시로 말할 수 있음을 본 것이다. 대부분의 시인들이 현실이 불행할지라도 미래를 바라보고 희망을 이야기 할 때, 그는 존재하는 그대로의 고통과 절망을 박재해 놓았던 것이다. 가장 아프고 슬프도록 솔직한 그의 작품들은 고통스러웠지만 애써 모른척하고 저 밑바닥에 감춰왔던 아픈 부분들을 알려주는 의사처럼 순간순간 상처를 인식 시켜준다.
기형도는 결핍된 존재인 인간이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 느낄 수밖에 없는 절망을 너무나 철저하게 인식한 시인이었다. 희망이 좌절된 인간의 방향성 상실이 그의 첫 번째 절망이었고, 도시적 공간에서의 비인간적인 삶은 그에게 절망의 무게를 가중시키는 두 번째 절망의 요소였다. 절망 속에서 죽음 대신 써내려 간 그의 시에는 고통과 체념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이러한 그의 시는 이 땅 위에 비슷한 절망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읽혀져 그들과 함께 아파한다. 그의 시는 마치 우리가 힘들 때 함께 고민하고 서로에게 의지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친구 같다. 그리고 그 친구는 완전한 절망 속에서도 차마 놓아버리지 못했던 희망을 발견하고 다시 꿈꾸며 살아가기 위한 고된 기다림을 함께 견뎌낼 친구이기도 하다.
어쩌면 ‘요절’이라는, 그리고 ‘미완’이라는 것이 그의 시에 대해 더 매혹되게 하는지도 모른다. 기형도, 그는 죽었지만 그의 시는 이렇게 우리 곁에 남아 여전히 아픈 숨을 내쉬고 있다. 그의 시는 시대를 초월해 이 땅의 길 잃은 사람들과 아픔을 공유할 것이고 함께 울어줄 것이다. 세상에 대해 거짓말하지 않을 수 있는 무서운 용기, 그리고 처절한 절망과 가난, 내적 갈등을 섬세한 언어로 포착해 낯설고 딱딱한 모습으로 풍요롭게 꾸며놓은 기형도는 우리의 기억 속에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
참고문헌
김현, 「영원히 닫힌 빈방의 체험」, 『입 속의 검은 잎』, 문학과 지성사, 1989.
김경복,「유배된 자의 존재 시학」,『문학과 비평』, 1991년 봄.
기형도, 『기형도 전집』, 문학과 지성사, 1999.
남진우,「숲으로 된 푸른 성벽」,『사랑을 읽고 나는 쓰네』, 솔, 1994.
박철화,「집 없는 자의 길찾기, 혹은 죽음」, 『문학과 사회』, 1989년 가을.
성석제, 「기형도, 삶의 공간과 추억에 대한 경멸」,『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솔, 1994.
임태우, 「죽음을 마주보는 자의 언어」,『작가세계』, 1991년 가을.
유희석, 「기형도와 1980년대」, 『창작과 비평』, 2003년 겨울.
이명원, 『연옥에서 고고학자처럼』, 새움, 2005.
정효구, 『시 읽는 기쁨』, 작가정신,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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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6.09.10
  • 저작시기20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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