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대표 시인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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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유하

함민복

장정일

하재봉

최승자

최영미

최승호

천양희

최두석

본문내용

가는 인간들의 비극적 삶을 역설과 반어로 나타낸 것이다. 문명의 세속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간 왜곡의 전형적 양상은 물신(物神) 숭배로, 이 시에서 우리는 이 물신 숭배가 빚어낸 극단적인 인간 소외를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거리감으로 인한 단순한 의미의 소외감이 아니라, 영안실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죽음의 비애라든가 엄숙함, 또는 진지함이 전혀 나타나지 않은 데서 비롯되는 인간 왜곡 현상으로서의 극한적 소외이기 때문이다. 시적 화자에 의해 관찰된 영안실 풍경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 풍경은 남편의 죽음인지, 시부모의 죽음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상복 허리춤에 전대를 차고 / 곡하던 여인'이 '늦은 밤 손익을 / 계산하는' 어처구니없는 모습이며, 두 번째 풍경은 영안실을 찾아온 문상객들이 보여 주는, '눈알을 굴리며 고뇌하는 화투꾼들'로서의 모습이다. 주검을 옆에 두고도 슬픔에 잠기지 않는 대신, 오히려 진지한 자세로 부조금을 계산하는 여인의 모습과, '외로운 시체를 위한 밤샘'이 아니라, 문상을 돈버는 기회로 삼고 '잔돈 긁는 재미에 취해 있는‘ 우리 시대의 문상객들을 보여 주는 데 시인은 조금도 인색하지 않다. 이러한 극단적 인간 왜곡을 보여 주면서도 시인은 그 추악한 세속적 욕망의 인간 소외를 증오하기보다는 오히려 '서늘한 / 허'를 느끼고 있다. 그것도 죽은 자에서가 아니라, 산 자에게서 느끼는 허전함이라는 데서 이 시인이 추구하는 문명 비판의 시 세계가 허무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와 아울러 죽음이라는 자연적 현상을 생전에 '끌어 모은 것들을 다 빼앗기'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는 시인은 나아가 '큰 도적에게 큰 슬픔이 있으리라'라는 극단적인 역설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므로 세속적인 욕망을 이루기 위해 평생을 그것과 싸울 수밖에 없었던 인간에게 있어 죽음은 생의 마지막 귀결점이 아니라, 육신의 '짐'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거룩한 출발점으로 인식하는 이 시인에게서 우리는 왜곡된 인간 존재의 슬픈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천양희
작가소개
1942년 부산에서 태어났고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1965년 박두진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화음」,「아침」이 실리면서 등단했다. 작품집으로는 『신이 우리에게 묻는다면』,『사람 그리운 도시』,『하루치의 희망』,『마음의 수수밭』등이 있다.
한계
한밤중에 혼자
깨어 있으면
세상의
온도가 내려간다.
간간이
늑골 사이로
추위가 몰려 온다.
등산도 하지 않고
땀 한 번 안 흘리고
내 속에서 마주치는
한계령 바람소리.
다 불어 버려
갈 곳이 없다.
머물지도 떠나지도 못한다.
언 몸 그대로 눈보라 속에 놓인다.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일상적인 소재를 선택하여 간단하면서도 적절한 비유로 자신의 내면세계를 한계령에 비유하여 형상화한 작품이다. 한계령은 강원도 인제군과 양양군 사이에 있는 해발 1,000m가 넘는 큰 고개로, 설악산의 남쪽에 있다. 원명(原名)은 차가운 계곡이란 뜻의 ‘한계(寒溪)’이나 시인은 이를 ‘한계(限界)’로 치환하여 극한적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눈보라 치는 한계령은 더 나아갈 곳도 없고 물러설 곳도 없는 극한 상황을 뜻한다. 시인은 ‘한밤중’에 ‘혼자’ 있다가 고독한 자기 존재를 만나는 것을, 한계령 정상 눈보라 속에 놓이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시의 주제는 존재의 한계와 마주친 인간의 서늘한 내면 풍경이라고 할 수 있다.
최두석
작가소개
1956년 나주 출생으로 서울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0년 ≪심상≫에 「김통정」을 발표하여 등단했고 작품집으로는 『대꽃』,『임진강』,『성에꽃』,『꽃에게 길을 묻다』등이 있다.
성에꽃
새벽 시내 버스는
차창에 웬 찬란한 치장을 하고 달린다
엄동 혹한일수록
선연히 피는 성에꽃
어제 이 버스를 탔던
처녀 총각 아이 어른
미용사 외판원 파출부 실업자의
입김과 숨결이
간밤에 은밀히 만나 피워낸
번뜩이는 기막힌 아름다움
나는 무슨 전람회에 온 듯
자리를 옮겨 다니며 보고
다시 꽃이파리 하나, 섬세하고도
차가운 아름다움에 취한다
어느 누구의 막막한 한숨이던가
어떤 더운 가슴이 토해 낸 정열의 숨결이던가
일없이 정성스레 입김으로 손가락으로
성에꽃 한 잎 지우고
이마를 대고 본다
덜컹거리는 창에 어리는 푸석한 얼굴
오랫동안 함께 길을 걸었으나
지금은 면회마저 금지된 친구여
핵심정리
어조 : 우울한 사회 현실을 노래하는 낮고 잔잔한 어조
주제 : 80년대의 시대적인 아픔, 동시대 서민들의 삶에 대한 애정
어둡고 고통스런 사회 현실과 서민들의 남루한 삶
이해와 감상
이 시의 화자는 추운 날 새벽 차창에 서리는 성에꽃을 바라보면서 이 버스를 타고 다녔을 무수한 이웃들을 생각하고 있다. 도시 변두리에서 가난한 삶을 영위하면서 살아가는 이웃들의 모습을 하나씩 떠올려 볼수록 그들에 대한 연민이 깊어만 간다. 그 연민은 차츰 그들이 모두 함께 힘겹게 그러나 정직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공동체 의식으로 확대되어 간다. 마침내 이 정직한 삶을 방해하던 것들에 맞서 몸을 던진 친구까지, 우리 모두 현실의 모순을 뚫고 나아가는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이 시에서 성에꽃은 그것이 지워지고 난 자리에 비치는 시적 화자의 얼굴로, 다시 자신과 함께 민주화 운동을 하던 친구로 이미지가 전이되는 객관적 상관물로서, '엄동 혹한일수록 / 선연히 피는 성에꽃'의 구절과 '다시 꽃 이파리 하나, 섬세하고도 / 차가운 아름다움에 취한다'에서 역설적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어느 누구의 막막한 한숨이던가 / 어떤 더운 가슴이 토해 낸 정열의 숨결이던가'에서는 그 의미가 친구에서 서민들로까지 확장된다.
친구에 대한 의미는 마지막 구절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오랫동안 함께 길을 걸었으나 / 지금은 면회마저 금지된 친구여'에서 친구가 같은 삶(민주화 운동)의 여정을 걸어 왔으나 암담한 사회적 상황으로 인하여 현재 옥살이를 하고 있음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이 시는 이렇듯 소외된 자리에서 ‘푸석한 얼굴’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연대감을 서둘거나 외치지 않고 조용하고 푸근한 어조로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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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7.05.09
  • 저작시기20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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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408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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