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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가득 덮은 그 녹꽃에 가려 내가 보이지 않아서였을 거야. 세상을 녹꽃이 뒤덮어 버리게 된 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몰래 생채기를 냈기 때문일 거고, 그 상처에 바람이 닿았기 때문일 거고, 파슬파슬한 붉은 가루가 땅에 떨어져서 마침내 꽃을 피웠기 때문일 거야. 베어지지도 않고 썩어 넘어지지도 않는 붉은 꽃, 쇠꽃을 말이야. -『쇠꽃』10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