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뮈의 이방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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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없음

본문내용

다.
하나의 범죄를 논단하기 위해 얼마나 그럴듯한 설명으로 범인을 단죄하는가. 그 논고의 합리성이 사실을 말해주는 것인가. 어떤 경우도 설명으로 사실을 대치할 수는 없다. 선악의 가치, 도덕과 윤리가 전면에 얼굴을 내밀면서 생명을 죽음으로 내몬다. 정오의 태양이 내리쬐는 순간 얼굴에서는 땀이 흐르고 견딜 수 없는 더위에 순간 방아쇠를 당기고 있는 것은 바로 그같은 도덕과 윤리의 태양(당시 프랑스 사람들의 아랍인들에 대한 편견(?))이 무심코 아랍인을 죽이고 있는 것의 상징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방인으로 전락해 있는 뫼르소조차 뜨거운 태양의 뙤약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이것이 뫼르소의 이중구조이기도 하다. 설명의 세계는, 끊임없이 설명을 요구하는 세계는 그러므로 사망의 세계이다. 생명은 설명될 수 없다. 생명은 단지 전달되고 꿈틀댈 뿐이다. 더구나 이를 논리의 구조에 담아보려는 것, 그것이 타락이다. 인간은 곧 논리의 구조에 미혹되어 있다. 무엇이든 설명하려는 것이다. 그 설명을 바탕으로 문명의 바벨탑은 쌓아 올려진다. 그것은 모든 생명을 몰아낸다. 경건한 그리스도인을 자부하는 판사가 뫼르소를 ‘적그리스도 양반’이라고 비아냥대고 있지만, 까뮈는 도리어 뫼르소에게서 그리스도를 묘사하려 한다. 그리스도는 유대인의 옷은 입었지만 유대인들에게는 ‘이방인’인 셈이다. 체제를 따를 수 없는, 체제로부터 전락한 존재다. 로마법정은 그를 단두대가 아닌 십자가형을 언도하고 있다. 까뮈는 뫼르소에게서 오늘날의 그리스도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소외된 이방인의 모습으로 말이다.
물론 까뮈에게 투영된 그리스도관이긴 하지만, 그래서 까뮈의 그리스도에 대한 이해에 이의를 달아볼 수도 있겠으나 그는 소설속에서 그리스도의 한측면을 그렇게 나타내보고 싶었던 것이다.
뫼르소의 고백처럼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람들은 중요한 것이 너무 많다. 사람들은 의미를 찾아서 산다. 그 의미가 의미없어지기 전에 인간은 결코 안식할 수 없다. 의미를 좇아서 수고를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의미 있음’이 그대를 지배하고 있는 동안, 그것은 그대 자신의 에고의 몸짓일 뿐, 그리스도의 거룩이 깃들일 공간은 없다. 그대의 ‘그 의미하는 바’가 곧 그대 안의 생명을 내몰고 그대를 ‘의미 있는 것의 노예’로 만든다. 그것이 비록 ‘생명’이라는 이름을 뒤집어 쓰고 있다해도 그것은 생명을 노략하는 양의 털옷을 입고 있는 이리일 뿐이다. 우리는 다만 ‘의미 있음’을 따라서 사는 것이 아니라, 오늘 내게 주어진 삶이 바로 지금 이것이기 때문에 ‘의미 있음’과 상관없이 온몸으로 살 수 있다. 아니 다른 방법이 없지 않은가. 그대는, 지금 바로 그 일을 하라. 그것이 그대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혹자는 의미없는 삶은 곧 죽은 삶이라고 말하려 할 것이다. 의미없음조차 사실은 의미이다. 곧 의미와 무의미를 떠난 삶이 오늘 내게 주어진 온 몸으로 살아낼 수 있는 ‘지금 바로 여기’ 아니겠는가. 의미에 매몰된 삶은 의미 없으면 아무일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의미로부터 자유롭다면 자신에게 다가오는 삶은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의미와 상관없이 살아 낼 수 있다. 비로소 죽음의 태양 때문이 아니라 자체의 동인 곧 사랑의 힘에 의해 살 수 있다. 의미있음과 없음을 기준으로 삶을 저울질하는 재판관의 일도 멈춘다. 성경이 말하고, 바울이 말하고 그리스도가 계시해주고 간 ‘사랑’은 바로 거기가 출발선이다. 그 외의 모든 것은 역시 자신의 기운으로 에고를 행복하게 하기 위한 몸짓일 뿐이다. 그같은 것이 뫼르소로 하여금 자신의 사형집행 날에 대한 담담한 마지막 독백을 가능 하게하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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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8페이지
  • 등록일2009.03.24
  • 저작시기2009.3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52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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