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를 준비시킨 헬라

목차

1. 로마의 통치와 헬라 문명

1) 헬레니즘의 이상과 현실

2) 그리스 철학

2. 기독교를 탄생시키기 위한 지적인 준비: 헬라 세계

3. 로마 제국과 유대인들

본문내용

간처럼 보인다. 또 그들은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의례에 반드시 참여해야만 하는 국가관리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때론 이러한 두 측면이 충돌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기원전 65년에 로마 장군 폼페이우스는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예루살렘을 정복할 수 있었는데, 왜냐하면 공교롭게도 예루살렘을 공격한 날이 안식일로 유대인들이 율법을 지키기 위해 무기를 들거나 전투에 참가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활동을 역사로 보았다. 다시 말해 과거는 무의미한 사건들로 구성된 역사가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유감없이 펼쳐진 역사로 본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계획 속에는 미래에 대한 청시진과 지침들이 암호처럼 포함되어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미래를 보여준다는 청사진이나 암호를 발견해내기란 쉽지 않기에, 이를 발견하려는 시도들이 끓임 없이 등장하였고 또 서로 자신들이 그 암호를 발견해냈다고 주장한 사람들이 경쟁하듯이 나타났다. 다시 말해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과거를 어떻게 해석하고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며, 바로 이 순간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을 해왔던 민족이다. 유대인들의 사상은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했지만 이상하게도 변덕이 심했고 하나로 결집되지 못했다. 유대 정치는 한마디로 분열과 파당의 정치였다. 마카비 혁명 이후에 유대인들은 왕정을 유지하였다. 유대인의 왕들은 대개 대제사장직을 겸직했는데, 당시 세력을 확장하고 있던 로마 제국의 일에 인정을 받기도 하였다. 유대인들은 성경 해석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이와 같은 논쟁의 정부정책이나 왕위 계승문제, 기리고 왕의 자격조건이나 혈통문제 등에 관해 서로 화해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만들었다. 당시 유대 제사장 그룹과 유대 사회 내부에는 로마를 우호적으로 보려는 흐름이 강하게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우호적인 분위기는 폼페이우스의 침임(기원전 65년)을 초래하고 말았다.
정치구조가 안정되었다면 유대인들은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실은 그러하지 못했다. 로마 제국의 지배를 받던 민족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으며, 로마 또한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각 민족의 고유한 문화를 인정해 주었다. 식민지를 통치하는 데에도 이러한 원리가 응용되어, 그 지역 출신들 중에서 로마와 친분이 있는 ‘유력한 일물’을 택해 그에게 그 지역의 법률과 관습에 따라 백성들을 다스리게 했다. 이런 원리에 따라 유대 지방은 시리아의 관할 아래 안디옥에 주둔하고 있던 총독의 지배를 받았고, 그 밑에서 유대 지역을 다스리던 통치자는 ‘왕’으로 인정받기도 하였다. 기원전 43년 헤롯은 유대 지방의 통치자로 임명을 받았고, 이로부터 4년 후에는 ‘유대인의 왕’으로 확정됨과 동시에 로마의 승인과 보호를 받게 되었다. 헤롯은 로마로부터 상당한 신임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세 아들, 즉 아켈라오, 헤롯 빌립, 그리고 헤롯 안티파스가 자신이 죽은 후에 유대 지방을 통치하게 될 것이라는 헤롯의 계획을 로마가 흔쾌히 용인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헤롯의 이 같은 계획은 실현되지 못하였다. 6년부터 로마의 직접 통치를 받게 되어 로마에서 파견한 총독이 유대 지역을 지배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60년대에 이르러 이스라엘에서는 재앙에 가까운 폭동과 반란이 일어나면서 유혈 보복이 되풀이 되었으며, 피의 보복이라는 악순환이 계속 된 끝에 결국 로마 제국은 예루살렘을 침공하여 완전히 폐허로 만들어 버렸다. 이때부터 예루살렘은 이교도의 도시가 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 제국은 결코 이스라엘을 정복하지는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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