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악

목차

1.이용악의 생애

2.이용악의 작품세계

3. 「풀벌레소리 가득차 있었다」

본문내용

’과도 호응하는데 설렁거리는 바람이 환기시키는 서늘한 밤의 이미지와도 상통한다. 아버지의 일생을 조영하는 러시아의 정경들은 아버지의 삶을 암시하는 상징으로 또한 실제의 고단한 삶의 양 측면으로 읽혀진다. 그러나 이제 아버지는 그 모든 것을 ‘완전히’ 잊었다.
3연에서 ‘다시 뜨시잔는 두눈’과 ‘아모 말 업시’는 아버지의 죽음을 재확인하고 재차 강조한다.
4연에서 시적 화자의 울음을 ‘다아’울어도 멈춰지지 않는 곡(哭)은 풀벌레의 울음 속에서 설움의 파고를 최대한 높인다.
이시는 이렇듯 극단적인 강조 및 부정의 어휘와 ‘울음’이라는 감정적 어휘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편적 공감을 획득하고 있는데 이것은 사건의 세밀한 묘사와 관련있다하겠다. 구체적인 시간과 공간 그리고 죽음으로 변한 아버지의 모습에 대한 묘사들, 이를테면 뜨지 않는 두 눈과 목침을 반듯이 벤 모습, 차가워지는 손발과 핏기 잃은 입술 그 위에 덮여지는 무명천 등의 묘사들이 그렇다 또한 아버지의 죽음에 모든 감각을 동원한 표현도 객관성 획득에 기여한다. 울음소리, 가득 찬 풀벌레 소리 등의 청각적 이미지, 꿈의 꽃봉오리와 붉음과 심장의 정지를 가르치는 입술에서 상기되는 푸름 그것을 덮은 눈빛 무명의 그토록 희디흰 빛의 시각적 이미지, 얼음장처럼 식어가는 시신에서 느껴지는 촉각적 이미지 등은 죽음의 정밀묘사에 입체감을 부여한다. 이시는 이후로 전개되는 ‘가난’의 이미지가 두드러지는 시들의 모티브 역할 이용악에게 있어서 아버지의 죽음이 갖는 의미가 그의 성장기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각별했다는 것은 제 3시집 『오랑캐꽃』에 실린 「달 있는 제사」와 「다리 우에서」가 모두 아버지의 제사를 소재로 한 작품임을 볼 때 알 수 있다.
을 하고 있기도 하다 『북방의 시인 이용악』, 이경희, 국학자료원, 2007,P.7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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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용악의 초기시에서 볼 수 있는 표현상의 특징으로 현실적 체험의 서사적 대상화와 화자의 담담한 어조를 통한 대상의 객관적 형상화는 그의 시에서 나타나는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를 개인적인 자의식의 분출이 아닌 시대적 비극성의 형상으로 인식하게끔 한다. 그리하여 이러한 개인적 체험의 편린들이 고향을 떠나 유랑하는 당대 우리 민족 구성원들의 현실적 모습으로 확산되어 시적 전형성을 확보할 때, 그의 시는 리얼리즘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국 현대시와 비판정신』, 박윤우, 국학자료원, 2006,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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