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영국 소설문학 - 문명인 로빈슨 크루소의 정체성과 타자 지배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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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영국 소설문학 - 문명인 로빈슨 크루소의 정체성과 타자 지배 논리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I. 서론

르네상스 이후 무너진 기독교 일원론을 대체하며 등장한 이성과 합리에 대한 고찰은 유럽의 지성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이성에 의해 증명될 수 없는 모든 것들을 배제한 채, 유럽인들은 신보다는 인간의 능력과 과학의 힘을 신뢰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은 18세기 계몽사상의 태동으로 이어져 북서유럽 강대국의 식민지 지배를 합리화하는 이데올로기로 자리매김한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는 종교를 기준으로 유럽과 비 유럽을 구분하였다. 그러나 18세기에 이르러 "‘이교도’ 혹은 ‘이방인’이라는 종교적 개념으로 규정되어 오던 기독교 유럽의 타자가 여러 형태의 ‘과학적인’ 원주민 연구를 통해 ‘원시인’, ‘미개인’, ‘야만인’ 등의 비종교적 개념으로 세분화 되었다." (이경원 180) Duara에 의하면 문명은 타자로부터 자신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사용되며 이러한 관점에서, 문명은 제국주의와 종종 융합되거나 닮아 있을 수 있다고 한다.(Duara, 1-2) 유럽인들에게 있어서 타자인 미개인을 지배하는 것은 문명인으로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방법이었으며, 교화의 측면에서 그들의 종교적, 윤리적 정당성에 합치하는 일이었다.
17~18세기 영국의 변혁기를 거쳐온 청교도 부르주아 지식인이었던 다니엘 드포(Daniel Defoe)는 그의 소설 『로빈슨 크루소(Robinson Crusoe)』에서, 가장 비 문명적인 공간에 고립된 ‘미개한 문명인’ 크루소를 탄생시켰다. 열병을 겪은 뒤 크루소는 “내가 지금껏 봐왔던 이 땅과 바다는 무엇이며, 무엇으로부터 만들어 졌는가? 그리고 나와 다른 생명들은 무엇인가? 야생이든 길들여졌든, 인간이든 짐승이든, 우리는 어디서 온 것일까?”(74) 라는 의문을 갖는다. 이것은 그의 섬 생활이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함께 시작됨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부분이다. 인간과 짐승의 경계, 문명과 야만의 경계에 선 그에게 영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야만인들이 섬에 도착하기 전에는 몇몇 동물을 제외하고는 타자로 규정될 수 있는 존재가 아무도 없었기에 이항대립에 따른 그의 자아 역시 규정될 수 없었다. 그래서 타자에 의해서가 아닌,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 자체를 문명화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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