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오래된 미래, 그리고 우리의 미래 : <오래된 미래>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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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었다. 한비야씨는 조금 생각하더니 곧바로 대답했다. “위험은 문명사회에 있는 것이지, 비문명사회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래된 미래: 라다크로부터 배우다>를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기술이 개발되고 내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해줄 수 있는 것들이 생겨나고, 부자가 된다면 나는 행복할 수 있을 까? 정답은 ‘아니다’였다. 물론 이 대답도 절대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적인 기술적 진보만이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는 없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전통사회의 라다크를 보면서, 많은 부분에서 부러웠다. 나는 그들보다 더 맛있는 음식을 쉽게, 많이 먹을 수 있고, 예쁜 옷도 사 입을 수 있고, 빨래도 세탁기가 알아서 해준다. 추운 겨울에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고, 멀리 있는 곳도 자동차를 통해 빨리 갈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들보다 뭔가가 부족한 것만 같은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나는 숨 가쁘게 현실에 맞춰가기 위해 ‘행복’이라는 중요한 부분을 잃고 살아온 것이다. 남들보다 앞서가기 위해 무한 경쟁체제에서 싸우고, 뒤쳐진 사람들에게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못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이런 나에게 라다크는 하나의 충격이나 마찬가지였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그들에게 나는 얼마나 우스운 사람이었을 까. 괜시리 마음이 무거워지고, 반성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은 당연한 것이었다.
부자만 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어떠한 고민거리도 없이 잘 살 수 있으리란 나의 생각 역시 너무 바보 같았다. 진정한 행복은 물질적 풍요가 아닌 정신적, 사회적 안정감에서 비롯된다는 걸 깨달았다. 행복은 돈으로는 살 수 없다는 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을 경제적인 부분과 물질적인 부분만으로 바라보기엔, 이 곳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더 이상 개발 없이는 만족감을 얻을 수 없는 곳처럼 보인다. 그리고 개발만이 모든 걸 해결해 줄 수 있는 만능 해결책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무책임하고 난잡한 개발은 정신적인 풍요를 앗아가고 전통을 해할 수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겠다. 각자가 살아가고 있는 지역의 다양성에 맞는 개발은 보다 우리를 발전시킬 수 있지만, 지금처럼 획일화된 개발이 계속될 경우 엄청난 혼란속에 빠지게 될 것이다. 더욱 무서운 것은 이러한 혼란은 마치 개발 때문이 아닌 우리 스스로의 내부 문제 때문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전부터 사회에 존재했던 문제가 그 동안 막혀 있다가, 한 번에 터진 것 뿐이라는 시각은 상황만 악화시킬 뿐이다.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 분석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에겐 반개발과 함께 정신적인 풍요로움과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한 것이 아닐 까.
부탄은 서구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GDP가 2000달러가 채 되지 않는 경제지수 122위의 가난한 나라다. 그렇지만 행복지수로는 세계 8위를 자랑하는, 국민들이 행복한 나라이다. 이에 반해 우리 나라는 GDP가 1조원이 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로 평가했을 때는 겨우 68위에 그쳤다. 개발을 하고, 기술적 진보를 거치고, 경제적인 부를 획득한다고 해서 행복해 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인간이라면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은 너무 경제적인 안정을 획득하는 데 집중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문이 든다. 남들과 경쟁하고 항상 욕구에 목말라 하며, 그냥 행복을 바라고만 있지는 않을까? 이러한 사람들에게 나는 라다크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며 경제적인 것만이 모든 걸 이해시키고 포괄시킬 수는 없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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