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각색 -사평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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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소설각색 -사평역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차다, 온다.
아낙네들과 중년여자는 짐꾸러미를 챙기고, 아들은 노인을 등에 업히고, 나머지도 몸을 돌려 세운다. 미친여자도 그 소란통에 부시시 일어난다.
노인 아들 뭐여? 그냥 지나가 버리네잉.
역장 아, 저 기차는 특급열차여유.
중년여자 나 원 참, 좋다가 말았구마이.
전부 허탈한 채 제자리로 돌아간다.
아들 추위에 고생하십니다요.
역장 뭘요. 그나저나 이거 죄송합니다. 기차가 자꾸 늦어지는군요.
아들 눈이 오니까 그렇겠지라우.
역장 (역장, 중년사내에게 다가가며) 선생은 향촌리에 사시우?
중년사내 아, 아님메다.
역장 그래요? 근데 무슨 일로.
중년사내 누굴 찾아왔다가 그만 못 만나고 가는 길임네다.
역장 누굴 찾으시는데? 어디 말씀해 보구려! 이 근처 삼십 리 안팎에 있는 동네라면 내가 다 얼추 아니까. 허허.
중년사내 아, 아님네다. 제가 주소를 잘못 알았소이다.
역장 (고개를 힘없이 떨구며) 아, 그래요...
중년 사내 무대 앞으로 일어나 나가 선다.
중년사내 아, 노모를 만난냐구 (고개를 저으며) 만나지 못했수다. 이 곳에 오기 위해 기차를 타기 전 서울역 앞에서 굴비 한 두름을 샀습네다. 흰 쌀밥에 잘 구운 굴비 한 번 먹고 싶다던 허씨에게 줄 수는 없갔지만은 내래 홀로 산다는 허씨 노모에게 빈손으로 갈 수야 없지 않갔소? 그리고 밤 내내 완행열차로 내려와 오늘 새벽에 사평역에 내려 허씨가 일러 준 대로 그 조그마한 산골 마을을 찾아간 거이지. 허지만 기래 허씨 오마이는 찾을 수 없었수다래. 죽어 묻힌 지 5년이 넘었다고 합디다. 노모 돌아가시고 이듬해 허씨형님두 식솔 데리고 떠난 뒤 소식이 없답디다. 내래 허씨 고향 이래 등 뒤에 두고 돌아서려니 그 마을이 내 고향 같지 않간? 내래 고향이 본디 이북이었지만 피난 통에 가족들과 헤어져 집도 부모도 없이 떠돌아다니며 커 왔수다. (큰 목소리로) 허씨! 당신이나 내래 이제 매양 마찬가지구만. 피차 어디 찾아갈 곳이래 하나 없으니 말이우다. 허지만 그래두 당신이래 나보담 낫지 않간? 그 속이래 있음서 고향을 찾아 나설 수도, 또 그래야 할 필요도 없을 테니 말이우다. 허허허. (뒷머리를 긁적이며 제자리로 돌아가며) 그나저나 난 도대체 이제부터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이디?
역장 이봐요, 젊은이. 추운데 거기 있지 말고 이리 와서 불 좀 쬐구려.
청년 난로 쪽으로 걸어간다.
역장 누구...더라...?
청년 저, 역장님은 잘 모르실 거예요. 고등학교 때 통학하면서 줄곧 뵈었는데... 제 너머 오동삼 씨가 제...
역장 아아, 이제야 알겠네. 자네가 바로 오 씨 큰아들이구먼. 지금 대학에 다닌다면서, 그렇지?
청년 예...
역장 맞아, 작년 여름에 내려왔을 때도 봤었지. 그래, 방학이라서 집에 왔구만.
청년 예...
역장 아믄, 공부 열심히 해서 성공해야지. 뒷바라지하시느라 촌구석에서 뼈빠지게 고생하시는 부모님 호강도 시켜 드리고. 고향에 좋은 일도 많이 해야 하네. 알겠는가.
청년 예...
역장, 청년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 준다.
청년, 무대 앞으로 나선다.
청년 내겐 동생이 다섯이나 있어요. 모두가 국민학교만 겨우 마쳤거나 아직 다니고 있는 중이지요. 나는 우리 집의 유일한 희망이었고, 어김없이 찾아올 밝아오는 새벽이었어요. 그런 부모와 형제들 앞에서 끝내 퇴학당했다는 말을 꺼낼 수가 없었어요. 결국 아무런 얘기도 꺼내 보지 못하고 이젠 누구 하나 찾아갈 사람도 없는 그 거대한 도시를 향해 집을 나섰을 때 저는 하마터면 울음을 터뜨릴 뻔 했어요.
4장 청년의 집 마당 (회상)
청년엄마가 등장한다.
청년엄마 (돈봉투를 내밀며) 자. 이거 받으라이. 느그 아부지가 준 돈은 책값하고 하숙비 빼면 니 쓸 것도 부족하꺼이다.
청년 아, 아닙니다 어무이. 어무이 가지레이.
청년엄마 괜찮다이. 내, 그동안 몰래 너 오면 주라고 모아 둔 돈이니께. 달걀도 모았다가 팔고 동네 밭일 해 주고 품삯 받은 거이다. 아무쪼록 애껴쓰면서, 공부도 좋재만 항상 몸을 살펴야 쓴다이.
청년 엄마, 청년의 대사 중 나가다 멈춰 선다.
청년 동구 밖까지 따라 나온 어머니는 꾸깃꾸깃 때에 절은 돈을 억지로 손에 쥐어 주셨어요. 어머니와 동생들은 마른버짐이 허옇게 핀 얼굴로 그 잘난 대학생이 고개를 꼬박 넘어설 때까지 손을 흔들고 있었어요. 손을...
청년의 엄마가 손을 흔들다 퇴장.
5장 대합실
청년, 자리에 앉는다.
처녀 (처녀, 청년을 흘긋흘긋 쳐다보며) 흥, 대학생? 그까짓 대학생이 무슨 별거라구. 민들레집 근처 대학생놈들은 책가방을 들고 다닌다지만 대체 언제 공부를 하는 줄 모르겠다. 삐끗하면 데모다 시위다 하여 나까지 매운 냄새를 맡게 만들고 장사에 지장이 가고 말이야. 하교시간이면 무슨 뼈빠지는 막노동이라도 종일 하고 온 사람처럼 열나게 술을 퍼마시는 녀석들, 알아듣지도 못할 골치 아픈 얘기 따위나 해 대며 괜스레 진지한 척 애쓰는 배부른 녀석들. 아, 가끔 술값이 모자라 이튿날 아침이면 가방을 잡혀 두고 허겁지겁 돈 구하러 뛰다니는 얼빠진 녀석들도 있었네. 근데 뭐, 그래도 대학생이 부럽긴 부럽더라. 나중에 그럴싸하게 살아갈 것이라는 사실 때문이려나. 저번에 민들레집 계집애들이랑 일 없는 오후에 근처 대학을 놀러갔더니 교문을 들어가기도 전에 수위한테 내쫓김 당했지 뭐야. (짜증스레 벌떡 일어나며) 씨발, 여대생은 얼굴에 금딱지라도 붙이고 다닌다던? 에휴.
아낙네1 (북어포를 찢어주며) 벤벤찮으요만 잡숴들 보실라요. 입이 궁금할 때는 이것도 맛이 괜찮합디다.
역장 (한 조각 받아들며) 고맙긴 하오만, 이렇게 먹어 버리면 뭐 남기나 하겠소?
아낙네1 밑질 때 밑지드라도 먹고 싶을 때는 먹어야지라우. 거시기, 금강산도 식후갱이라 안 합디여. 히히히.
여자와 대학생, 처녀도 한 오라기씩 입에 넣고 있다.
중년여자 북어를 팔러 다니시는가 부죠?
아낙네1 북어뿐 아니라 김, 멸치, 미역 같은 해산물도 갖고 다녀라우. 산골이라 해산물이 귀해서 그런지 사평에 오면 그런대로 사 주는 편입디다.
중년여자 저쪽 아주머니두요? 보따리가 꽤 커보이는데.
아낙네2 아니라우. 나는 옷장사요. 정초도 가까워 오고 해서 애들 옷가지랑 노인네 솜바지 같은 걸 조까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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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19.03.30
  • 저작시기20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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