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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사
본문내용
편으로는 못마땅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나는 풍물굿을 보기 위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전북임실 필봉농악보존회에서 준비한 풍물굿은 정말 나에게 새로운 감흥을 느끼게 해주었다. 풍물굿은 총 4막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동학농민혁명의 전체적인 내용을 배경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 마음이 아팠던 건 태평소 소리였다. 태평소가 길게 울려 퍼질 때의 그 느낌이란, 그렇게 가슴 뛰고, 그렇게 가슴아픈 적이 있었나 할 정도로 내 가슴에 와 닿았다. 너무 처량하게 들리는 태평소의 울음소리는 그 당시 농민들이 고통에 허덕이는 신음소리처럼 들렸고, 빠르게 연주되는 소리는 관리들의 학정에 항거해 일어나는 농민들의 함성처럼 들렸다. 내게는 풍물굿이 그 때 그 곳에 살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그 당시 농민들이 느껴야 했던 아픔과 분노와 절망으로 느껴지는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 예정된 행사일정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면서 오늘 하루 참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는 사실보다 1894년 갑오년 그 당시 농민들이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내게는 더욱 크게 자리잡았다. 좀 더 생각하고, 배우고, 좀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던 이번 답사에 나는 만족감을 느끼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