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텍스트 논술 지도 전략과 실제

목차

1. 왜 고전인가

2. 고전 텍스트 논술 지도 전략

3. 마무리

본문내용

마찬가지다. 직업이 무엇인가에 따라 사람을 보는 시선이 틀려진다. 법원에서 일하는 사람들, 교수, 의사들이라면 탄성과 함께 몸을 굽실댄다. 그러다가도 거리의 환경 미화원이나 공사장에서 막노동 하는 사람들을 대할 땐 상대조차 하려 들지 않는다. 아버지가 환경 미화원이라는 이유로 아버지를 거리에서 외면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왜 우리는 좀 더 넓게 생각하지 못하고 항상 좋은 것만 좋은 것이고, 다른 것은 관심을 멀리 하려 하는 것일까?
학벌이 사람의 인간성을 대신 할 수 없으며 개인의 능력까지 대변해 줄 수는 없다. 아무리 좋은 학교에 들어갔어도 그 사람이 노력하지 않는 이상 그 사람의 능력이 학교 이름처럼 같이 좋아질 수는 없다. 얼만 전 TV에 나온 연대 한 교수가 자신은 지방대 출신이며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개척해 나가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과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직업도 그렇다. 좋은 직업이 아니면 차라리 굶어 죽겠다는 생각만을 한다면 이 사회의 거리는 누가 깨끗이 해 줄 것이며 건물은 누가 짓고 공장 일은 누가 할 것인가? 아마도 거리는 쓰레기로 뒤덮여 발을 딛고 다닐 틈도 찾기 힘들 것이며 집이 없어 거리에서 방황하는 사람들로 가득차게 될 것이고 물건이 만들어지지 않아 시장의 경제 활동이 마비될 것이다. 그런 것을 고려해 보더라도 직업을 가지고 귀천을 따지는 일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큰 것만 소중히 여기고 작은 것을 뒤로 하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똑같이 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지도록 서로 노력해야 한다. 그런 후에야 모두가 충실하게 생활할 수 있으며 바람직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이승진
이 학생은 둘째 단락에서 편견의 예로 학벌과 직업을 들고 있다. 그런데 세 번째 단락에서도 비슷한 차원에서 반복, 부연 설명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체 구성상 균형이 맞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표현 전략 도 중요하다. 분석이나 적용의 내용 못지않게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여 전달하느냐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문장 표현은 단지 형식이 아니다.
슬견설을 보면 客이 개가 몽둥이에 맞아 죽는 광경을 본 후에 다시는 개나 돼지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하자, 주인은 이가 죽는 모습을 보고 다시는 이를 죽이지 않겠다고 반박한다. 客은 나를 놀리느냐고 매우 화를 내지만 주인은 개와 이는 모두 목숨을 가진 귀한 존재이므로 客과 같은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비판한다. 이 이야기에서 客은 단지 개가 덩치가 더 크다는 이유로 개의 죽음만을 불쌍히 여기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인간의 경우에도 똑같은 사례를 접할 수 있다. 히틀러는 게르만족이 지구상에서 제일 위대한 민족이며 유태인은 제일 저급한 쓰레기 민족이라는 전체주의에 빠져 60만의 유태인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또 18세기 산업혁명직후, 초기 자본주의시대에는 자본가가 같은 인간인 노동자를 착취의 대상으로 삼고 겨우 10살된 어린이 마저도 하루에 20시간씩 일을 시키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인간도 슬견설에서 손의 개와 이에 대한 인식처럼 등급이 메겨질 수 있는 존재인가?
인간은 존엄한 존재이다. 이는 천부인권 사상에 잘 드러나 있다. 인간은 아기로 태어날 때에는 모두 똑같은 존재였다. 계급도 등급도 없는 평등한 존재인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세상에 퍼져있는 선입견과 편견에 빠져 인간을 계급화, 등급화하는 인식을 갖게 된다.
백인, 황인, 흑인은 모두 하늘로 부터 인권을 받은 존엄하고 평등한 인간이다. 하지만 백인이 가장 우월한 민족이고 흑인은 가장 열등한 민족이라는 식민사관적인 인식이 사회에 팽배해 있다. 이는 서구 사회가 먼저 산업혁명이 일어났으며, 우수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식민지를 차지하려는 제국주의에서 발생한 생각이다. 미국을 포함한 유럽 열강은 여러 식민지를 차지하고 그곳의 흑인들을 인간이 아닌 노동 기계로 생각해 노예로 부려왔기 때문이다. 단지 백인은 우월하고, 흑인은 열등하다는 그 생각은 역사적 흐름 때문에 생겨난 편견일 뿐이다.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등장도 마찬가지다. 신석기 시대까지는 모두 평등한 존재였다. 하지만 해결하기 힘든 분쟁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이와 경험이 제일 많은 연장자를 추대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생겨난 부족간에서도 대표자를 선출해서 국가가 등장한 것이다. 정리해 보면 지배층은 피지배층의 분쟁을 해결하여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피지배층에 의해 선택된 대표자일 뿐이다.
이런 시대적, 역사적 흐름 때문에 생겨난 계급의식과 편견 등은 그 후에 사회제도, 교육 등에 의해 의식화되어 인간의 존엄성이 유린당하는 잘못된 사회를 전개시키고 있다.
한국인은 단군의 피를 물려받은 한민족이다. 단군은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나라를 다스렸다. 즉 모든 한국인은 평등한 존재였던 것이다. 현대 사회에 만연한 잘못된 편견으로 발생한, 인간을 계급화, 등급화시키는 생각은 고쳐져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서로서로의 인격을 존중해주며 지배계급층은 특권의식을 버리고 국민을 위해 행동하는 정신을 보여줘야 한다. 그 후에야 자유와 평등이 조화를 이루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꽃피게 될 것이다.-이재민
그런데 위 학생의 글에서 밑줄 친 문장들은 되도록 피해야 할 문장들이다. 더 이상의 논증이 불필요한 듯한 당위적 명제나 논제와 거리가 너무 먼 일반적 명제는 논증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3. 마무리
거칠게나마 98학년도의 주된 논술 유형인 고전 텍스트 분석 논설 지도전략에 대해 살펴보았다. 정해진 공간에 학생들 작품을 길게 인용하다 보니 좀더 치밀하게 쓰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어쩌면 나의 어설픈 설명보다 학생들의 이런 글들이 교사들의 지도전략에 더 도움이 될 지 모르겠다.
고전 텍스트 논술이 학생들로 하여금 고전에 얽매이는 전략이 아니라 고전을 통해 생각을 넓히고 삶의 여러 역동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하는 전략이 되었으면 한다. 고전 교육까지도 입시라는 굴레 속에서 고민해야 하는 현실이 아쉽고 안타깝지만 이번 기회가 고전 교육에 대한 반성과 비판의 토대가 되어 활성화되길 바란다.

키워드

고전,   텍스트,   논술지도,   전략,   실제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