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현세대가 미래세대를 위해 도덕적 책임이 있음을, 달리 말해서 미래 인류의 자연이용과 그들이 입게 될 피해를 소홀히 해서는 안됨을 지적한다. 미래세대에 대한 칸트의 도덕적인 책임의 사상은『세계 시민적 관점에서 본 보편사의 이념』의 한 대목에 잘 드러나 있다. “인간은 자신의 본성 상 인류가 앞으로 걸어갈 아득한 미래세계 - 그것을 확실히 예상할 수만 있다면 - 에 대해 무관심할 수 없다. () 우리는 우리의 이성적인 주도와 행위를 통해 후손에게 주어질 행복의 시기를 앞당길 수 있으므로, 그 같은 무관심은 있을 수 없다.” 이와 같은 언급을 토대로 강조될 점은, 칸트의 윤리학에서 도덕적 판단은 시간적으로 제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초역사적이고 미래를 향해 열려있는 개념이라는 점이다.
이상에서 필자는 오늘날 우리가 자연에 어떤 도덕적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라는 관점에서 칸트의 입장을 간단하지만 폭넓게 해석해 보았다. 이렇게 하여 얻은 필자의 귀결은 한마디로 이렇다. 칸트에게 인간의 도덕적인 고려와 책임의 범위는 인간에 한정되지 않고, 인간이 아닌 자연 존재들을 포함한다는 점이다. 특히, 현재의 생태계의 위기에 비추어 이러한 확장된 해석은 동의의 차원을 넘어 필요한 전략적 해석이다. 문제는 칸트가 제시한 자연에 대한 인간의 의무와 책임의 근거이다. 왜냐하면 칸트는 인간이 아닌 자연 존재에 대한 의무를 인간의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무로 환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리 표현해서 칸트는 인간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의무가 있고, 인간 이외의 자연 존재에 대해서는 간접적인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사실 동물이나 다른 자연 존재에 대한 인간의 의무가 ‘직접적인일차적인’ 의무인가 아니면 ‘도출된이차적인’ 의무인가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대해 여기서 자세한 논의를 전개할 수는 없다. 칸트에 가해진 비판의 요점은, 한 마디로 말해서 ‘인간이 아닌 자연 존재에 대한 의무가 왜 직접적이지 않고 간접적인 의무인가’ 하는 점이다. 사실 이러한 비판에는 칸트가 제시한 도덕의 본질과 의무의 설명방식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 있다. ‘간접적’이라는 말마디는 단지 이 의무관계의 도덕 이론적 설명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의무의 근거가 다분히 인간중심주의적인 관점에서 간접적인 방식으로 제시되지만, 예를 들어 동물에 대한 의무의 실제적인 수행은 인간의 동물에 대한 직접적인 관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직접적이니 간접적이니 하는 식의 구별은 큰 의미가 없다. 달리 말해서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에 대한 의무를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무로의 환원방식은 인간의 의무를 자신의 도덕성, 자유, 이성에 재귀적으로 결합시킨 칸트의 기본 입장에 기초하여 이해되어야 한다. ‘의무 수행의 실제적 주체가 누구냐’는 물음에서 보면, 인간이 아닌 다른 자연 존재에 대한 의무도 인간의 실제적인 의무인 것이다. 따라서 ‘자연에 대한 책임과 의무의 진정한 주체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축으로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도덕적 지위는 달리 고려될 것이다.
5. 맺음말
지금까지 필자는 윤리학의 현대적 논의를 배경으로 삼아 칸트 윤리학의 성격을 규명해 보고, 이를 토대로 그것의 자연에 대한 책임윤리로의 정초 가능성을 탐색해 보려고 했다. 필자가 칸트 윤리학의 성격을 밝히는 데에 있어 이성중심주의, 인간중심주의, 그리고 전체주의라는 개념 틀을 다소 무리를 하면서까지 사용한 의도는, 칸트 윤리학은 ‘너무나 인간중심적이다’는 비난과 오해를 풀어 보는 데에 있었다. 달리 말해서 인간중심주의를 가운데에 두고 한쪽에서는 이성중심주의를, 다른 한쪽에서는 전체주의를 들이대면서 각각의 방향으로 인간중심주의를 완화약화시켜 해석해 보는 것이다. 이를 화살표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① 이성중심주의 ← 인간중심주의 → 전체주의
② 이성중심주의 ← 인간중심주의
③ 인간중심주의 → 전체주의
이 그림에서 ①은 칸트의 인간 중심주의가 너무 배타적이라는 비난이 ②와 ③의 방향으로 약화될 수 있음을 표시하고 있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인간만이 도덕적 위상을 갖고, 그런 한에서 인간 종족에 속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도덕적인 고려의 결정적인 기준이 이라는 비난을 ②의 방향에서 무력화시킨다. 즉, 모든 인간이 아니라 단지 이성적인, 성숙한, 책임질 능력이 있는, 자율적인 인격체가 도덕 공동체의 주체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도덕적인 의무와 책임에서의 불변의 심급을 분명히 한다. 이는 환경윤리학의 현재적 논의에서 종종 암묵적으로 전제된 도덕의 주체의 범위를 좀더 명확히 함으로써, 우리가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unhintergehbar) 지점이 어디인가 하는 경계를 그어준다. 다른 한편으로 그림 ③은 인격체중심적인 인간중심주의의 제한성과 그 배타성이 전체주의적으로 해소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도덕적인 능력이 있는 도덕의 주체와 그 능력이 없는 도덕의 객체라는 구별을 통해, 인간이 아닌 자연 존재들도 도덕공동체의 책임과 의무의 대상으로서의 지위를 얻게 된다. 물론 각각의 존재들이 어떤 도덕적 위상을 갖느냐는 문제는, 한편으로는 그것들의 자연적인 속성에 달려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관련 존재가 현실적으로 아니면 잠재적으로 도덕적 주체인가 아니면 결코 도덕적 주체가 될 수 없는가, 그들이 어느 정도로 우리의 감정적인 경험의 대상인가 등에 달려 있다.
도덕적 인간중심주의를 넓게 해석하면, 권리와 의무의 대칭적 관계뿐만 아니라, 도덕적 능력이 없는 존재나 자연 존재에 대한 비대칭적 의무가 존재한다는 점이 분명해 진다. 결과적으로 도덕공동체의 주체의 원 속에 포함된 인간들에게는 그 밖의 존재들, 곧 도덕공동체의 대상들 대한 특별한 의무와 책임이 부과되어 있다. 한마디로 넓게 그려진 도덕의 객체(의무의 대상)의 원 한 가운데에 (어떻게 보면 귀족적인) 도덕의 주체의 원이 자리잡고 있는 꼴이다.
칸트 윤리학을 전체주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필자만의 희망사항일 수 있을 것이다. 칸트 윤리학을 그 자체로 놓고 전체론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일정한 무리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필자는 그것의 현대적인 발전과 전개, 그리고 그 응용의 가능성의 차원에 그 의미를 두고 있다.
이상에서 필자는 오늘날 우리가 자연에 어떤 도덕적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라는 관점에서 칸트의 입장을 간단하지만 폭넓게 해석해 보았다. 이렇게 하여 얻은 필자의 귀결은 한마디로 이렇다. 칸트에게 인간의 도덕적인 고려와 책임의 범위는 인간에 한정되지 않고, 인간이 아닌 자연 존재들을 포함한다는 점이다. 특히, 현재의 생태계의 위기에 비추어 이러한 확장된 해석은 동의의 차원을 넘어 필요한 전략적 해석이다. 문제는 칸트가 제시한 자연에 대한 인간의 의무와 책임의 근거이다. 왜냐하면 칸트는 인간이 아닌 자연 존재에 대한 의무를 인간의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무로 환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리 표현해서 칸트는 인간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의무가 있고, 인간 이외의 자연 존재에 대해서는 간접적인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사실 동물이나 다른 자연 존재에 대한 인간의 의무가 ‘직접적인일차적인’ 의무인가 아니면 ‘도출된이차적인’ 의무인가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대해 여기서 자세한 논의를 전개할 수는 없다. 칸트에 가해진 비판의 요점은, 한 마디로 말해서 ‘인간이 아닌 자연 존재에 대한 의무가 왜 직접적이지 않고 간접적인 의무인가’ 하는 점이다. 사실 이러한 비판에는 칸트가 제시한 도덕의 본질과 의무의 설명방식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 있다. ‘간접적’이라는 말마디는 단지 이 의무관계의 도덕 이론적 설명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의무의 근거가 다분히 인간중심주의적인 관점에서 간접적인 방식으로 제시되지만, 예를 들어 동물에 대한 의무의 실제적인 수행은 인간의 동물에 대한 직접적인 관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직접적이니 간접적이니 하는 식의 구별은 큰 의미가 없다. 달리 말해서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에 대한 의무를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무로의 환원방식은 인간의 의무를 자신의 도덕성, 자유, 이성에 재귀적으로 결합시킨 칸트의 기본 입장에 기초하여 이해되어야 한다. ‘의무 수행의 실제적 주체가 누구냐’는 물음에서 보면, 인간이 아닌 다른 자연 존재에 대한 의무도 인간의 실제적인 의무인 것이다. 따라서 ‘자연에 대한 책임과 의무의 진정한 주체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축으로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도덕적 지위는 달리 고려될 것이다.
5. 맺음말
지금까지 필자는 윤리학의 현대적 논의를 배경으로 삼아 칸트 윤리학의 성격을 규명해 보고, 이를 토대로 그것의 자연에 대한 책임윤리로의 정초 가능성을 탐색해 보려고 했다. 필자가 칸트 윤리학의 성격을 밝히는 데에 있어 이성중심주의, 인간중심주의, 그리고 전체주의라는 개념 틀을 다소 무리를 하면서까지 사용한 의도는, 칸트 윤리학은 ‘너무나 인간중심적이다’는 비난과 오해를 풀어 보는 데에 있었다. 달리 말해서 인간중심주의를 가운데에 두고 한쪽에서는 이성중심주의를, 다른 한쪽에서는 전체주의를 들이대면서 각각의 방향으로 인간중심주의를 완화약화시켜 해석해 보는 것이다. 이를 화살표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① 이성중심주의 ← 인간중심주의 → 전체주의
② 이성중심주의 ← 인간중심주의
③ 인간중심주의 → 전체주의
이 그림에서 ①은 칸트의 인간 중심주의가 너무 배타적이라는 비난이 ②와 ③의 방향으로 약화될 수 있음을 표시하고 있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인간만이 도덕적 위상을 갖고, 그런 한에서 인간 종족에 속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도덕적인 고려의 결정적인 기준이 이라는 비난을 ②의 방향에서 무력화시킨다. 즉, 모든 인간이 아니라 단지 이성적인, 성숙한, 책임질 능력이 있는, 자율적인 인격체가 도덕 공동체의 주체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도덕적인 의무와 책임에서의 불변의 심급을 분명히 한다. 이는 환경윤리학의 현재적 논의에서 종종 암묵적으로 전제된 도덕의 주체의 범위를 좀더 명확히 함으로써, 우리가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unhintergehbar) 지점이 어디인가 하는 경계를 그어준다. 다른 한편으로 그림 ③은 인격체중심적인 인간중심주의의 제한성과 그 배타성이 전체주의적으로 해소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도덕적인 능력이 있는 도덕의 주체와 그 능력이 없는 도덕의 객체라는 구별을 통해, 인간이 아닌 자연 존재들도 도덕공동체의 책임과 의무의 대상으로서의 지위를 얻게 된다. 물론 각각의 존재들이 어떤 도덕적 위상을 갖느냐는 문제는, 한편으로는 그것들의 자연적인 속성에 달려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관련 존재가 현실적으로 아니면 잠재적으로 도덕적 주체인가 아니면 결코 도덕적 주체가 될 수 없는가, 그들이 어느 정도로 우리의 감정적인 경험의 대상인가 등에 달려 있다.
도덕적 인간중심주의를 넓게 해석하면, 권리와 의무의 대칭적 관계뿐만 아니라, 도덕적 능력이 없는 존재나 자연 존재에 대한 비대칭적 의무가 존재한다는 점이 분명해 진다. 결과적으로 도덕공동체의 주체의 원 속에 포함된 인간들에게는 그 밖의 존재들, 곧 도덕공동체의 대상들 대한 특별한 의무와 책임이 부과되어 있다. 한마디로 넓게 그려진 도덕의 객체(의무의 대상)의 원 한 가운데에 (어떻게 보면 귀족적인) 도덕의 주체의 원이 자리잡고 있는 꼴이다.
칸트 윤리학을 전체주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필자만의 희망사항일 수 있을 것이다. 칸트 윤리학을 그 자체로 놓고 전체론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일정한 무리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필자는 그것의 현대적인 발전과 전개, 그리고 그 응용의 가능성의 차원에 그 의미를 두고 있다.
추천자료
성에 대한 기독교 윤리학적 연구
칸트사상정리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동기론과 결과론비교 분석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정리
생명의료윤리학 레포트
[플라톤][플라톤 생애][플라톤 사상][플라톤 이데아론][플라톤 상기설][플라톤 윤리학][플라...
황경식- 토론수업을 위한 응용윤리학 1장, 2장 요약
[경험주의]경험주의(경험론)의 개념, 로크의 경험주의(경험론), 버클리의 경험주의(경험론), ...
[서양윤리학사(로버트 애링턴)]에서 나타나는 `니체`의 철학
사회윤리학,자살
\'영화로 읽는 윤리학 이야기\'요약 및 감상문
[윤리학] 교육의 내재적 정당화(지식의 형식과 삶의 형식) - 비트겐슈타인(Wittgenstein)과 ...
소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