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성,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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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깊은 공통점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Erich Fromm the Art of Loving, New York, Harper & Brothers Publishers, 1956. pp.19-20)
가부장제 안에서 모든 남자가 새디스트이고 모든 여자가 매조키스트인 것은 아니지만, 성적 역할 분담에 의해 화석화된 남성성과 여성성은 새디스트 경향이 다분한 남자와 매조키스트적인 경향이 다분한 여자를 만들어낼 수 밖에 없다.
에릭 프롬이라는 사회심리학자는 그의 책 『사랑이라는 예술』 에서 "사랑은 자유의 아이이다."라고 천명한 적이 있다.(ibid. p.28) 나는 여기서 "사랑의 예술"에 자유만큼 중요한 또 다른 요소를 첨가하고 싶다. 그것은 "사랑은 평등의 아이이다."라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우리를 지배와 종속에서 벗어나게 하는 관건은 - 힘의 균형, 나눔, 정의 - 이다. 그러므로 세계의 많은 여성주의자는 근원적인 평등주의(radical egalitarianism)을, 가부장제를 극복한 사회의 중요 이념으로 보고 있다. 어떻게 평등 없이 정의로운 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어떻게 정의 없이 평화로운 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어떻게 평화없이 우리의 가슴 겹겹히 닫힌 감옥 문을 열 수 있겠는가? 어떻게 가슴의 문을 열지 않고서 사랑이 가능할 수 있겠는가?
가부장제는 이 평등의 싹을 그 떡잎부터 잘라버리는 병적인, 악마적인 구조이다. 가부장제는 힘있는 남자가 자기보다 힘없는 다른 남자나 여자나 어린이나 자연을 계급· 인종· 성· 종교 ·몸의 상태 등의 차이에 따라 차별을 만들어내고 그들을 지배 이용하는 권력 구조이다. 이 권력의 사다리인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진정한 평등이란 결코 나올 수 없다. 그래서 여성주의 문명 비판, 사회 비판은 지금까지 나온 어떤 비판 이념보다도 더 래디칼한 입장을 취한다. 그들은 주장하기를, 해방은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서 필요하다고 하며, 다중적· 중층적 인간 해방에 대한 분석을 여성의 경험에서 출발하여 전개해 나간다. 그들이 여성의 경험에서 그들의 분석을 전개해 나가는 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존재론적'으로 우월하거나 더욱 도덕적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인식론적인 특권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여성들은 역사적으로 가부장제의 주변부에서 생활하면서 남성 권력의 횡포, 남용, 통제가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것을 직접적인 피해자로서 뼛속 깊이 경험해 왔다. 그래서 여성들은 '당한 자'가 볼 수 있는 특수한 능력-부정의에 대한 투시력-을 개발시켜 온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가부장제에 대한 인식론적 특권이다. 이 인식론적 특권에 의해서 여성주의자들은 가부장제의 귀신들, 악마들의 이름을 불러냄으로써 그들의 정체를 밝히고 그 악령들을 축출하고, 모두가 지배와 종속에서 벗어나 관계성, 상호성에 근거한 올바른 관계를 이루어 내려고 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올바른 관계가 여성주의자들이 말하는 '정의'(jusitice)이다.(이 '올바른 관계'와 '정의'에 대한 신학적 분석은 Carter Heyward의 책에 잘 나타나 있다. Carter Heyward, Our Passion for Justice: Images of Power, Sexuality, and Liveration, New York, The Pilgrim Press 1984.)
이러한 정의는 정부에서, 법정에서, 산업 전선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연인과 남편과 벌거벗고 뒹구는 이불 속에서, 우리의 부엌에서, 우리의 가장 감상적인 사랑 노래나 사랑 소설, 영화속에서도 필요한 것이다. 바로 이 점에서 여성주의자들이 그렇게도 강조하는 "개인적인 것이 곧 정치적이다."(personal is political ! ! )라는 모토가 나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껏 정의, 평화, 창조세계의 보전 문제를 다루면서 소위 말하는 '공정영역' , '큰 이념의 담론'들을 가지고 우리 삶의 문제를 규정하고 비판하고 개혁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한 공적인 영역, 큰 이념의 담론들이, 우리가 소위 '사적영역'이라고 비하시키고 소홀히 여겨 왔던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지혜에 의해서, 또 우리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작은 생활과, 삶의 담론들에 의해 수정되고 변혁될 때가 도달한 것 같다.
우리가 만약 술취해 들어온 남편이 부인을 강간하는 것과, 우리나라 정부와 군인들이 탱크를 가지고 광주에서 시민들을 대량 학살하는 사건사이에 아무런 연결도 지을수 없다면, 우리의 새 사회에 대한 꿈, 힘을 주고 치유하는 관계에 대한 모든 꿈들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말 것이다. 술취한 남편에 의한 부인 강간과 광주의 대학살은 가부장제의 폭력과 억압이라는 동전의 양면일 뿐이다.
우리가 개인적인 사건과 정치적인 사건에 의한 억압을 동일전상에서 보며, 우리의 "가부장제-지배-종속"이라는 악령을 축출할 때, 비로소 우리의 온전성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야말로 '사랑이 무엇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 말하겠어요'라는 나훈아의 노래가 애국가보다 더 친근하게 우리의 가슴을 울리며 애창되는, 사랑의 귀신들림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 당신이 내게 '사랑이 무엇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사랑은 '평등의 아이'라고 말하려 한다. 이것이 바로 나의 사랑이야기 1편이다. 나는 다음 호에 나올 '사랑이야기 2편'에서 우리 사회에서 만연하고 있는 '고장난 성'의 뿌리에 대해 여러분과 함께 고민해 보고 싶다. 성처럼 신나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선물이 있을까? '전국토의 사창가화'가 일어나고 있는 '동방예의지국'인 한국의 성, 그대들과 나의 성, 어디쯤 가고 있는 것인가? 독자 여러분 중 누군가가 이 문제에 대한 지혜를 나누고 싶거나 비밀 제보를 하고 싶다면 『기독교사상』 편집실로 연락 주시기 바란다. '절대 비밀 보장'할 테니······. 이 과정을 통해 "절대 비밀 보장"이 필요 없는 우리의 사랑 이야기, 성 이야기의 장이 이루어지기를 꿈꿔 본다. 다음 호에서 다시 건강하게 여러분과 만나길 기대하며 당신의 사랑과 성에 하나님의 임재가 그득하기를 기도 드린다.

키워드

가정,   ,   사랑
  • 가격1,300
  • 페이지수10페이지
  • 등록일2002.10.05
  • 저작시기2002.10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0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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