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과 교육이론에 대하여 -독일과 비교하여

목차

I. 들어가는 글

II. 교육학의 학문적 성격과 학교교육이론

III. 독일 학교교육학의 형성과 연구
1. 학교교육학의 성립
2. 학교교육학의 특성과 연구

IV. 학교교육학의 위치와 의미

V. 맺는 글

본문내용

점에서 교사의 역할과 임무 및 교육적 태도가 강조되겠지만, 학교교육학에서는 자연스럽게 교사의 교수능력과 방법에 그 초점이 맞추어지게 된다.
) 정혜영: 앞 글, 34쪽.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볼 때 학교교육학은 학교와 학교교육에 대한 세부적 이론들을 종합할 뿐만 아니라 인간교육을 위한 교사의 교육학적 도야를 지향하는 교육학적 체계를 형성한다는 특징을 지니게 된다. 결국 학교교육학에서는 그 주요 관심영역인 교수학, 수업이론, 학교이론, 교과교육론 등이 단순히 수업의 방법과 내용에 대한 이론으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교육학의 주도이념인 인간도야를 지향하는 교육학체계로 통합되는 것이다.
) J. Rekus: 앞 글, 17쪽.
그런데 이렇게 교육실천이라는 보편적 관점에서 학교교육을 조망하면서 그에 특수한 세부적 이론내용들을 체계적으로 통합하는 학교교육학은 제도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극대화되는 현대의 교육과 교육학에 실로 매우 커다란 의미를 제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교육학은 그 특성상 실천을 전제로 해야만 하며 또한 언제나 그 실천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보편적 이념의 인도에 따라 구체적으로 실행되어야 하는데, 학교교육학이 제도교육에 바로 그러한 전형을 이론적으로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학교교육학이 아니더라도 기존의 교육과정이론, 교수-학습이론, 교육평가이론 등이 독립된 분과영역으로서 학교교육과 연계되어 탐구되고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교육학이 학교교육에 관계하는 다양한 세부이론들을 보편적 교육이념과 연결하면서 교사의 교육학적 도야를 지향함으로써 학교와 학교교육의 현실을 개선하도록 이끄는 것과는 그 이론적 상호연관성이나 실천가능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학교교육학이 현대의 교육학이 지닌 치명적 결함이라 할 수 있는 교육의 이론과 실천 사이의 상호작용과 통합 가능성을 범례적으로 제시하는 학문적 성격을 지녔다는 사실은 높게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V. 맺는 글
학교교육과 교육이 동일시될 정도로 제도교육을 중요시하는 오늘날 한국의 학교교육은 수많은 문제에 부딪혀 제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 되었다. 학교를 살리고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학교교육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뚜렷한 대안이 보이지 않고 있다. 분과영역의 관점에서 교육의 내용과 학습 및 평가의 방법을 통한 학교교육의 개혁은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으나, 정부나 교육학자들이 교육개혁에 들인 노력과 시간에 비해 그 성과는 매우 불확실하고 교육현장에서 나오는 비판의 소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 한국교육학회 교육철학연구회: 한국교육의 개혁과 철학, 문음사 1997 참고.
이러한 시점에서 학교교육에 관계되는 모든 영역을 실천적 관점에서 통합하면서 인간도야를 추구하는 독일의 학교교육학이 지니는 특성과 의미를 고찰하는 일은 한국 교육개혁의 이론적 대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그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물론 독일 교육학의 체계가 우리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학교교육학이 한국의 교육현실에 즉각적으로 적용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교육학적 사유와 기본원리가 우리의 교육현실과 교육이론 구상에 시사하는 바는 적극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는데, 그 까닭은 학교교육학이 교육현장에서 고민하는 교사들에게 교육의 이론과 실천 사이의 관계를 반성적으로 조망하게 할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교원양성교육이 무엇으로 구성되고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라는 점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러한 문제의식은 한국의 교육학, 특히 교원양성과 관련된 교육학의 학문적 성격 자체를 점검할 수 있는 계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학교교육학이 한국의 교육현실과 교육학에 시사하는 바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학교교육학은 우리가 실천과정에서 부딪치는 교육의 본질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진지하게 사유할 수 있는 안목을 제공하며 또 그러한 어려움의 해결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도록 이끈다. 교육학은 모든 이해관심에서 벗어난 순수한 인식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며 실천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유의 필요성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학자와 교사들은 학교교육학을 통해 학교의 문화·역사적 의미와 기능을 파악하며 교육의 본질을 보편적으로 고려하는 일반교육학적 측면과 교육의 실제와 연결된 학교생활, 교육과정, 교수법 등을 포괄하는 학교교육학의 상호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사유는 궁극적으로 이론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면서 교육실천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교사들에게 교육학적 판단력을 형성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다음으로 학교교육학은 이론교육의 내용을 근거로 하여 교원을 선발하는 과정이 근본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철저하게 순수 이론중심 과목들로 짜여있는 한국 사범대학의 교육학이나 교직 교육과정에서는 한국인의 교육관이나 교육현실을 고려한 이론적 논의는 물론이고 학교, 학생, 교사의 관점에서 학교생활과 수업이 어떻게 조직되고 진행되어야 하는가 라는 실천과 연관된 내용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그러므로 교원양성을 위한 교육학은 순수 이론차원의 내용뿐만 아니라 학교와 교사 그리고 학생의 측면에서 교육의 실천을 체계화하는 학교교육학의 학문적 관점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독일의 교원 양성과정에서도 교육학이 대체로 "일반교육학", "학교교육학", "교과교수법"의 세 영역으로 분할되어 교육에 대한 전반적 개념형성과 교육현실에 근거하는 실천능력 배양 그리고 전공과목의 교수능력 개발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학교교육학의 관점에서 교원양성 교육과정을 검토하는 작업은 교육학의 학문적 성격에 대한 논의를 새롭게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제까지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보편적 패러다임만을 추구하면서 주로 외국의 이론에 직·간접적으로 의존하던 한국의 교육학이 이론과 실천의 순환과 역동성의 교육이론을 통해 교육의 실천적 맥락, 즉 우리의 역사·문화적 배경과 실천의 현실적 전제조건들을 검토하게 될 것이다. 또 그로 인해 교육의 이론과 실천, 이론가와 실천가 사이의 소원한 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형성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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