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음악의 저항문화

소개글

록 음악의 저항문화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I. 시작하며

II. 1960년대 록 음악: 반문명, 반상업성, 성 해방

III. 1970년대 글램록: 안티-록, 상업성, 성의 중립화

V. 1990년대: 록의 쇠퇴와 힙합의 등장

VI. 2000년을 보내며 바라본 한국 가요계

VII. 마치며

본문내용

결과였다. 결코 의도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지오디의 이미지는 여성의 전유물로 인식되어온 육아라는 영역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태도를 만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오디의 육아일기' 프로는 이들이 재민이라는 아기와 만1년 넘게 생활하는 모습을 방영한다. 재민이의 '왕엄마'인 손호영은 자상함과 애정이 담긴 아이 돌보기로 한 여론조사에서 딸을 시집보내고 싶은 남자 연예인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참고로 지오디의 제작자인 박진영 또한 여성의 권리 신장과 가정 내 남녀평등을 몸소 실천하는 대표적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신해철의 새 음반 《시어터 비트겐슈타인》은 남성 또한 성차별 이데올로기에 의해 희생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백수의 아침〉, 〈수컷 이데올로기〉의 제목에서 짐작되듯이, 출세, 강요된 남성다움, 여성에 대한 지배 욕망, 40대 한국 남성의 소외가 풍자된다.
〈어머님께〉라는 이들의 노래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금기시되어온 성장 환경인 아버지 없는 결손 가정을 언급한다.
1집 수록곡인 〈어머님께〉는 한국 사회에서 아버지 없이 홀어머니와 살아가는 아이의 아픔을 대변한다: '일터에 나가신 어머니 집에 없으면, 언제나 혼자서 끓여먹었던 라면...아버님 없이 마침내 우리는 해냈어. 마침내 조그만 식당을 하나 갖게 됐어. 그리 크진 않았지만 행복했어. 주름진 어머님 눈가에 눈물이 고였어. 어머니와 내 이름의 앞 글자를 따서 식당이름을 짓고 고사를 지내고...'
이 노래와 더불어 육아프로는 친부모와 자녀라는 완전한(?) 혈연 공동체만이 아니라, 결손가정이나 비혈연 성원을 포함한, 어떠한 형태이든 간에 감정의 공동체로서 형성된 또 하나의 가족도 행복할 권리가 있음을 주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지오디의 인기는 IMF이후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등장한 가족 해체와 실직 가장, 이로 인한 가족내 성 역할의 변화와 맞물리고 있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집에 머무는 또는 집을 떠난 아버지들에게, 그러한 아버지를 보는 아이들에게 일종의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지오디는 댄스그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초등학생부터 '40대 아저씨들'에게까지 이르는 광범위한 팬 층을 확보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많은 기성세대가 거부감을 느끼는 서태지와는 달리, 지오디는 비교적 모범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여질 뿐 아니라, 지배 문화는 이러한 이미지를 기쁘게 활용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잘 나가는 강남 아이들은 모르는 강북 정서를 대변' (《중앙일보》 2000년 11월 13일자 기사)한다는 이들의 이미지는 사랑과 온정이 필요한 연말연시에 방송사들에 의해 소년소녀 가장 돕기, 백혈병 어린이 위문 등 각종 자선 프로그램에 성공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배문화에 의해 일탈자로 규정되어 가는 서태지는 저항문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반면, 지오디는 저항과는 거리가 있지만, 또 하나의 문화로서 대안적인 가치를 제시하며, 문화적 다양성 내지 다중심 문화의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VII. 마치며
서구 사회에서 18세기 말 프랑스 대혁명부터 1848년 2월 혁명에 이르기까지는 부르주아지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에는 노동계급이 주도적인 사회 도전세력이었다. 20세기 후반에 그 역할은 이제 젊은 세대에게 넘겨졌다. 청년층은 새로운 사회 도전 세력으로 부상했고, 이들의 사회적 문화적 정체감을 형성하고 저항적인 감정구조를 공개적으로 표현하는데 록 음악은 핵심적인 요소였다.
1960년대 록 음악에서부터 90년대에 이르는 인상적인 흐름을 추적해본 바에 따르면, 청년층 중심의 저항음악이 현대 사회와 문화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부르주아 성 문화와 가족 이데올로기에 탄력성을 가져왔다는 점일 것이다. 물질문명이나 자본주의의 상업성과의 문제에 대해서는 록 음악은 다양한 태도를 보여왔다. 저항음악이 언제나 반상업적인 것만은 아니며, 한때 반상업적이던 저항음악이 상업적으로 성공한다고 해서 반드시 저항성을 잃는 것도 아니다. 저항 음악이나 주변적 음악의 상업적 성공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 집단, 즉 하층민, 여성, 또는 성적 소수자의 불만이나 저항 의식을 적절하게 대변하는데 성공했고, 나아가 어느 특정 집단을 넘어서 사회 구성원 다수로부터 이에 대한 공감과 지지를 획득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저항 문화의 핵심에 무엇이 놓여있으며, 왜 특정 집단의 아니면 이를 초월한 사회의 전반적인 지지를 획득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그러한 지지가 철회되었는지가 록음악을 포함한 저항문화에 관한 논의를 계속 발전시켜 나아가는데 더욱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저항 음악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지배 문화와 저항 문화간의 간극을 표현해왔다. 앞으로도 그러한 표현과 끊임없이 마주치게 될 것을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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