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가르침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구렁이에게 외할머니가 하는 행동은 토속적인 샤머니즘이라는 전통적 사고라는 것으로 단순히 바라보기 보다는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된(아들의 죽음) 상대방을 보고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화해의 손길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것을 본 할머니가 그러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의 근본적 신념이 같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며 이것은 이데올로기와 그 바탕인 근대성으로부터 야기된 사회의 모든 불안과 갈등은 우리인간의 근본적인 본성으로부터 치유되고 극복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 소설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공통분모는 이소설이 분단과 좌우갈등의 해소가능성과 함께 더 나아가 당위성으로까지 나아간다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이러한 의미는 유년의 시적화자를 설정함과 어우러져 더욱 큰 효과를 가진다. 다시 말해서 아직 어린 서술자는 어른들의 전유물인 이데올로기를 파악하는데 한계를 지니며 이러한 인물의 시점을 통해 6.25라는 거대한 사건을 압축시키는 효과와 함께 이데올로기를 문제 삼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작품의 결말과 일치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