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들어가는 말.
-한국 영화의 약사-
2. 6.25이전의 한국영화.
3. 친일영화들의 군상.
4. 한국 영화의 전성과 시련(1953~1979)
5. 한국영화를 개화시킨 4.19와 억압한 5.16-
6. 1980년대 한국영화의 새로운 출발
7. 1980년대 한국 뉴 웨이브 재평가 또는 반성
8. 1990년대 한국영화의 지형도
9. 맺음말.
-한국 영화의 약사-
2. 6.25이전의 한국영화.
3. 친일영화들의 군상.
4. 한국 영화의 전성과 시련(1953~1979)
5. 한국영화를 개화시킨 4.19와 억압한 5.16-
6. 1980년대 한국영화의 새로운 출발
7. 1980년대 한국 뉴 웨이브 재평가 또는 반성
8. 1990년대 한국영화의 지형도
9. 맺음말.
본문내용
짓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들이 문제로 삼은 과거 역사는 어떤 대답을 기다리거나 논쟁을 유발하는 질문은 아니었고, 또 그만큼 해석에 대한 단순성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이런 사회성의 영화의 반대편에 개인성 영화가 자리잡고 있다. 경제적 평등을 지향하는 관리체제형 근대 사회 또는 아시아적 질서 모델을 추구하는 사회성 영화에 비해, 이 개인성 영화들은 탈 중심. 탈 권력. 탈 체제 지향적이다. 개인성 영화의 대표주자로 장선우 감독의 작품을 살펴보자. <경마장 가는 길>(1991)에서 그는 조각난 개인적 삶의 우스꽝스러움, 그 중에서도 특히 한국 인텔리들의 흔들림을 묘사하는데, 그것은 반성적 태도를 요구하기보다는 대안 없는 야유일 뿐이다. <화엄경>(1993)을 통하여 철저한 개인적 구도의 세계를 제안하지만 화엄의 세계를 지향하는 것이 지금과 같은 한국 사회의 공동체 이데올로기가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설사 가능하다 할 지라도 그것이 구성원인 개인에게 너무 벅찬 것이었기 때문에 역시 아무런 대안이 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너에게 나를 보낸다>를 통하여 모든 근대적 가치를 조롱하고 부정한다. 하지만 여전히 '광주'는 그가 넘어야 할 과제였고, <꽃잎>(1996)은 그것을 아주 개인적인 방식으로 그려낸다.
개인성의 또 다른 모습은 모더니즘이었다. 이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들로 살펴보자.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 <강원도의 힘>(1998)이 그 대표작들로서, 이들은 서구 모더니즘의 흔적을 남기는 대신에 한국적 상황을 반추케하는 모더니즘 양식으로 매섭게 사회와 개인을 그리고 있다. 사회에서 개인으로, 개인의 사회적 삶에서 은밀한 내면의 공간으로 이 영화들은 자꾸만 들어간다. 그럼으로써 사회적 삶에 구멍을 뚫거나 흠을 낸다. 이렇게 이들은 사회성 영화에 비해 훨씬 더 비관적이면서도 파괴의 위력은 더 크고 또 섣불리 목표를 정하는 맹목성은 보이지 않는다.
이와는 다른 맥락으로 이른바 '충무로 인디 영화'들도 있다. 이것들이 진정한 의미에서 독립인가는 논란의 대상이지만, <악어>(김기덕/1996)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김응수/1996) <산부인과>(박철수/ 1997) <억수탕>(곽경택/ 1997)등이 있었다. 또 <모텔선인장>(박기용/1997) <유리>(양윤호/1996)등의 실험, 또 '탈 충무로'의 다큐멘터리나 독립영화도 있었다. 사회성 영화와 개인성 영화 그리고 독립 영화들은 부분적으로 진보적이지 못한 퇴행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자본의 흐름을 거스르는 정신 또한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 영화들이 동시에 갖고 있는 이 퇴행의 흔적에서 유일하게 한국영화의 창조성을 읽게 되는 것이다. 비생산적이라서 오히려 생산적이며, 파괴적이라서 오히려 탈 중심적이고, 퇴행적이기 때문에 창조적인 이 흐름 속에서 그나마 '사유의 태도'의 진정성을 읽는다. 그러나 이것조차, 세계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 철저하게 편입된 한국 상황은 그것들이 '생산'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 '창조적 사유와 태도'들을 배제하거나 강제로 뒤틀며 편입시키고 있다.
9. 맺음말.
지금까지 역사적 시기별로 그 흐름에 따라 처해진 한국의 현실과 그에 따른 영화의 변천을 살펴보았다. 어떤 것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없듯이, 영화 역시 그러하다. 영화에 대한 사회적 독해, 그리고 사회에 대한 영화적 독해, 이것이 영화와 사회의 관계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좇아야 할 최종적인 두 개의 축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역사적 사실과 해석의 조화로운 만남을 촉발하기 위한 한국 영화사를 관점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전제를 풀어놓은 것이라 할 것이다.
세계 영화 시장에서 일곱 번째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 영화시장의 현실 속에서 영화를 단순히 오락적 가치라는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너무 위험스러운 발상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영화의 동일시가 일으키는 효과는 많은 쾌락을 제공하지만 그 쾌락은 결코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켜 주지 않는다. 영화는 사실 그 스스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또한 우리 생활에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거나 악영향을 끼친다는 통속적인 믿음과도 상관이 없다. 영화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회의 문화적 장에 던져진 이상, 영화 스스로의 메커니즘과 맞물려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일으키는 물신화된 기구인 것이다.
카메라가 처음 들어왔을 때, 현실의 단순한 모방에 그치지 않는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것이 예술의 한 분야로 당당히 인정받고 있는 것은 카메라가 찍어낸 영상이 결코 모방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아무렇지 않게 찍어낸 한 컷 속에서 우리는 행인의 무심한 눈길 한 번, 떨어지는 낙엽하나, 바람에 날리는 빨래들, 심지어는 바닥에 뒹구는 비닐 봉지 하나에서조차 평소에 지나치고 있던 삶의 흔적을 발견하곤 한다. 이렇게 카메라는 원래 찍은 사람이 보여주려고 했던 것 이상으로 오히려 그 사람에 대해 말한다. 이 점이 바로 영화로 하여금 사회에 도전하게 하는 것이다.
이미지는 그 어떤 말도 없고 언어체계도 없다. 하나의 몸짓이 하나의 문장이 될 수 있고, 하나의 응시가 긴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한 소녀의 외침, 겁에 질린 대중과 같은 이미지는 역사와 다른 역사의 알맹이, 혹은 사회에 대한 반분석이 아닐까. 이미지로부터 출발하자. 그리고 이미지 자체를 살펴보되 그것들을 더 잘 파악하기 위해 다른 지식들을 이용함을 알자. 현실의 이미지이든 아니든, 다큐멘터리이든 픽션이든 실제의 이야기이든 순수한 창작이든 간에 영화는 역사이다. 영화 속에서의 인간의 믿음, 의도, 상상력과 같이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던 것, 이것들이 실제의 역사만큼이나 역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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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영화 미학과 비평 입문", 이 효인, 한양대학교 출판부, 1999. 7 .9
*"역사와 영화", 마르크 페로, 까치, 1999. 12 .5
*"하재봉의 시네마 클릭", 하재봉,
*"문화와 철학", 한국 철학 사상 연구회, 동녘, 1999.
이런 사회성의 영화의 반대편에 개인성 영화가 자리잡고 있다. 경제적 평등을 지향하는 관리체제형 근대 사회 또는 아시아적 질서 모델을 추구하는 사회성 영화에 비해, 이 개인성 영화들은 탈 중심. 탈 권력. 탈 체제 지향적이다. 개인성 영화의 대표주자로 장선우 감독의 작품을 살펴보자. <경마장 가는 길>(1991)에서 그는 조각난 개인적 삶의 우스꽝스러움, 그 중에서도 특히 한국 인텔리들의 흔들림을 묘사하는데, 그것은 반성적 태도를 요구하기보다는 대안 없는 야유일 뿐이다. <화엄경>(1993)을 통하여 철저한 개인적 구도의 세계를 제안하지만 화엄의 세계를 지향하는 것이 지금과 같은 한국 사회의 공동체 이데올로기가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설사 가능하다 할 지라도 그것이 구성원인 개인에게 너무 벅찬 것이었기 때문에 역시 아무런 대안이 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너에게 나를 보낸다>를 통하여 모든 근대적 가치를 조롱하고 부정한다. 하지만 여전히 '광주'는 그가 넘어야 할 과제였고, <꽃잎>(1996)은 그것을 아주 개인적인 방식으로 그려낸다.
개인성의 또 다른 모습은 모더니즘이었다. 이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들로 살펴보자.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 <강원도의 힘>(1998)이 그 대표작들로서, 이들은 서구 모더니즘의 흔적을 남기는 대신에 한국적 상황을 반추케하는 모더니즘 양식으로 매섭게 사회와 개인을 그리고 있다. 사회에서 개인으로, 개인의 사회적 삶에서 은밀한 내면의 공간으로 이 영화들은 자꾸만 들어간다. 그럼으로써 사회적 삶에 구멍을 뚫거나 흠을 낸다. 이렇게 이들은 사회성 영화에 비해 훨씬 더 비관적이면서도 파괴의 위력은 더 크고 또 섣불리 목표를 정하는 맹목성은 보이지 않는다.
이와는 다른 맥락으로 이른바 '충무로 인디 영화'들도 있다. 이것들이 진정한 의미에서 독립인가는 논란의 대상이지만, <악어>(김기덕/1996)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김응수/1996) <산부인과>(박철수/ 1997) <억수탕>(곽경택/ 1997)등이 있었다. 또 <모텔선인장>(박기용/1997) <유리>(양윤호/1996)등의 실험, 또 '탈 충무로'의 다큐멘터리나 독립영화도 있었다. 사회성 영화와 개인성 영화 그리고 독립 영화들은 부분적으로 진보적이지 못한 퇴행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자본의 흐름을 거스르는 정신 또한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 영화들이 동시에 갖고 있는 이 퇴행의 흔적에서 유일하게 한국영화의 창조성을 읽게 되는 것이다. 비생산적이라서 오히려 생산적이며, 파괴적이라서 오히려 탈 중심적이고, 퇴행적이기 때문에 창조적인 이 흐름 속에서 그나마 '사유의 태도'의 진정성을 읽는다. 그러나 이것조차, 세계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 철저하게 편입된 한국 상황은 그것들이 '생산'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 '창조적 사유와 태도'들을 배제하거나 강제로 뒤틀며 편입시키고 있다.
9. 맺음말.
지금까지 역사적 시기별로 그 흐름에 따라 처해진 한국의 현실과 그에 따른 영화의 변천을 살펴보았다. 어떤 것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없듯이, 영화 역시 그러하다. 영화에 대한 사회적 독해, 그리고 사회에 대한 영화적 독해, 이것이 영화와 사회의 관계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좇아야 할 최종적인 두 개의 축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역사적 사실과 해석의 조화로운 만남을 촉발하기 위한 한국 영화사를 관점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전제를 풀어놓은 것이라 할 것이다.
세계 영화 시장에서 일곱 번째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 영화시장의 현실 속에서 영화를 단순히 오락적 가치라는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너무 위험스러운 발상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영화의 동일시가 일으키는 효과는 많은 쾌락을 제공하지만 그 쾌락은 결코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켜 주지 않는다. 영화는 사실 그 스스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또한 우리 생활에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거나 악영향을 끼친다는 통속적인 믿음과도 상관이 없다. 영화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회의 문화적 장에 던져진 이상, 영화 스스로의 메커니즘과 맞물려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일으키는 물신화된 기구인 것이다.
카메라가 처음 들어왔을 때, 현실의 단순한 모방에 그치지 않는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것이 예술의 한 분야로 당당히 인정받고 있는 것은 카메라가 찍어낸 영상이 결코 모방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아무렇지 않게 찍어낸 한 컷 속에서 우리는 행인의 무심한 눈길 한 번, 떨어지는 낙엽하나, 바람에 날리는 빨래들, 심지어는 바닥에 뒹구는 비닐 봉지 하나에서조차 평소에 지나치고 있던 삶의 흔적을 발견하곤 한다. 이렇게 카메라는 원래 찍은 사람이 보여주려고 했던 것 이상으로 오히려 그 사람에 대해 말한다. 이 점이 바로 영화로 하여금 사회에 도전하게 하는 것이다.
이미지는 그 어떤 말도 없고 언어체계도 없다. 하나의 몸짓이 하나의 문장이 될 수 있고, 하나의 응시가 긴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한 소녀의 외침, 겁에 질린 대중과 같은 이미지는 역사와 다른 역사의 알맹이, 혹은 사회에 대한 반분석이 아닐까. 이미지로부터 출발하자. 그리고 이미지 자체를 살펴보되 그것들을 더 잘 파악하기 위해 다른 지식들을 이용함을 알자. 현실의 이미지이든 아니든, 다큐멘터리이든 픽션이든 실제의 이야기이든 순수한 창작이든 간에 영화는 역사이다. 영화 속에서의 인간의 믿음, 의도, 상상력과 같이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던 것, 이것들이 실제의 역사만큼이나 역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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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영화 미학과 비평 입문", 이 효인, 한양대학교 출판부, 1999. 7 .9
*"역사와 영화", 마르크 페로, 까치, 1999. 12 .5
*"하재봉의 시네마 클릭", 하재봉,
*"문화와 철학", 한국 철학 사상 연구회, 동녘,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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