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과 대중성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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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1990년대 한국 - 포스트모던의 시대?

2. 대중성의 두 얼굴 - 상업성과 대중의 자기 결정성

3. 모더니즘에서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단절 그리고/또는 계승

4.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상품, 혹은 알리바이

본문내용

의"를 대중에게 가까이 가려는 노력이라고 할 때 그의 의도와 시도는 칭찬 받을 일이다. 문화와 예술이 탈 정치화되는 것도 어쩌면 바람직한 일이다. 문제는 사회적 여건의 차이다, 그리고 그러한 탈 정치화가 자본과 권력의 필요에 의해 정치화되는 것이다. 그것이 매체들의 상업적 고려와 맞물리게 되면 탈 정치적 태도는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우리에게서 포스트모더니즘은 진지한 학문적 검토와 논의를 거치기 전에 대중적 상품이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사조를 소개한 학자들도 커다란 기여를 했다. 대중들은 어김없이 그에 화답했고, 작가들은 하루아침에 상품성 있는 스타들이 되었다. 그리고 한국의 정치적 지형도에서 그 포스트모던의 스타들은 재야의 소위 "양심 세력"들을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만들었다.
진지한 학문적 논의란 무엇을 의미할 수 있을까? 이 지점에서 학문적, 문화적 교류와 수용에 있어서 서구와 우리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가령 독일의 경우 80년대 중반 이후부터 활발히 전개된 하버마스와 후기 구조주의와의 논쟁과 그 때를 전후해 나온 이론적 논의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논의는 자신들의 문화적, 학문적 전통이 포스트모더니즘의 논리와 어떤 점에서 차이가 나며 어떤 점에서 과거를 계승하고 있는지를 다른 학문들과의 연관 속에서 살피는 작업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것을 통해 그들은 자신들의 문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형성하도록 현재의 컨텍스트 속에 녹여내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1974년 문예학 서적 초판을 출판한 링크가 1994년 한국의 독자를 위해 쓴 서문을 살펴보자:
1945년 이후의 독일에서는 타불라 라사 현상이 수년 동안 계속되었다. [...] 이에 따른 정체 상황은 급기야 1960년대의 젊은 세대들로 하여금 문화혁명적인 변혁을 요구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필자는 1960년대 초까지 대학 강의실에서 소쉬르, 야콥슨 또는 구조주의에 대해서 들어보지 못했다! 당시에는 대중 문학이나 대중 매체에 관한 분석 연구서도 없었다! [...] 당시 우리는 정신사적 경향의 독점에 의해 기만당하고 피해를 받았다고 느꼈으며, 접할 수 있는 모든 비판적인 문화이론, 즉 구조주의, 기호학, [...] 담론 이론, 소통이론 등을 외국으로부터, 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고 미국에서 수입하기 시작했다. [...] 이 책의 집필 배경은 이러한 상황에서 이해될 수 있다. [...] 필자는 많은 이들이 스스로는 후기 구조주의의 사고를 한다고 하면서도 구조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넌센스라 생각했다. (링크 (고규진 외 역)): 기호와 문학, 민음사 1994, vff.)
반면 우리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비판적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수입된 정신적 흐름이나 예술적 경향의 뿌리를 끊임없이 남에게서 찾는 과정만 반복함으로써 우리의 문화적 뿌리를 소외시키고 고갈시키는 것은 아닌가? 우리의 상황에 대한 관심이나 과학적 인식 없이 우리와 관계없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이 땅에 풀어놓고 그것을 학문의 상아탑이라는 말로 합리화하지 않았는가? 그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내용, 참고할 내용, 문화의 활성화와 논의의 활성화에 기여하며 우리의 문화를 풍성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를 뿌리없는 것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 것은 아닌가? 텍스트에만 의존한 추상적 파악을 이상화 시켜 그것을 서구 문화의 실제로 찬양하고 오해하지는 않았던가? 이런 많은 질문을 우리는 스스로의 학문적 작업에 던질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치명적인 결함은 사조를 발생시킨 사회, 문화적 컨텍스트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일 것이다.
자유 방임에 가까운(anything gose) 자유를 설파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진원지이기도 한 미국이 어떤 사회적, 정치적 컨텍스트를 지녔는지 살펴보자. 한 언론학자의 말이다:
대중문화는 미국의 전략적 수출산업이다. 미국의 대중음악 상품만하더라도 그 규모는 연간 2백억 달러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70%인 1백 40억 달러가 외국에서 들어오는 수입이다. 미국은 90년의 경우 대중문화 상품에서 80억 달러 규모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항공기 수출 다음으로 흑자를 많이 낸 분야였다. [...] 미 행정부는 이미 1920년대부터 대중문화 산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시작했다. 1926년 당시 상무장관 허버트 후버는 상무부의 외교 및 상공국에 영화부를 신설했다. 영화부는 1922년-33년 사이에 22개 보고서를 출간했는데 이는 전세계 영화시장의 정보를 총 망라한 것이었다. [...] 미 행정부의 대중문화 산업에 대한 지원은 2차 대전 직후 최고조에 달한다. 당시 국무장관이던 존 포스터 덜레스는 "만약 나에게 외교정책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하나만 선택하라면 나는 국가간 자유 정보 유통을 택하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그가 말하는 정보는 모든 종류의 문화상품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 『말』, 1992년 11월, S. 86ff
사회적 여건이라는 컨 텍스트는 빼고 텍스트만을 금과옥조로 삼은 한국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은 어떤가? 사회적 상황은 서구와 전혀 다른데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우리 사회를 포스트모던의 시대로 만들어버렸던 것은 아닌가? 또한 돈키호테처럼 텍스트에 파묻혀 그 눈으로 이상화된 컨텍스트를 상상해낸 것은 아닌가?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든 예술적, 비 양심과 부도덕의 알리바이는 아니었던가? 포스트모더니즘은 거대담론의 퇴조를 말한다. 그러나 우리의 문화 지형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은 새로운 거대담론으로 자리잡지 않았는가? 또한 경제적으로 "신자유주의" 역시 미국의 경제적 필요에 부응하는 새로운 거대담론은 아닌가?
물론 포스트모던의 현실을 진단하는 이론가들이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하고 있지 않다. 그들은 어떤 주의나 주장도 회피하려 한다. 그러나 그들도 주장은 하고 있다. 아무 것도 절대화하지 말자는 주장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포스트모던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주장도 상대화해서 볼일이다. 우리의 컨텍스트와 서구의 컨텍스트를 고려하여. 자칫 우리 스스로 그것을 새로운 거대담론으로 만들어 우리를 억압하는 장치로 만들지 않도록.
  • 가격2,000
  • 페이지수12페이지
  • 등록일2005.03.24
  • 저작시기2005.03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89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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