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흥길의 소설에 대한 감상
본 자료는 2페이지 의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여 주세요.
닫기
  • 1
  • 2
  • 3
  • 4
  • 5
  • 6
  • 7
해당 자료는 2페이지 까지만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2페이지 이후부터 다운로드 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차

1.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2. 기억 속의 들꽃

3. 장마

본문내용

댜?」
그러자 안방문이 우당탕 열리면서 악의를 그득 담은 할머니의 얼굴이 불쑥 나타났다.
결국은, 이념 같은 것에 상관 없이 관계 좋게 지내던 두 사돈간은, 혈육의 정에 휘말려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 이념의 갈등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당시의 교육 수준을 생각했을 때 좌익과 우익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여 한쪽의 입장에 섰을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라 예상되지만 이러한 식으로 민족이 반으로 쭉 찢겨져 나가게 되었을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이 설정은 이 사실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외할머니와 할머니의 샤머니즘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면, 꿈자리가 뒤숭숭하면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던지, 용한 점쟁이가 몇날 몇일에 돌아온다고 점을 친 것이 맞다고 믿고 기다리는 것 등이다.
「아니다. 느덜이 모르고 허는 소리다. 이 나이 먹드락 내 꿈이 틀린 적이 어디 한 번이나 있디야?」
외할머니는 고개를 설설 흔들었다.
일이 이렇게 되어 할머니는 어느 하루로 날을 받아 쌀말이나 머리에 얹고 기가 막히게 용하다는 그 소경 점쟁이를 찾아나섰던 것이다. 늦은 저녁이 되어 할머니는 갈 때와는 사람이 다르게 희색이 만면해 가지고 돌아와서는 식구 전부를 모은 자리에서 소경의 혜안을 극구 칭송한 다음 그를 대리하여 놀라운 신탁을 전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손가락을 꼽아가며 고대하던 그날이, 삼촌이 집에 다시 돌아오기로 되어 있다는 그<아무 날 아무 시>가 인제는 당장 며칠 눈앞의 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중이었다.
요즈음 많은 사람들은 샤머니즘을 구시대적이고 전근대적인 것이라 여긴다. 나 자신도 그러하다. 헌데 이 소설에서는 샤머니즘이, 이념의 갈등으로 갈라선 두 할머니를 이어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위의 예문에 나온 그 <아무 날 아무 시>, 할머니가 쓰러진 사이 나타난 구렁이를 외할머니가 잘 대접하여 돌려 보낸 것이다. 구렁이는 샤머니즘 신앙에서 인간 세상으로 현신한 죽은 자를 상징한다. 결국 할머니의 믿음에서는, 죽어서 구렁이로 다시 돌아온 삼촌을 외할머니가 잘 대접하여 돌려 보낸 것이 된다. 할머니가 깨어난 후, 사정 이야기를 듣고 외할머니와 다시 화해하게 된다. 여기서 샤머니즘은 두 사람이 공유하고 있는 신앙이며, 이 두 사람의 이념의 갈등을 극복하게 해주는 매개체이다.
결국, 이 이야기는 이념의 갈등으로 갈라섰어도, 둘이 공유하는 민족 고유의 믿음을 통해서 이 갈등을 서로 극복해 나가고 종국에는 화해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아울러 이는 두 사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념의 갈등으로 남북으로 분단된 우리 민족의 경우에도, 우리 민족이 서로 공유하고 있는 ‘무엇인가’를 통하여, 이념의 갈등을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보이고 있다.
앞선 두 소설이 현실 풍자적인 모습을 보이며, 현실을 그리는데 집중한다면 이 소설은 현실의 형상화보다는 문제를 제시하고 그리고 비록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능동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앞선 두 작품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하겠다.
  • 가격1,000
  • 페이지수7페이지
  • 등록일2005.04.12
  • 저작시기2005.04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92299
본 자료는 최근 2주간 다운받은 회원이 없습니다.
청소해
다운로드 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