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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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감독
2. 인물분석
3. 형식
4. 간단한 줄거리

Ⅱ. 각 부 별 비교와 대조
1. 온종일 기다리다 vs 매달린 케이블카
2. 어쩌면 우연 vs 어쩌면 의도
3. 짝만 찾으면 만사형통

Ⅲ. 숨어있는 내부적 요소들
1. 멜로적 요소
2. 파격적 요소

Ⅳ. 비평
1. 일반 관객들의 비평
2. 비평가들의 비평

본문내용

다. 홍상수의 영화를 본 사람들이 극단적인 칭찬 아니면 진한 불쾌함을 꺼내놓는 것은 아주 특별한, 정말 극소수에게만 허락된 '멋진 인생'을 제쳐놓는다면, 우리 모두의 인생이란 의심의 여지없이 '3류'다. 홍상수의 영화를 본 사람들이 극단적인 칭찬 아니면 진한 불쾌함을 꺼내놓는 것은, 그런 이유다. 홍상수의 영화는 관객을 불편하게 한다. 자신도 삼류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굳이 그것을 직면하고 싶은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홍상수의 영화를 보면서, 웃으면서, 화를 내면서 관객은 자신의 얼굴을 본다. 홍상수는 결코 따뜻하게 그들을 감싸지도 않는다. 자, 현실은 이렇지요, 라고 친절한 듯이 펼쳐 보일 뿐이다. 홍상수의 영화에서는 누구나 알고 있는 공간, 누구나 알고 있는 상황, 누구나 알고 있는 결말들이 그려진다.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가, 장막의 뒤에 가려있던 것들이다. 의도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가급적 다른 이들이 보지 말아줬으면, 또는 보고도 못 본 척 해줬으면 하는 것들만을, 홍상수는 '비열하게' 끄집어낸다.
홍상수 영화의 '키워드'가 된 듯한 '공간'의 개념은 <오! 수정>에서도 독특하게 작용한다. <강원도의 힘>에서 강원도와 인사동이라는 공간은, 왕가위의 <중경삼림>이나 <동사서독>에서 드러나는 공간의 의미 이상으로 관객에게 파고 들었다. 일상적으로 경유하고 머무르는 낯익은 공간에 인물들을 몰아넣고, 홍상수는 집요하게, 잔인하게 묻고 또 묻는다. 당신에게 '삶'이란 어떤 의미이냐고. 인사동이란 삶의 더께가 수북히 쌓인 낡은 공간에서 술을 마시고 간통을 하고, 휴양지인 강원도에서는 긴장을 풀며 새로운 무엇인가를 모색하려 그들은 방황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통곡을 하는 것 말고는 탈출구가 없다.
<오! 수정>은 공간을 탈색시킨다. 흑백영화는 인물의 영화다. 공간은 배경으로 머무르고, 추상화된 공간 속에서 우리의 3류 주인공들이 배회한다. 어디도 마찬가지다. 재훈의 으리으리한 저택도, 침대 하나를 놓으면 꽉 차는 수정의 비좁은 방도, 똑같은 질감으로 다가온다. 그 회색의 공간을 그들이, 아니 우리들이 떠돌아다닌다. <오! 수정>은 전작들에 비해, 인물들에게 훨씬 많은 자유를 준다. 심지어 감정이입까지도 허용한다. 홍상수가 만들어놓은 통로를, 힘겹게 빠져 나오려 애쓰던(결국 누구도 도망치지 못했지만) 전작과 달리 <오! 수정>의 재훈과 수정은 스스로 움직이며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처럼 보인다.
<오! 수정>의 5개 단락에서, 2부에 해당하는 '어쩌면 우연'과 '어쩌면 의도'는 각각 재훈과 수정의 동일한 사건의 서로 다른 기억이다. 재훈은 수정과의 만남이 우연, 그리고 '운명'이었다고 믿는다. 선배인 영수가 우연히 수정을 동반하여 화랑에 들렀고, 우연히 경복궁에서 수정을 다시 만났고, 우연에 우연이 겹쳐 재훈은 수정에게 연정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러나 수정은 다르다. 처음 화랑에 갔을 때, 운전기사에게 점심하라고 지폐를 내주는 폼새나 사방에서 풍기는 '돈냄새'를 감지하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재훈이 하루 한번은 들른다는 경복궁으로 간 것도 수정의 의도였다.
<오! 수정>은 그들의 우연과 의도를 따라다닌다. 그런데 이상하다. 각자의 에피소드에서, 그들이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에피소드들이 끼어있다. 예를 들어 영수와 운전기사의 다툼은 재훈이 결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재훈이 옛 애인과 방안에서 키스하는 것을 수정은 결코 알 수 없다. 2부와 4부는 재훈과 수정의 시점에서 보여진 다른 과거가 아니라 철저하게 전지적 시점에서 그려진 다른 '관점'이다. 세상일이 늘 그렇듯, 세상은 독자적으로 흘러간다. 재훈은 우연으로 믿었지만 의도가 개입했고, 수정의 의도대로 '연인'은 되었지만 '연인만 찾으면 만사형통'이라는 마지막 단락의 제목처럼 대단히 씁쓸하다. 그건 결코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언사가 아니고, <오! 수정>은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도 않는다. 홍상수는 인물들을 자유롭게 풀어놓으면서도, 결국 그들이 운명이라는 굴레에서 조금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암시, 아니 강조한다. 홍상수는 <오! 수정>의 잔인한 신이다.
그런데 <오! 수정>을 보고 난 후 시간이 흐를수록. 그 너저분한 인간들에게, 어쩐지 끌리는 느낌이 든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수정에게. 수정은 지금까지 홍상수가 그려낸 여성 중에서, 가장 풍부하고 가장 따듯한 캐릭터다. 가난한 집안의 수정에게는 아버지가 없고, 오빠는 정신이상이다. 오빠의 성욕을 풀어주기 위해, 수정은 손으로 마스터베이션을 해줘야한다. 아버지 같은, 지친 모습의 영수에게 끌리지만 헛된 꿈이란 것도 안다. 아내의 삼촌이 경영하는 프로덕션에서 PD로 일하는 영수는, 재능도 없고, 가족을 버릴 위인도 되지 못한다. 수정은 그 참담한 생활에서 도망치고 싶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재훈에게 접근했고, 성공했다. 그러나 그것은 '만사형통'이 아니라, 지금까지 걸어왔던 만큼의 형극이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다. 한 고비를 넘어왔다고, 다음 고비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수정에게 더욱 애착이 가는 것은, 그런 이유다. 그녀에겐 명백한 슬픔이 있고, 벗어나려는 의지가 있고, 고통을 견딜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녀는, 자신이 갈 길을 안다. 이은주라는 배우의, 다소는 무표정한 듯한 그녀의 표정도 그런 애틋함을 더했을 것이다.
<오! 수정>은 홍상수 영화의 한 정점에 이른 영화다. 형식적으로, <오! 수정>은 많이 비틀었지만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다. 홍상수 영화의 인물 탐구는 경찰서의 '심문'과 비슷하다. 묻고, 또 묻고, 지칠 때까지 캐물어 원하는 답을 얻어내는 것. 지금까지 그 답을 들으면서, 나는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다음에는, 약간은 다른 답을 듣고 싶다.
*목 차
Ⅰ. 영화 <오! 수정>에 관한 간단한 소개
1. 감독
2. 인물분석
3. 형식
4. 간단한 줄거리
Ⅱ. 각 부 별 비교와 대조
1. 온종일 기다리다 vs 매달린 케이블카
2. 어쩌면 우연 vs 어쩌면 의도
3. 짝만 찾으면 만사형통
Ⅲ. 숨어있는 내부적 요소들
1. 멜로적 요소
2. 파격적 요소
Ⅳ. 비평
1. 일반 관객들의 비평
2. 비평가들의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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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7.08.31
  • 저작시기2007.8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426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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