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서평

본문내용

할 때 우리는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더 큰 메아리로 울려 퍼질 아리랑을 꿈꾸며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책은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한 몸을 불사른 혁명가 김산의 삶을 다루고 있다. 또한, 단순히 역사적 사실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낭만적이고 개성이 넘치는 인물로서의 김산을 형상화함으로써 독서의 즐거움도 배가시키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일말의 아쉬움이었다. 우리의 근현대사에는 김산의 경우와 같이 일반인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묻혀진 많은 인물들이 있을 것이라는 점과, 보다 적극적인 발굴 작업을 통해 얻은 역사적 자료를 가공하여 일반인들이 재미있고 쉽게 만날 수 있는 책으로 만드는 작업이 그리 활발하지 못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우리에게 역사가 소중한 건 그 옛날 이 땅에서 살았던 우리의 조상들의 삶이 찬란했기 때문이 아니다. 보다 중요한 건 이러한 역사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반문하고 그 해결책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를 박제화시켜 그 소중한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도 우리들이고, 역사를 통해 미래를 궁리하는 활동을 통해 역사에 새 생명을 불어 넣을 수 있는 것도 우리들이다.
아리랑은 단순히 패배와 자조의 노래가 아니다. 그건 김산의 삶과 같이 패배하더라도 좌절하지 않는 자만이 부를 수 있는 승리의 노래인 것이다. 또한 우리의 역사 속에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그들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가 아리랑이라고 생각한다. ‘폭풍의 시대를 역사가 명하는 바에 따라 불화살 같이 살아간 한 조선인 독립 혁명가 김산의 고뇌, 좌절, 사랑, 열정, 사살의 피어린 발자취’를 그린 이 책을 읽으며 승리와 기쁨의 노래인 아리랑을 부르기 위해 지금의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보곤 했다. ‘아리랑’은 인간에게는 신체의 건강과 관련된 생명뿐만 아니라 정치 및 사회와 관련된 생명도 존재한다는 걸 일깨워준다. 정치적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인 우리들이 올바른 정치 및 사회의식을 갖지 못할 때 숨은 쉬고 있어도 생명은 없는 좀비와 같은 존재로 전락할 것이다. 그리하여 김산의 이야기는, 식민지 조선의 역사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승리와 기쁨의 노래인 아리랑이 더 크게 메아리치도록 노력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키워드

아리랑,   김산,   독립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