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혁명의 배경과 의의 -이상과 현실

목차

1. 러시아혁명 배경, 의의
1) 혁명의 배경
2) 피의 일요일 사건과 3월, 11월 러시아 혁명
3) 역사적 의의
4) 명분과 실상
*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점
* 마르크스와 레닌의 이론 비교

2. 러시아혁명의 이상과 현실
1) 러시아 혁명의 이상 (긍정적 해석)
2) 러시아 혁명의 현실 (부정적 해석)
3) 혁명의 비극적인 결과

3. 러시아혁명에서의 여성과 농민
1) 여성
2) 농민

4. 현재 유럽 좌익의 위상
1) 독일의 좌파정당
2) 현재 유럽에서의 좌파 현황

5. 생각해 볼 문제

본문내용

서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레닌은 모든 정치적인 문제에 “전선(戰線: front)의 개념을 부여하여 정치를 군사화 했으며, 싸워야 하고 파괴해야 할 적들을 계속해서 새롭게 만들어냈다. 레닌의 이러한 호전적인 이론은 그가 사망한 후에도 스탈린에 영향을 미쳤다. 스탈린의 악명 높았던 투쟁 이론, 즉 공산주의가 승리의 단계에 임박할수록 사회 투쟁의 강도는 높아진다는 이론도 레닌의 호전성을 이어받은 것이다.
레닌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항상 폭력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을 주변에 두었다. 자신의 목적을 빠른 시일 내에 달성하기 위하여 폭력을 이용하는 것 만한 지름길은 없었다. 레닌이 집권할 당시에 황제와 그의 가족들이 살해되었다. 이 사건은 여러 면에서 20세기의 붉은 테러와 대량 학살을 예고하였다. 황제와 그의 가족들은 정당한 재판이나 처형 과정을 거치지 않고 살해되었다. 볼셰비키 체제는 이 살인을 처음에는 부정하다가 뒤에는 정당화하였다. 하지만 한 밤중에 이루어진 살인은 정식 처형이었다고 볼 수 없으며 오히려 갱단의 집단 처형과 흡사하였다.
레닌 치하에서 벌어진 테러와 처형은 비밀경찰인 체카가 주도하였다. 체카는 소수의 반정부 음모 세력을 찾아내기보다는, 대량 학살을 주요 업무로 삼았다. 이들에 의해 구체제 하에서 장교였던 사람들은 재판도 없이 처형되었고, 죄수는 물론이고 단순히 의심이 가는 사람들도 총살할 수 있는 권리까지 있었다. 레닌은 1918년 8월경에 수백 명의 창녀, 술 취한 병사, 전직 장교, 그리고 “기타”에 대한 테러와 처형, 강제 이주를 즉시 시행할 것을 지시하였는데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타”였다. 테러는 또한 농촌으로 퍼져 나갔다. 그래서 농촌 마을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레닌은 노동자들에게 쿨락(부농)을 죽이라고 훈계하였고 수 천 명의 희생자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있어 더 큰 공포를 준 것은 국민 누구나 아무런 잘못도 없이 언제든지 암살당하는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체카는 소비에트의 권위에 적대되는 세력을 검거하여 현장에서 무자비하게 처형할 수 있음을 행동으로 보여 줌으로써 국민들에게 매우 효과적인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였던 것이다.
체카와 함께 소련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것은 혁명 직후부터 시작된 인질 제도였다. 볼셰비키는 인질제도를 그들의 탄압 수단으로 매우 효과적으로 이용하였다. 인질들은 “무작위로 뽑혔지만 대체로 사회적 배경(부 혹은 구제도와의 관련성)에 의해서 선정되었다. 체카가 인질들을 붙잡아 간 이유는 장차 있을지 모르는 볼셰비키 지도자나 혹은 볼셰비키 정책에 대한 반대 운동을 사전에 근절하기 위해서였다. 만일 인질과 연루된 사람이 볼셰비키를 반대할 경우에, 인질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서 언제든지 잔혹하게 처형될 수 있었다.
혁명 직후부터 러시아의 국민들은 즉결 처분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와 함께 생활하게 하였던 상황의 연출자는 바로 레닌이었다. 하지만 레닌의 학살과 테러는 스탈린이 저지른 학살의 전초전에 불과 하였다. 스탈린은 레닌의 공포 정치를 이어 받았을 뿐만 아니라 테러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죽임을 당하여 대규모의 매장지가 필요할 정도였다. 이때 만들어진 대규모의 매장지가 최근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발굴되고 있는데 1988년과 1989년에 발굴된 한 묘지에는 5만 구의 시체가 매장되어 있었다고 한다. 물론 매장된 사람들의 대부분은 농민과 노동자들이었다.
스탈린 시대에 체포와 죽음에 대한 공포는 상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스탈린 집권당시의 경찰들이 얼마나 혐의자를 무시무시하게 다루었는지에 대한 경악스런 기록이다. 그들은 혐의자를 모래주머니로 배를 때렸으며 이것은 때때로 목숨을 잃게 하였다. 또한 용의자를 공중에 매달고 그들의 손가락을 일부러 문 사이에 집어넣고 문을 닫기도 하였다. 구타는 통상적인 것이었다. 지방에서의 취조는 이보다 더 악랄하다. 한 적군 합창단의 아코디온 연주자는 두 다리가 부러졌고, 어떤 곳에서는 취조를 받던 남자가 성기를 구타당해서 터지기도 하였다. 혐의자에게 심하게 모멸감을 주는 방법도 있었다. 체포자의 머리를 가래를 뱉는 타구에 넣고, 체포자의 머리에 방뇨를 하였다. 피의자를 며칠 동안 잠을 재우지도 않으면서 자백을 얻기도 하였고 며칠 동안 물에 세워 놓아서 자백을 얻기도 했다. 특히 젖은 천을 머리에 동여 맨 뒤에 이 젖은 천이 말라서 수축할 때 머리를 조여들게 하는 고문은 정말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또한 열두 살의 어린아이까지 인질이 되기도 하였고, 남편이 부인 눈앞에서 고문을 당하는가 하면, 열여섯 살의 딸을 아버지 앞에서 강간하기도 하였다.
스탈린의 대숙청과 테러가 특별히 더 위험한 것은 사회 계층의 상하, 직업의 종류를 막론하고 전체 국민 모두가 테러의 대상이었다는 점이다. 때문에 스탈린 시대에는 감옥에 수감된 죄수들의 숫자가 너무 많아서 감옥이 항상 비좁았다. 감방에서 드러누우려면 수감자끼리 협상을 해야만 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감옥생활은 말 그대로 살인적이었다. 160명이 수용된 어떤 감방에서 하루 평균 5~6명이 죽어 나갔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게다가 과밀 현상을 나타냈던 감옥의 수용인원을 처형이나 다른 수용소로 강제 이주 시켜서 인원을 줄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스탈린의 대 테러 기간에 죄수와 사망자의 숫자는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10월 혁명으로 집권할 수 있었던 레닌과 스탈린은 인류 최악의 비극을 만들었다. 이들의 체제로 인하여 희생된 사람의 숫자는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수였다. 러시아 혁명이 일어난 뒤에, 레닌 밑에서 적어도 1,500만 명, 스탈린 치하에서 적어도 4천만 명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혁명 때문에 적어도 5,5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살해된 것이다. 이것이 러시아 혁명이 남긴 가장 비극적인 결과이다. 그렇게 많은 희생을 치르고도 소련이 얻은 것이 과연 무엇이던가. 결국 소수의 음모자들에 의한 러시아 혁명은 ‘로마노프의 차리즘’을 ‘붉을 차리즘’으로 대체시켰으며, 국가를 빙자한 범죄 집단들을 득세하게 하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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