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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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미국시장에서 팔리는 이 차는 엄밀히 따지고 보면 미국차라고 말하기 힘들다. 독일의 오펠(OPEL)사가 설계하고 한국의 대우자동차가 일본에서 엔진 등을 수입해 조립한 것을 GM이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포드의 페스티바는 일본 스즈끼가 설계한 것을 한국의 기아자동차가 생산한 것이다.
또한 오늘날과 같이 생산공정의 국제간분업이 발달한 시대에 ‘생산지기준’으로 다국적기업이 만들어 낸 상품의 국적을 판별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Made in USA'가 찍혀 있는 제너럴 일렉트릭사의 전자제품도 속을 들춰보면 중간재의 대부분은 동남아나 멕시코에서 하청생산되어 미국에서는 단지 조립만 한 것들이 많다. 똑같은 원리로 ’Made in Singapore'가 찍혀 있는 모토롤라사의 전자제품도 따지고 보면 핵심 부품은 미국에서 수입하고 단지 싱가포르에서는 단순조립만 한 경우가 많다.
8. 이동성
다국적기업이 가지는 또 하나의 특징인 이동성은 그들이 지닌 범세계적 가치사슬, 피라미드형 계층조직, 내부화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각국의 비교우위가 급격히 변화하는 동태적 국제분업시대에 있어서 다국적기업의 최적해외생산거점은 항상 변하기 마련이다. 어떤 일정시점에 가장 싸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곳, 즉 최적생산거점에 공장을 건설하더라도 현지국의 임금인상, 공업입지 부족 등 때문에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는 범세계적 관점에서 볼 때 더 이상의 최적생산거점이 못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에 다국적기업은 보다 나은 다른 최적생산거점으로 이동하여 나가는데 이 같은 이동성은 주로 고정투자의 크기에 의해 좌우된다.
일반적으로 화학같이 대규모 고정투자가 필요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다국적기업의 이동성은 그리 크지가 않다. 하지만 가정용 전자, 신발, 의류같이 소규모의 고정투자만 필요한 단순조립산업에 있어서 다국적기업의 이동성은 상당히 높아 갑작스런 공장폐쇄, 철수에 따라 종종 현지국과 마찰을 빚기도 한다.
9. 귀속의 이중성
이는 다국적기업의 현지자회사가 가진 특성이다. 현지자회사는 현지국 영토내에서 경영활동을 하기에 현지국에 대해 ‘영토적 귀속성’을 가지지만 경영통제를 하는 모기업에 대해선 ‘통제적 귀속성’을 가진다. 현지국 정부는 자기 주권하에 있는 영토에서 경영활동을 하는 모든 기업은 현지국의 가치사슬에 따르면 그들의 통제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모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해외자회사는 자신들의 분신에 불과하므로 범세계적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는 그들의 가치사슬에 따르기를 원한다. 더욱이 투자국 정부도 해외자회사를 자신들의 외교나 통상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하고 자국내에서 위치한 모기업을 통해 압력을 가하는 수가 있다.
그러므로 현지 자회사는 현지국에 대한 영토적 귀속성과 모기업에 대한 통제적 귀속성 사이에 가능한 한 최대한 합의점을 찾아내어 자신들의 이해가 침범 받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러나 현지국과 다국적기업의 가치사슬이 다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양자 사이의 마찰은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 경우 대부분의 현지 자회사는 귀속의 이중성 때문에 모기업에 따르는 듯 하다가 현지국에 순응하는 등 다소 기회주의적 태도를 취하기 마련인데 이는 모기업이나 현지국 정부 모두에게 현지 자회사의 충성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도록 만든다.
제 3장 결 론
다국적기업은 국제 직접투자의 한 특수한 형태로서 단순히 해외에 지점 또는 자회사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지국적을 취득한 현지법인으로서의 제조공장 또는 판매회사를 가지고 있으며, 현지의 실정과 모회사의 전략에 따라 움직이고, 공통적인 면에서 자본인적 자원 및 기술 자원을 공급하는 국제적인 조직망을 가지는 기업조직 또는 그 기업조직의 일환이다. 다국적기업이라는 형태로 미국의 대기업이 해외진출 특히 유럽 여러 나라로 진출하게 되자, 선진 제국 사이에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게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자본의 국제적인 집중이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다국적기업의 발전을 가리켜 미국자본에 의한 세계경제 지배의 진행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으나, 이러한 견해는 일면적으로는 타당하지만, 사태를 전체적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즉, 서구 제국이나 일본의 대기업이 미국보다는 뒤지기는 하였지만 똑같이 다국적 기업의 길을 걷기 시작한 사실을 올바르게 평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즉, 다국적 기업은 시대의 흐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하루 빨리 다국적 기업의 강대국의 나라로 들어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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