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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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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모더니즘소설의 개요
1. 자전적 형식과 문제적 개인의 형상화를 중심으로 하는 소설의 시기
2. 개인과 주인공의 점진적인 소멸을 특징으로 하는 소설의 시기
3. 자율적인 세계가 되어 버린 소설의 시기

Ⅱ. 모더니즘소설의 태동

Ⅲ. 모더니즘소설의 전개

Ⅳ. 모더니즘소설의 의의
1. 역사적 모더니즘
2. 문학에 대한 관념과 작품의 리얼리티 문제에 대한 재정의
3. 현대문학의 한 가닥을 형성 하는 계기

Ⅴ. 모더니즘소설과 새로움

Ⅵ. 모더니즘소설과 풍자

Ⅶ. 모더니즘소설과 경마장 가는 길
1. ‘어긋남’의 미학과 언어의 의미파괴
2. 관습에서의 일탈과 전위적 실험성

참고문헌

본문내용

아 끈질기게 추적하여 그것이 텍스트 전체를 지배하는 대립관계들을 무너뜨릴 위험이 생겨나는 데까지 보여주는 것이다. 즉 글 자체에 궁극적으로 모든 체계와 논리를 회피하는 어떤 것이 있다는 말이 된다. 텍스트구조의 범주나 전통적인 비평적 접근의 범주들 안에 손쉽게 포괄 될 수 없는 의미의 부단한 명멸, 누출, 확산이 있는데, 데리다는 이를 ‘방산’이라고 부른다. 즉 텍스트는 우리에게 의미와 의미작용의 본성에 대해 명제로서 정식화할 수 없는 어떤 것을 보여줄지 모른다. 데리다에게 있어 모든 언어는 정확한 의미를 초과하는 ‘잉여’의미를 드러내며, 항상 그 잉여의미는 가두려는 의미를 넘어서거나 벗어나려 든다. 특히 문학적 담론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또 하나『경마장 가는 길』의 특징은 같은 말의 되풀이를 통해 난해성을 작품의 바탕에 잠복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난해하게 하기’는 이야기 혹은 시가 미학적 목적을 위해 일부러 어렵게 하거나 방해하는 방법들을 의미한다. 예를 하나 들면 R의 아내가 이혼에 동의해주지 않는 상태의 지속을 같은 행동이나 말의 반복을 통해 서술해 나간다. 그것은 일종의 소외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R은 J로부터 배척되는 동시에 전혀 사랑하지도 않기 때문에 오로지 법적인 부부관계에만 머물러 있는 아내로부터도 백안시를 당한다. 이러한 R의 실리적 강박관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작가는 ‘지루하게 하기’의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R은 전축을 껐다. 잠시 후 R의 어머니가 건너왔다. 그리고 말하기를 R이 없는 사이에 R의 아내가 R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는 방으로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묻더라고 했다. 그래서 R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혼문제에 관한 한 R과 상의할 일이라고 했다고 했다. 그러자 R의 아내는 왜 R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들이 그렇게 버릇없이 이혼을 하겠다고 하는데도 말리지 않느냐고 항의했다고 했다. 그러자 R의 아내는 자신은 절대 이혼을 안 해주며 자기도 유학을 보내 부면 한 오년쯤 나가 있다가 돌아와서 생각해 보고 그때서야 이혼을 해주든지 어떻게 하든지 할 것이라고 했다고 했다. 그래서 R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혼을 하든 말든 그들에게는 상관없는 일이니 그들에게 와서 이혼을 안 하겠다고 말할 건 없지 않느냐고 했다고 했다. 끝으로 R의 아내는 이제 예수를 믿지 않겠다고 했다고 했다.
R의 아내는 R이 없을 때 R이 없을 때 R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왜 이혼을 말리지 않느냐, 왜 아들을 따로 살림 내보내지 않느냐, 예수는 이제 안 믿겠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끝에 가서는 절대로 이혼해 주지 않는다. 오년 반 동안 유학을 보내주면 유학을 갔다 와서 생각해보고 이혼을 해주든지 말든지 생각해보겠다고 했다고 했다.
2. 관습에서의 일탈과 전위적 실험성
『경마장 가는 길』은 섹스에 관련된 농도 짙은 표현으로 많은 충격을 주었다. 그럼에도 큰 인기를 누린 것은 90년대 초에 충격적인 변태적 성행위가 노골적으로 등장하는 이색적인 특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작품이 주로 ‘지루하게 하기’라는 수법에 의해 전개되어 신선함을 주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성은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전통적으로 ‘금기시’라는 의미에서 벗어나 다양한 상징성을 지니는 연금술적 방법을 내포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성의 상품화 현상, 변태적인 성행위의 범람의 미화 등, ‘탈모럴의 이즘’을 반영하는 동시에 타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의 가교로서의 메타 언어적 기능을 하는 등의 다양한 기능을 떠맡게 된 것이다.
『경마장 가는 길』에서 주인공 R과 J가 처한 상황을 반영하든지 그들의 심리적인 상태를 보여주는 척도로 사용되고 있다. 작가 하일지는 이 기능에 가장 애착을 느끼는 모양이다. 또한 기계적인 성 묘사는 후기 산업사회에서의 ‘불감증’을 유발하는 하이테크문화나 환경, 오염문제 등에 대한 현대인의 ‘무감각함’의 대립개념으로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도구로 상징된다. 그 외 현실도피적인 장치로서의 의미와 쾌락추구를 통한 인간성 해방으로서의 카타르시스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주인공 R은 다음과 같이 성의 유희적 기능과 전위적 실험성을 강조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리고 성묘사의 노골성도 포르노수준에 이르고 있어 당시 논쟁의 대상이 된 바 있다.
R은 계속했다. --나는 자네에 대한 하나의 타성이 있는 것 같애. 섹스의 타성이지. 내가 자네를 사랑하느냐고?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는 자네와 섹스하는 것을 주기적으로 좋아한다는 거야. 늘 그런 건 아니지만 나는 자네의 유방을 주무르기를 좋아하고, 자네의 터럭들을 어루만지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자네의 자궁 속에다 사정하기를 좋아하지. 물론 다른 여자들도 틀림없이 유방과 자궁과 터럭을 가지고는 있을 거야. 그러나 자네도 알다시피 나는 그다지 많은 여자들과 섹스 해보지는 않았어. 그래서 난 다른 여자들이 어떤지 잘 모르고 따라서 다른 여자들에게서 그다지 주기적으로 심한 욕정을 갖지는 않아. 그러다보니 나는 자네의 자궁 속에 사정하기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애. 게다가 나는 자네와 섹스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매번 생각해왔지. 게다가 자네는 내가 프랑스에서 했던 말, 즉 내가 이혼을 하더라도 자네와 결혼을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말뜻을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알아요.
--<알아요, 알아요> 하지만 자넨 오해를 해 왔구만.
--아니예요, 무슨 말인지 알아요. 그렇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다르지 않아요?
--달라도 할 수 없지.
잠시 침묵이 흘렀다.
참고문헌
강운석, 한국 모더니즘 소설에 나타난 현대성 연구, 숭실대학교, 1998
김송이, 1930년대 모더니즘 소설의 이중성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2010
문흥술, 포스트모더니즘 소설 연구, 서울여자대학교, 2004
박배식, 모더니즘 소설의 영화 기법 : 박태원을 중심으로, 한국비평문학회, 2004
이은선, 모더니즘 소설의 체제 비판 양상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2008
조선숙, 한국 모더니즘 소설 연구 : 1950년대 소설을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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