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시대_문명읽기_로마제국쇠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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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제국이 쇠퇴해 가는 과정을 다룬 이 책은 그리스도의 확립, 게르만족 대이동, 십자군 원정, 이슬람의 침략, 몽골의 서방진군, 등 로마를 둘러싸고 벌어진 큰 사건들을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솔직히 사진 한 장 없이 글씨가 빽빽한 이 책을 읽어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안토니우스, 클라우디스, 네로, 막시미누스, 콘스탄티누스 등 로마 황제들의 이야기를 그린 대목에 이르면 커다란 스케일로 전개되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그리고 에드워드 기번은 훌륭한 작가이기 전에 훌륭한 역사가이기도 했던 것 같다. 위대한 세계의 방관자로 한 발짝 물러나 역사를 바라봐 왔던 그는 뛰어난 언어능력으로 성실하게 수집한 자료와 프랑스의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와의 친교로 더욱 굳건해진 계몽사상적 시각을 바탕으로 역사를 서술했다고 한다. 공정하고 통찰력 있게 다뤄진 이슬람교에 대한 설명이나 제일 독창적이고 훌륭한 설명으로 평가받는 그리스도교의 발전과정은 작가 기번이 아닌 역사가 기번이 지닌 냉철함과 독창성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역사라는 것은 굳이 머리 아픈 말을 꺼내지 않아도 지금 이 시대의 눈으로 해석하고 또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흐름과 문명의 미래를 생각하는데 있어서 커다란 교훈이 될 것 이다. 이제 역사에 대한 연구는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이런 시기에 에드워드 기번은 그 말고 다른 역사를 보는 눈이 있고, 세상을 보는 눈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또한 나의 가슴 한 구석에서 이런 역사를 경험 해보고 싶다는 깊은 감동과 뜨거운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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