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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진화가 실제로 일어난 사실이라는 점을 세계 지계에 이해시키는 데에는 10년도 채 걸리지 않았지만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이라는 그 자신의 이론은 그가 살아 있는 동안 단 한 번도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만약 모든 생물이 살아남을 수 있는 수준보다 훨씬 더 많은 자손들을 생산한다면, 자연 선택은, 평균적으로 주위의 생활 조건에 더 잘 적응한 개체들이 살아남는다는 매우 단순한 전제하에 진화의 방향을 말한다. 사람들이 다윈 이론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과학적인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다윈의 메시지가 품은 철학이 급진적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진화론은 뿌리 깊은 서양의 가치 체계에 대한 도전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윈은 서양 사상에 담겨 있는 온갖 뿌리 깊은 편견들을 자연에 떠맡기려 하지 않았을 따름이었다. 서양인들은, 건방지게도 인간은 가장 위대한 창조물이므로 지구와 생물들을 지배하고 소유할 수 있는 운명을 지닌 존재라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다. 다윈의 참된 정신이 그러한 우리의 오만한 사상(즉, 인간이 최고다)을 부정함으로써 황폐해진 이 세계를 구원해 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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