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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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김승옥 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사랑하느냐고 묻자 ‘나’는 아침의 만원 버스칸 속에서 보는 젊은 여자 아랫배의 조용한 움직임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나’는 그 이야기가 라디오의 박사게임 같은 데 나갔을 때 대답하려니 하고 일부러 기억해 두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내가 발견해 가는 나만의 세계란, 나만이 누리고 나만이 즐기는 세계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기 위해 준비하고 간직해 둔 세계이다. 여기에서 타자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이 개재해 있는 것이다. 사실 자기만의 세계를 추구하는 내가 또 다른 자기 세계를 추구하는 인물인 ‘안’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부터가 이미 이러한 인정에의 욕망에 이들이 노출되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라 할 것이다.
자기 세계를 추구하는 이들 주인공은 타자의 인정을 끊임없이 욕망함으로써 타자의 욕망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워지지 못한다. 그들은 비극적 면모를 지닌 듯 하면서도 실제로는 비극적인 인간에게 가능한 유일한 형태의 대화인 독백을 견뎌내지 못하고, 대화의 상대자를 마련함으로써, 혹은 자신의 행위를 보아줄 누군가를 찾음으로써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소외 인식과 극복 시도
소외란 사회심리적으로는 “사람들이 상호간에 연대감을 상실하고 원자와 같이 뿔뿔히 헤어져 고립하기 때문에 생기는 사회나 집단에 대한 소원의 감정”이라고 정의된다. 하우저에게 있어서 소외는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가 상실되었다는 감각, 자기 자신의 일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지 않고 있다는 감각, 자신의 향상심이나 자신의 규범 또는 야심을 살릴 희망이 완전히 상실되었다는 감각 등으로 폭넓게 규정되고 있다.
<서울 1964년 겨울>은 인물 상호간의 소통 단절이라는 측면이 가장 잘 드러난 김승옥의 작품이며 “소외 바로 그 자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소외에 얼마나 가까워지고 있는가에 대한 충분한 예감”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얼어붙은 거리를 휩쓸며 부는 차가운 바람’이나 ‘바람에 흔들리는 카바이트 불빛’ 따위의 삭막한 배경 아래서 <서울 1964년 겨울>은 시작된다. 서울은 진정한 가치가 훼손된 욕된 공간이다. 이러한 서울의 겨울날 만난 세 주인공에 대한 소개는 이들이 진정한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
이러한 소외된 상태를 극복하고, 인간적인 소통을 회복하고자 ‘안’과 ‘김’ 사이에는 대화의 시도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 대화의 시도는 성공적인 소통의 회복을 이루어내지 못한다. ‘안’과 ‘김’은 소외된 현대인으로서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부정적으로 파악된 현실 세계에 대한 거부와 개인의 자유를 향한 바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단절되고 소외된 인간관계의 회복을 위해 이들이 도달한 세계는 역설적이게도 자기 세계의 설정이다. 이들이 내세우고 있는 사소한 사실들의 가치를 결정짓는 유일한 요소는 그것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냐, 자기 자신만의 것이냐일 뿐이다. 이들은 언뜻 보기에는 소통에 성공한 것으로, 다시 말해 소외를 극복한 것으로 보이나, 기실 이들은 ‘서로를 존중’한다는 미명 아래, 소외된 상태를 인정하고 있다. 타인과 같이 존재하는 것은 단지 같은 시공 속에 존재한다는 의미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들에게 관심 있는 것은 단지 자신의 ‘소유’로서의 사실뿐이기 때문이다. ‘안’이 개인의 익명성이 보장되어 있고, 가족으로부터도 완전히 소외된 공간인 여관을 자신의 잠자리로 택한다는 진술이나, 이들이 “각기 계산하기”를 택한다는 사실은, 이들의 소외된 자기 세계에 대한 집착을 잘 보여준다.
현대인의 소외를 극복하기보다는 수락하고 인정하는 이 두 인물과 대조적인 인물이 ‘사내’이다. ‘타인 속에 존재’하는 인물인 ‘사내’는 ‘안’과 ‘김’과 ‘함께 가기’를 소원한다. 사내의 ‘돈’을 매개로 한 인간 관계의 모습은 자본주의가 그 단초에 깔고 있는 화폐의 의미, 그와 관련된 사유 재산의 의미, 그리고 그것들로부터 파생된 소외의 의미를 잘 보여 준다.
이러한 매개화되고 타락한 가치로서의 금전에 의한 인간관계에 환멸을 느낀 사내가 화재 현장에서 돈을 불 속에 집어 던지는 행위는 진정한 인간관계의 회복을 희구하는 사내의 마지막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내의 시도는 즉시 거부된다. 돈이 떨어진 아저씨를 향해 안은 “약속이 끝났으니 우린 가겠습니다.”라고 차갑게 말한다.
작품의 인물들의 진술이나 태도뿐만 아니라, 그 플롯에 있어서도 현대인의 소외를 드러내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과성에 의해 결집된 플롯이 아니라, 독립적인 사건들이 동기화되지 않은 채 우연성에 의해 결합된 플롯이다. 고립된 시간과 공간은 연속성이 단절된 삶의 절망적 상황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좌절의 드러냄으로서의 자살
문학 작품 속에서의 죽음은 “극단적인 소외 현상을 표출하는 한 상징 기법”이며, 문학 사회학이 관점에서 본다면 “현실 세계 상황 속에서의 존재의 직접적 삶과 연계되는 것”이다.
<서울 1964년 겨울>의 ‘사내’의 죽음은 소외 극복을 향한 소통 시도의 좌절이라는 점에서 더욱 비극적인 것이다. 끊임없이 혼자 있기를 두려워 한 사내는 혼자 있게 놓여진 순간 죽음으로의 탈출구를 찾을 수밖에 없게 된다. 알라레스에 따르면, 자살 시도란 “도와달라는 외침”이며, “자살자가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은 이런저런 종류의 도움”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내의 외치는 현대 사회 속에서의 소외를 수락하는 인간인 안과 김에 의해 무시된다. 실로 그가 유일하게 사귀려고 했었던 사람들은 그와 아무런 교섭도 갖기를 원하지 않는 그런 자들이었다.
‘김’과 ‘안’은 타인의 죽음에 대해 전혀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존적인 관점에서 볼 때, “타인의 죽음은 사회적인 환경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사건”일 뿐이다. 그러나 자살이 도움을 청하는 행위라는 알라레즈의 견해나, 사회적 행동의 제1조건을 상호성에 두는 오르테가의 견해에서 볼 때, 이들의 행동은 비윤리적인 것이다. 이러한 비윤리적 행동은 그 자체로 현대사회의 소외 현상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늙음’은 소외된 개인의 무력감을 의미한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가격3,000
  • 페이지수31페이지
  • 등록일2015.01.13
  • 저작시기2015.1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1043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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