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화 정화(精華)의 결집으로서의 근대 과학기술구조 - 「중국 전통과학은 왜 근대과학으로 발전하지 못하였는가」 -

소개글

인류 문화 정화(精華)의 결집으로서의 근대 과학기술구조 - 「중국 전통과학은 왜 근대과학으로 발전하지 못하였는가」 -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말하는 함정이란 부정성의 확산작용 결과가 양자간의 전이와 혼란만을 조성하여 결과적으로 과학의 패러다임 기능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뜻이다. 후한 말 불교라는 외래 사조의 충격과 정치에 대한 보편적인 실망 속에서 유가와 묵가 모두 실망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고, 이것은 결과적으로 도가의 발전을 촉진했다. 즉 당시 부정성의 확산 효용은 도교를 이용한 유가 비판을 이끌었을 뿐, 묵가를 통한 유가의 비판을 유도하지는 못했다.
유가와 도가가 상호보완구조를 형성하였기 때문에, 중국 역사상 세 번째의 사회구조 변혁기인 남북조 후기와 수·당 제국 초에 부정성의 확산 효용은 결국 유가사상만을 정통으로 한 채 묵가와 도가로 하여금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하였다.
6. 위대한 실험과 사회화의 장애
중국의 과학사에서 명말·청초는 매우 특수한 시기로서 서구 근대과학구조가 이미 형성 중에 있었고, 동시에 중국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때였다. 명말의 이론적 성취를 살펴보면 하나는 고대과학에 대한 총결산이 이루어진 데 힘입은 것이고, 또 하나는 예수회 전도사들이 소개한 서구의 과학기술에 힘입은 것이다. 전자는 봉건사회구조 속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과학기술이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후자는 서구의 원시과학구조와 막 형성 중에 있던 근대과학구조의 싹이 중국에 일대 충격을 주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서광계와 이지조는 기하학과 논리학을 과학의 초석이라고 보았는데 이는 당시 중국 내 일부 지식인들도 원시과학구조가 과학 발전에 미치는 패러다임 기능의 영향력에 대해서 의식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해 준다. 그러나 과학은 사회 안에 존재하는 것이었고, 과학기술구조의 종자 역시 그에 적합한 토양에서만 발아하는 것이다. 서광계가 전도사들의 손을 빌려서 그 종자를 얻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가 서있던 땅은 그 종자를 발아시키기 힘든 곳이었다. 근대과학구조를 중국에 도입하고자 했던 서광계의 노력이 좌절된 원인이 바로 근대과학구조가 중국에서 직면했던 사회화의 전형적 장애 요인이었다. 그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상호보완 함정이었다. 당시 유심주의적 양명학이 전 중국을 풍미하고 있었고, 따라서 대부분의 유생들이 양명학에서의 탈출구로 찾았던 선종(禪宗)이 바로 상호보완 함정이었다. 서양 과학이 전도사들의 손을 거쳐서 들어왔기 때문에 종교로 인한 문화적 충돌이 불가피했지만, 그 와중에서 애석하게도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과학의 씨앗마저도 거부되었다. 서양의 과학은 일부 상층 관료들의 관심권 내에서만 맴돌았고, 그것도 천문 역법과 무기 제조 등 특정 분야에 한정되었다.
청조가 수립된 이후 부정성의 확산 경향은 다시 억제되기 시작했다. 청초의 많은 학자들이 ‘회통(會通)’이라는 기치하에 고증과 복고의 길을 걸었으며, 일부 진보적인 지식인들마저도 서양 과학의 기술적 측면만 중시했을 뿐 근대과학구조에 대해서는 배척하는 태도를 지녔다.
7. 결론
근대과학구조는 인류 문화의 정화이지 결코 서양만의 것이거나 중국만의 것은 아니다. 다만 과학구조 성장의 조건이 어떠한가에 따라서 서로 다르게 나타났을 뿐이다. 즉 근대과학구조가 봉건사회에서 자본주의 사회로 전환하던 서양에서 출현하였다는 것은 인류 문화의 정화가 그곳에 집중되었다는 사실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과학의 발전과 사회구조는 밀접한 내적 연계에 있는데, 중국의 학자들은 근대과학구조의 수용을 거부했고, 경전에 대한 고증이라는 전통적 패러다임에 계속 매달렸다. 이러한 폐쇄적인 관점에서 과학구조를 배척했던 과거의 역사를 반성하는 가운데, 포괄적이고 넓은 시각에서 역사를 인식하고 개방적인 태도와 이론·실험·기술이라는 구조의 결합으로서의 현대 과학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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