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Ⅰ. 무속신앙
1. 김금화 일대기
2. 서해안 풍어제
3. 무속신앙
4. 무당
5. 굿
6. 굿의 종류와 내용
Ⅱ. 서사 무가
1. 김금화 일대기
2. 서해안 풍어제
3. 무속신앙
4. 무당
5. 굿
6. 굿의 종류와 내용
Ⅱ. 서사 무가
본문내용
가월령가』중 십일월령
농사일을 끝내고 한가해지면 가정에선 누런 콩을 쑤어 메주를 만들기 시작한다. 삶은 콩은 소쿠리에 담아 물을 뺀 후 둥글넓적하게 혹은 네모지게 모양을 만든다. 모양을 갖춘 메주를 그대로 며칠 방에 두어 말린 후, 짚을 깔고 서로 붙지 않게 해서 곰팡이가 나도록 띄운다. 알맞게 뜨면 짚을 열십자로 묶어 매달아 둔다. 메주 달 때는 대개 짚을 사용하는데 이는 짚에 효소가 있기 때문이다. 메주를 달 때 유독 짚으로 묶어 다는 이유는 푸른 곰팡이의 번식을 양호하게 하기 위함이다.
22) 冬至
동지는 글자 그대로 겨울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태양이 가장 남쪽으로 기울어져 밤의 길이가 일 년 중 가장 긴 날이다. 이 날이 지나면 하루 낮길이가 1분씩 길어지는데 옛 사람들은 태양이 기운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동지를 설날로 삼기도 했었다.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먹는다. 동지 팥죽은 먼저 사당에 올리고 여러 그릇에 나누어 퍼서 장독, 곳간, 헛간, 방 등에 놓아 둔다. 그리고 대문과 벽, 곳간 등에 뿌리기도 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팥죽의 붉은 색이 잡귀를 몰아내는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동지 팥죽은 잔병을 없애고 건강해지며 액을 면할수 있다고 전해져 이웃간에 서로 나누어 먹었다.
동지 때는 '동지한파'라는 강추위가 오는데 이 추위가 닥치기 전 보리밟기를 한다. 이때는 땅속의 물기가 얼어 부피가 커지면서 지면을 밀어 올리는 서릿발로 인해 보리 뿌리가 떠오르는 것을 막고 보리의 웃자람을 방지하기 위해 과거엔 겨울 방학을 앞두고 학생들을 동원해 대대적인 보리밟기를 하기도 했다.
동짓날 한겨울 기나긴 밤에는 새해를 대비해 복조리와 복주머니를 만들었다. 복조리는 산죽을 쪄와 사등분으로 쪼개어 햇볕에 말리고 물에 담근 뒤 그늘에서 건조시켜 만든다. 쌀에 든 돌이나 이물질을 가려낼 때 사용하는 복조리는 새해부터 정월 대보름까지 복을 사라며 "복 조리 사려"를 외치며 다녔다. 대보름이 지난 뒤 팔러 다니면 상놈이라 욕을 먹기도 했다. 복조리를 부엌 부뚜막이나 벽면에 걸어두고 한해의 복이 그득 들어오기를 기원했다.
오누이들의 정다운 이야기에
어느 집 질화로에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콩기름불 실고추처럼 가늘게 피어나던 밤
파묻은 불씨 헤치며 잎담배 피우시며
'고놈 두 눈동자 초롱같애'하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할머니
바깥은 연신 눈이 내리고 오늘밤처럼 눈이 내리고…(중략)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 김용호 시『눈 오는 밤에』
겨울밤이면 농부들은 동네 사랑방에 모여 내년 농사에 쓸 새끼를 꼬기도 하고 짚신이며 망태기를 삼기도 했다. 더러 손재주 좋은 이들은 윷놀이와 곡식을 말릴때 쓰는 멍석, 음식을 보관하는 봉새기, 재를 밭에 뿌릴때 쓰는 삼태기, 배낭의 일종인 조루막, 풀 베어 담는 꼴망태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었다.
23) 小寒
소한은 해가 양력으로 바뀌고 처음 나타나는 절기다. 소한때는 '정초 한파'라 불리는 강추위가 몰려오는 시기이다. '소한땜'이 아니라도 이때는 전국이 최저기온을 나타낸다. 그래서 "대한이 소한집에 가서 얼어 죽었다."든가 "소한 얼음 대한에 녹는다."고 할 정도로 추웠다.
농가에서는 소한부터 날이 풀리는 입춘 전까지 약 한 달 간 혹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했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방에서는 문밖 출입이 어려우므로 땔감과 먹을 것을 집안에 충분히 비치해야 했다.
벼가 없어진 빈 들판에 눈이 내리면 특히, 동짓달과 섣달에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그래서 "눈은 보리 이불이다.", "사람이 보지 못하는 사이에 눈이 내리면 풍년이 든다.", "함박눈 내리면 풍년 든다."고 반겼다. 눈을 풍년의 징조로 본 것이다. 또 눈은 "첫눈 먹으면 감기에 안 걸린다.", "장사 지낼 때 눈 오면 좋다.", "첫눈에 넘어지면 재수 좋다."며 눈을 상서(祥瑞)롭게 보았다.
그런데 겨울에 쌀을 먹고 여름엔 보리를 먹어야 보양(保養)이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물론 철따라 나는 곡식을 맞추어 먹다 보니 자연 그렇게 되기도 했지만 보다 큰 이유는, 엄동에 쌀밥을 권하는 것은 천지가 음기(陰氣)에 든 겨울에, 따가운 땡볕 속에 영근 쌀에서 양기를 취하여 음양 조화를 지니려는 것이며, 한여름에는 엄동의 눈밭에서 자란 보리의 냉기를 취하여 모자라는 음기를 보강하려는 것이다.
지금은 보리 농사가 줄어 보리밭을 구경하기도 어렵지만 가곡『보리밭』이나 한흑구가 수필에서 예찬했던『보리예찬』은 늦가을부터 봄까지 우리 농촌을 대표하던 정겨운 풍경이었다. 그래서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이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고 했고, '보리밭 로맨스'니 '보리밭에만 가도 취한다'는 등 보리는 우리의 정서를 대변해 왔다.
24) 大寒
대한은 24절기의 마지막 절기이다. 소한 추위는 대한에 오면 절정에 달한다. 대한은 일년 중 가장 추운 시기이다. 시베리아 기단의 맹위로 인해 몹시 추운 날이 계속된다. 이때는 또 건조한 날씨로 불이 일어나기 쉽고, 가뭄이 들 때가 많아 보리 등 겨울 농작물에 피해를 끼치며 불이 많이 일어나기도 한다. 대한 때면 눈덮힌 겨울 들판에 황량함만이 남아 있다. 이 죽어 있는 땅에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 올 것 같은 희망 따위는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죽어 자빠진 땅에도 봄은 기어이 오고야 만다.
그 희망을 소설가 김영현은 그의 작품집『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에서 건강한 농사꾼의 눈을 빌려 이렇게 표현하였다. "도시에서 온 놈들은 겨울 들판을 보면 모두 죽어 있다고 그럴거야. 하긴 아무것도 눈에 뵈는게 없으니 그렇기도 하겠지. 하지만 농사꾼들은 그걸 죽어 있다고 생각지 않아. 그저 쉬고 있을 뿐이라 여기는 거지.
적당한 햇빛과 온도만 주어지면 그 죽어빠져 있는 듯한 땅에서 온갖 식물들이 함성처럼 솟아 나온다 이 말이네.
그것이 바로 대지에 뿌리박고 사는 민중이라네. 진짜 훌륭한 운동가라면 농민과 같을거야.
적당한 온도와 햇빛만 주어지면 하늘을 향해 무성히 솟아 나오는 식물들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민중들이구.
일시적으로 죽어 있는 듯이 보이지만 그들은 결코 죽는 법이 없다네."
농사일을 끝내고 한가해지면 가정에선 누런 콩을 쑤어 메주를 만들기 시작한다. 삶은 콩은 소쿠리에 담아 물을 뺀 후 둥글넓적하게 혹은 네모지게 모양을 만든다. 모양을 갖춘 메주를 그대로 며칠 방에 두어 말린 후, 짚을 깔고 서로 붙지 않게 해서 곰팡이가 나도록 띄운다. 알맞게 뜨면 짚을 열십자로 묶어 매달아 둔다. 메주 달 때는 대개 짚을 사용하는데 이는 짚에 효소가 있기 때문이다. 메주를 달 때 유독 짚으로 묶어 다는 이유는 푸른 곰팡이의 번식을 양호하게 하기 위함이다.
22) 冬至
동지는 글자 그대로 겨울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태양이 가장 남쪽으로 기울어져 밤의 길이가 일 년 중 가장 긴 날이다. 이 날이 지나면 하루 낮길이가 1분씩 길어지는데 옛 사람들은 태양이 기운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동지를 설날로 삼기도 했었다.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먹는다. 동지 팥죽은 먼저 사당에 올리고 여러 그릇에 나누어 퍼서 장독, 곳간, 헛간, 방 등에 놓아 둔다. 그리고 대문과 벽, 곳간 등에 뿌리기도 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팥죽의 붉은 색이 잡귀를 몰아내는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동지 팥죽은 잔병을 없애고 건강해지며 액을 면할수 있다고 전해져 이웃간에 서로 나누어 먹었다.
동지 때는 '동지한파'라는 강추위가 오는데 이 추위가 닥치기 전 보리밟기를 한다. 이때는 땅속의 물기가 얼어 부피가 커지면서 지면을 밀어 올리는 서릿발로 인해 보리 뿌리가 떠오르는 것을 막고 보리의 웃자람을 방지하기 위해 과거엔 겨울 방학을 앞두고 학생들을 동원해 대대적인 보리밟기를 하기도 했다.
동짓날 한겨울 기나긴 밤에는 새해를 대비해 복조리와 복주머니를 만들었다. 복조리는 산죽을 쪄와 사등분으로 쪼개어 햇볕에 말리고 물에 담근 뒤 그늘에서 건조시켜 만든다. 쌀에 든 돌이나 이물질을 가려낼 때 사용하는 복조리는 새해부터 정월 대보름까지 복을 사라며 "복 조리 사려"를 외치며 다녔다. 대보름이 지난 뒤 팔러 다니면 상놈이라 욕을 먹기도 했다. 복조리를 부엌 부뚜막이나 벽면에 걸어두고 한해의 복이 그득 들어오기를 기원했다.
오누이들의 정다운 이야기에
어느 집 질화로에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콩기름불 실고추처럼 가늘게 피어나던 밤
파묻은 불씨 헤치며 잎담배 피우시며
'고놈 두 눈동자 초롱같애'하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할머니
바깥은 연신 눈이 내리고 오늘밤처럼 눈이 내리고…(중략)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 김용호 시『눈 오는 밤에』
겨울밤이면 농부들은 동네 사랑방에 모여 내년 농사에 쓸 새끼를 꼬기도 하고 짚신이며 망태기를 삼기도 했다. 더러 손재주 좋은 이들은 윷놀이와 곡식을 말릴때 쓰는 멍석, 음식을 보관하는 봉새기, 재를 밭에 뿌릴때 쓰는 삼태기, 배낭의 일종인 조루막, 풀 베어 담는 꼴망태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었다.
23) 小寒
소한은 해가 양력으로 바뀌고 처음 나타나는 절기다. 소한때는 '정초 한파'라 불리는 강추위가 몰려오는 시기이다. '소한땜'이 아니라도 이때는 전국이 최저기온을 나타낸다. 그래서 "대한이 소한집에 가서 얼어 죽었다."든가 "소한 얼음 대한에 녹는다."고 할 정도로 추웠다.
농가에서는 소한부터 날이 풀리는 입춘 전까지 약 한 달 간 혹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했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방에서는 문밖 출입이 어려우므로 땔감과 먹을 것을 집안에 충분히 비치해야 했다.
벼가 없어진 빈 들판에 눈이 내리면 특히, 동짓달과 섣달에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그래서 "눈은 보리 이불이다.", "사람이 보지 못하는 사이에 눈이 내리면 풍년이 든다.", "함박눈 내리면 풍년 든다."고 반겼다. 눈을 풍년의 징조로 본 것이다. 또 눈은 "첫눈 먹으면 감기에 안 걸린다.", "장사 지낼 때 눈 오면 좋다.", "첫눈에 넘어지면 재수 좋다."며 눈을 상서(祥瑞)롭게 보았다.
그런데 겨울에 쌀을 먹고 여름엔 보리를 먹어야 보양(保養)이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물론 철따라 나는 곡식을 맞추어 먹다 보니 자연 그렇게 되기도 했지만 보다 큰 이유는, 엄동에 쌀밥을 권하는 것은 천지가 음기(陰氣)에 든 겨울에, 따가운 땡볕 속에 영근 쌀에서 양기를 취하여 음양 조화를 지니려는 것이며, 한여름에는 엄동의 눈밭에서 자란 보리의 냉기를 취하여 모자라는 음기를 보강하려는 것이다.
지금은 보리 농사가 줄어 보리밭을 구경하기도 어렵지만 가곡『보리밭』이나 한흑구가 수필에서 예찬했던『보리예찬』은 늦가을부터 봄까지 우리 농촌을 대표하던 정겨운 풍경이었다. 그래서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이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고 했고, '보리밭 로맨스'니 '보리밭에만 가도 취한다'는 등 보리는 우리의 정서를 대변해 왔다.
24) 大寒
대한은 24절기의 마지막 절기이다. 소한 추위는 대한에 오면 절정에 달한다. 대한은 일년 중 가장 추운 시기이다. 시베리아 기단의 맹위로 인해 몹시 추운 날이 계속된다. 이때는 또 건조한 날씨로 불이 일어나기 쉽고, 가뭄이 들 때가 많아 보리 등 겨울 농작물에 피해를 끼치며 불이 많이 일어나기도 한다. 대한 때면 눈덮힌 겨울 들판에 황량함만이 남아 있다. 이 죽어 있는 땅에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 올 것 같은 희망 따위는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죽어 자빠진 땅에도 봄은 기어이 오고야 만다.
그 희망을 소설가 김영현은 그의 작품집『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에서 건강한 농사꾼의 눈을 빌려 이렇게 표현하였다. "도시에서 온 놈들은 겨울 들판을 보면 모두 죽어 있다고 그럴거야. 하긴 아무것도 눈에 뵈는게 없으니 그렇기도 하겠지. 하지만 농사꾼들은 그걸 죽어 있다고 생각지 않아. 그저 쉬고 있을 뿐이라 여기는 거지.
적당한 햇빛과 온도만 주어지면 그 죽어빠져 있는 듯한 땅에서 온갖 식물들이 함성처럼 솟아 나온다 이 말이네.
그것이 바로 대지에 뿌리박고 사는 민중이라네. 진짜 훌륭한 운동가라면 농민과 같을거야.
적당한 온도와 햇빛만 주어지면 하늘을 향해 무성히 솟아 나오는 식물들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민중들이구.
일시적으로 죽어 있는 듯이 보이지만 그들은 결코 죽는 법이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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