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분석 감상문] 성석제의 「새가 되었네」와 90년대의 아버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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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새가 되었네」이야기를 시작하며

2. 「새가 되었네」는 어떤 이야기인가?

3. 90년대의 사회적 분위기와「새가 되었네」

4. 「새가 되었네」를 쓴 성석제는 어떤 사람인가?

본문내용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성석제의 소설은 서사와 우화 사이, 상상과 실제 사이, 허구와 참 사이, 추억과 지금 사이에 길을 내려고 정진한다. 작가가 찾은 길은 그러나 없는 길이다. 길 아닌 길. 그런 길은 그의 소설이 자르고 버리는 데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이다. 성석제 소설에 넓게 흐르는 자유의 정신은 이런 버림의 고통을 통해 다다른 것이기에 깊은 신뢰를 보낼 수가 있다.
성석제의 문체는 새롭다. 감상의 축축한 누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견결한 문체. 빛나는 겨울 하늘처럼 맑고 단단한 감각이 축조해내는 원형적 세계 질서의 문학, 새로운 문체, 새로운 세계의 개진이니 성석제는 진정한 창조적 예술가다.
성석제의 소설은 한바탕 유쾌한 놀이처럼 읽힌다. 명징하면서도 리듬감 넘치는 그의 문장은 아연 활기를 불러온다. 독자들은 이제 설명을 듣고 이래하는 소설 읽기에서 벗어난다. 이야기하는 자의 신명을 따라 독자들의 가슴은 움찔거린다. 성석제는 차라리 다성적인 울림을 가진 구연가다.
성석제는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높은 데서 내려다보지 않고 설교하지 않는 태도가 좋다.
그는 문학의 기본이라고 할 서사 충동의 에너지가 충만해 있어 독자들을 압도하는 힘이 있으며, 폐부를 찌르는 유쾌함과 찌든 삶을 위안하는 힘이 있고 무엇보다 그의 소설은 아주 재미있고 잘 읽힌다.
그리고 현실에 근거했지만 그 속에 함몰되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현실을 이야기한 절창이고,무의미한 삶을 깊은 연민과 공감으로 껴안고자 하는 작가의 태도를 은연중에 느끼도록 하는 힘을 가진 작가다.
또한 그는 한국문학의 끊어진 전통인 해학을 되살리고 한국인의 고난과 한, 비애를 특유의 해학과 풍자로 엮어내는 작가다.
영어에 ‘trivialism’이란 단어가 있고, 이것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사소주의’가 되어야 할 것 같지만, 그 단어는 그저 ‘사소한 것’으로 되고 만다. ‘사소주의’란 말은 본래 없는 것이다. 성석제가 밝히려 하는 것은 이처럼 사소한 착오가 일으키는 엄청난 인식의 문제와 같은 것으로 여겨지며, 그래서 그의 글들은 활기에 차 있다. 사람은 대개 타인들의 맹점을 지적하는 데 즐거움을 느끼고 기쁨을 느낄 터인 것이다. 하나의 생활 실천과 인식의 태도로서 이 사소주의적 태도는 그러나 오랜 훈련과 꼼꼼한 연마에 의하지 않고는 체득되지 않으며, 대개 거창한 것을 신봉하는 대국주의에 물들어 있는 우리네 문화 감각으로는 습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작은 것의 아름다움과 기능성을 취해서, 이어령에 의하면 한없이 ‘축소 지향’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일본 사람들의 태도가 이에 한 견본이 된다고 할 수 있고, 영문학자 피천득이 이 태도를 선양한 적이 있지만, 우리에게 이 문화적 감각과 태도는 여전히 생소한 것이다. 소설로 나타난 문학적 감각의 양상으로만 하자면,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과 같은 작품에서 소시민적 사소주의의 태도가 어느 정도 상징적으로 드러난 바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성석제의 것은 그것과는 또 다른 성격을 구비하고 있다. ‘통속’의 현실을 시시콜콜하게 천착하면서도 그 시시콜콜한 현실을 높다란 위치에서 내려다보는, 신적인 시선, 혹은 우주적 시선을 무시로 여기에 교차시킴으로써 사소한 것이 사소한 것임을 즉각 즉각 환기시켜 보여주기 때문이다. 「새가 되었네」의 결말 장면에서 한 인간의 죽음의 순간을 응시하는 가차 없는 우주적 운행의 질서에 대한 시야가 인간적 연민의 시시콜콜한 현실과 대비되어 나타나는 모습이 그와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이야기꾼으로서 그의 사소한 실천 전술에 관해 조금 살펴둘 필요도 있겠다. 이야기꾼이기 이전에 생활 실천이라고 해야겠는데, 잡식, 즉 박학다식의 밑천을 이루는 왕성한 독서열이 그의 이야기 창고의 충실한 보고를 이룬다는 점은 참으로 사소한 지적이려니와 생활 속에서 그가 사소한 것들의 수집광, 메모광, 그리고 실천광의 태도를 보인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겠다. 그의 글쓰기가 전체적으로 ‘재능’이란 말을 빼고서는 설명되기 어려운 것이기도 하지만, 그만한 노력의 뒷받침이 함께 어우러져서 이루어지는 성격의 것이기도 하다는 점을 사소하나마 다시 한번 강조해두기 위해서다. 위대함을 향해 진격함도 어려운 것이지만, 사소한 것들을 사소하게 챙기는 것 또한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이 사소함의 윤리학과 철학, 그리고 잡학, 그리고 미학 속에 그의 문학이 깃들여 있다고 나는 생각하며 나는 조만간 성석제를 다른 소설에서 만날 꿈을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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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4.11.23
  • 저작시기2004.11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74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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