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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들 카드를 모아둔 과자통 밑에는 그가 대학시절 발표했던 논문도 들어 있었다. 그런데 그 논문 속에는 젊었을 적의 ‘박사’와 ‘미망인’이 같이 찍힌 사진이 들어 있었으며, 논문에는 ‘영원한 내 사랑 N에게 받침’이라고 적혀 있었다. ‘미망인’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녀와 찍은 사진이 있는 것을 보아선 N은 분명 ‘미망인’일 것이다. 둘 관계가 나오지 않아 아쉽지만 아마 이 내용이 들어가면 책 내용은 크게 변했을 것이다. ‘박사’는 평생을 수학과 함께 살아왔고 수학을 사랑 했다. 그런데 여기에 어떤 특정 인물도 끼게 된다면 책 제목에서부터 크게 벗어나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아쉬움은 ‘루트’가 중학교 수학선생님으로 일하게 된다는 글을 보고 위안이 되었다. ‘박사’에게 받은 많은 가르침과 수학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사랑을 버리지 않고 자신의 직업에 그대로 나타낼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사과를 깎다가 벤 상처가 ‘루트’가 어른이 된 뒤에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것처럼 수학선생님으로 일하면서 ‘박사’에 대한 기억들은 전혀 사라지게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사’의 낡은 대학노트는 다 쓴 것이 아니다. ‘루트’가 인해 계속 이어가고 있다.
‘박사’의 낡은 대학노트는 다 쓴 것이 아니다. ‘루트’가 인해 계속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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